NHN의 신작 좀비 아포칼립스 게임 '다키스트 데이즈'가 25일부터 2차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진행한다.

모바일과 PC 플랫폼으로 동시 출시를 예고한 '다키스트 데이즈'는 미국 사막 지역을 배경으로, 좀비 바이러스로 인해 멸망한 세상에 남은 생존자의 사투를 그린다. 오픈월드 맵을 바탕으로, 슈팅 게임과 RPG 요소를 접목한 것이 게임의 특징이다.

25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되는 2차 CBT에서는 1차 테스트 피드백을 반영해 개선된 그래픽 품질은 물론 명료해진 튜토리얼 구간 등을 선보일 전망이다. 또한, 플레이어가 게임 출시 이후 접하게 될 각종 멀티플레이 콘텐츠 또한 사전에 체험하는 것이 가능하다.

2차 CBT를 약 일주일 앞둔 지난 19일, NHN은 판교 사옥에서 '다키스트 데이즈'의 미디어 시연회를 갖고, 각종 콘텐츠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현장에서는 게임의 기본 토대가 되는 싱글플레이 콘텐츠는 물론, 다른 플레이어와 협력하거나 경쟁할 수 있는 PvP 콘텐츠에 대한 시연이 차례로 진행됐다.


시작은 싱글 플레이 경험으로
오픈 필드 지역 '샌드크릭'


'다키스트 데이즈'를 처음 시작하게 되면, 플레이어는 스토리를 따라 게임의 주된 배경이 되는 '샌드크릭'에 발을 디디게 된다. 샌드크릭은 싱글플레이 경험을 위한 장소로, 이 곳에서는 다른 플레이어의 습격을 걱정할 필요 없이 좀비를 처치하며 자신과 거점을 성장시킬 수 있다.

튜토리얼 구간에서 플레이어는 좀비에게 쫒기던 중 다른 생존자인 NPC를 만나 구출받게 되며, 그와 함께 샌드크릭 곳곳을 탐험하며 거점을 늘려간다. 이 과정에서 총기를 사용하는 방법은 물론, 각종 UI에 대한 설명이 이뤄져 빠르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정확히는 좀비 아포칼립스를 무대로 한 만큼 일종의 서바이벌 요소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그보다는 3인칭 슈팅 액션 RPG에 가까운 경험이다. 기본적으로 거점에 있는 탄약 보관고를 통해 무기의 탄약을 보충할 수 있는데, 돌격소총 기준 한 번에 900여 발에 달하는 탄약을 들고 다닐 수 있다. 좀비로부터 살아남는다는 긴장감보다는, 눈 앞에 움직이는 좀비 비슷한 것들은 일단 쏘고 보는 방식의 플레이로 설명된다.

튜토리얼 과정을 통해서는 기본적인 조작 외에도 좀비가 들끓는 집을 방문해, 좀비를 처치하고 자원을 회수하는 등의 플레이 방식을 익히게 된다. 자원은 생존에 필요하다기보다는 장비 업그레이드나 거점(쉘터)을 업그레이드할 때 쓰이는 것들이다. 거점 밖을 얼마든 돌아다녀도 생명에 위협을 받는 경우는 없었지만, 가방의 공간 제한 때문에 거점에 들르는 경우는 발생했다.


'다키스트 데이즈'에서는 좀비 뿐 아니라 생존자형 적도 존재한다. 일반적인 좀비 아포칼립스 게임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어딘가 뒤틀린 사상을 가진 이들이다. 게임 초반에는 특정 종교(?)에 빠진 광신도들이 좀비 외 적으로 소개된다.

이러한 인간형 적들은 다른 생존자와 마찬가지로 총을 활용해 공격해오기에 상대하기가 까다로웠다. 꽤나 먼 거리에서도 강력한 공격을 해 오는 적이 있는 한 편, 샷건을 든 적을 근거리에서 만날 경우 치명적인 대미지를 입을 수 있다. 자연히 상대하는 적의 타입에 따라 적합한 무기군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했다.

체험을 통해 살펴 본 싱글플레이 구간은 이 정도였지만, 틈틈이 '쉘터' 요소에 대해 엿볼 수 있는 기회는 있었다. 사실, 이 또한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 등 기존 좀비 아포칼립스를 소재로 한 게임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요소다. 게임플레이를 통해 자원을 획득하고, 확보한 자원으로 쉘터를 확장하고, 더 많은 생존자를 모아 하나의 커뮤니티를 꾸리는 것. 그리고 이렇게 확장된 쉘터는 그 대가로 플레이어에게 어떤 이득을 가져다 주리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예상 가능하다.

시연 현장에서 '다키스트 데이즈'의 개발진은 게임 내 등장하는 NPC인 생존자들을 통해 '다키스트 데이즈'만의 독특한 내러티브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생존자들은 저마다 다른 능력과 특기 배경 설정을 가지고 있으며, 이들을 쉘터에 기용하거나 동료로 맞이하며 생존자들만의 이야기를 퀘스트 형태로 풀어간다는 입장이다.



생존자들의 협동, 그리고 경쟁
디펜스, 레이드, PvP 지역까지 갖춘 '멀티플레이'


'샌드크릭'에서의 생활이 어느정도 익숙해진 플레이어에게는 멀티플레이가 가능한 지역으로 나서는 선택지가 존재한다. 4인 협동, 또는 32인 레이드 등 각종 협동 콘텐츠는 물론, 분쟁 지역이나 탈출 모드 같은 PvP 요소를 통해 더욱 희귀한 자원을 회수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번 시연회에서는 4인 협동 디펜스가 진행되는 '로운트리 터널'과 최대 32인이 모여 거대 적과 싸우는 레이드, 그리고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고 탈출하는 것이 목표인 '탈출(익스트랙션) 모드'를 경험할 수 있었다.

먼저 '로운트리 터널'은 네 명의 플레이어가 모여 몰려드는 좀비를 상대로 거점을 방어하는 협동 디펜스 모드다. 라운드가 이어질 때마다 좀비가 몰려드는 구역이 달라지며, 난도 또한 소폭 증가한다. 플레이어는 라운드를 클리어할 때마다 얻게 되는 재화를 활용해 디펜스에 유용한 아이템으로 교환할 수 있으며, 이를 적절히 활용하면 더욱 손쉽게 디펜스를 완수하는 것이 가능하다.


32인 레이드는 거대한 크기의 강력한 적을 상대로 여러 플레이어가 모여서 전투를 진행하는 콘텐츠다. 보스는 여러 줄의 체력 게이지를 가지고 있으며, 체력이 일정 이하로 내려갈 때마다 새로운 패턴을 사용한다. 강력한 공격은 바닥에 장판 표시를 해 주는 만큼, 구르기 등 행동을 활용해 피하는 것이 가능하다. 가장 많은 대미지를 넣은 플레이어 순서대로 순위가 정해지며, 쉘터 건설이나 장비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자원을 획득할 수 있다.


각 콘텐츠는 지도 상에 표시된 아이콘을 통해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위 스크린샷을 기준으로 미 동부에 위치한 두개의 아이콘이 레이드, 로운트리 터널은 4인 협동 콘텐츠, 루트랜드가 '탈출 모드'다. 싱글 플레이 월드인 샌드크릭을 제외한 주면 세 개 지역은 '분쟁 지역'으로, 상대 플레이어와 PvP가 가능한 대신 더욱 희소한 자원을 얻을 수 있는 지역이다.

개발진에 따르면 이러한 멀티플레이 요소는 보상으로 자신과 쉘터를 더욱 성장시킬 수 있는 자원을 제공한다. 다시 말해, 일정 이상 강해지기 위해서는 멀티플레이 콘텐츠가 필수불가결하다는 의미다. PvP를 선호하지 않는 유저의 경우, 협동 콘텐츠인 레이드와 디펜스만으로도 쉘터나 장비 성장에 무리가 없는지는 25일부터 진행되는 CBT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 종류의 콘텐츠를 체험한 소감은 각기 콘텐츠가 저마다 다른 재미 요소를 전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계된 것 처럼 보이나, 아직은 다소 평이한 경험을 전달하는 데서 그쳤다는 느낌이다. 하나씩 떼어 놓고 보면 다들 '어디선가 해 본 것 같은' 내용의 게임플레이만을 보여준다. 물론, 이러한 경험을 하나의 게임에서 모두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다키스트 데이즈'가 목표한 바라면 어느 정도 성공한 셈일지도.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엔드 콘텐츠 '탈출 모드' 첫인상


'루트랜드'라는 이름의 지역에서 펼쳐지는 탈출(익스트랙션) 모드는 최근 유행하는 장르와 유사한 플레이스타일을 가졌다. 루트랜드에 진입한 플레이어에게는 저마다 다른 임무가 주어지며, 이를 수행하면 임의의 장소에 탈출용 드론이 배정된다. 해당 드론을 타고 탈출하면 각종 보상을 얻을 수 있는 형태다.

플레이 도중 사망하게 되면 가지고 있는 모든 장비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위험성 때문에, 개발진은 '탈출 모드'를 "게임을 숙지한 이용자를 위한 엔드 콘텐츠"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임무를 완수하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다른 플레이어나 생존자 NPC, 좀비 등으로부터 살아남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하게 된다.

일반적인 익스트랙션 장르와 마찬가지로 상대를 죽인 뒤 가진 장비를 회수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탈출에 성공하기만 해도 보상으로 자원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최대 32인이 입장하는 만큼 플레이 타임도 비교적 적당하다는 느낌이다.

입장과 함께 부여받는 임무는 모든 플레이어마다 다르게 설정된다. 일정 수 이상의 좀비를 죽이는 것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일정 시간 이상 살아있어야 완수되는 임무도 있다. 해당 임무를 완수해야탈출하는 루트가 정해지기 때문에, 장비나 자원을 파밍만 해서 돌아가는 등의 플레이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상대 플레이어를 만나 사투를 벌이는 순간 만큼은 인상적이었지만, 솔직한 심정으로는 파밍의 재미는 아직 잘 와닿지 않았다. 현재 유행하는 익스트랙션 장르 이용자가 높은 리스크에서 꾸준히 플레이를 하는 것은, 자신만의 일정한 파밍 루트를 개척하거나, 그 과정에서 운 좋게 극도로 희귀한 아이템을 획득하는 쾌감도 한 몫 할 것이다.

그와 비교하면, '다키스트 데이즈'에서 처음에 주는 임무들은 다소 일차원적인 면이 있으며, 파밍 루트를 개척하기엔 맵에 황량한 숲이나 평지가 너무 많다. 좀 더 리스크를 안아도 될 정도로 값진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그저 드론을 불러 탈출하는 보상에 만족하는 선에서 그 경험이 끝날 수도 있다.



오랜만에 선보이는 NHN 미드코어 게임
여러 콘텐츠 갖췄지만... 관건은 '차별화'


'다키스트 데이즈'는 그간 웹보드, 캐주얼 장르 위주의 모습을 보이던 NHN이 오랜만에 내놓은 도전이기도 하다. 글로벌하게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좀비 아포칼립스를 무대로, 루트슈터와 거점 건설, 익스트랙션 등 최근 주목받는 장르적 특성을 한 데 모아놓은 점에서 게임에 건 기대 또한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다만, 2차 CBT를 앞둔 지금은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어 보인다. 여러 콘텐츠를 준비했다는 것은 알겠지만, 다른 게임을 제쳐두고 '다키스트 데이즈'를 선택하기에는 무언가 '킥'이 부족하다. 서비스를 계속하는 과정에서 각 콘텐츠의 유기적인 관계를 보강하고, 양적인 콘텐츠를 늘리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대다수 플레이어들은 그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

다양한 콘텐츠도 좋지만, 개발진이 내세운 스토리적인 측면과 저마다 사연이 있다는 '주민'을 강조하는 형태로 테스트를 선보이는 편은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특별한 주민을 중심으로 퀘스트로 풀어나가는 이야기, 다양한 주민을 활용하며 자신만의 게임플레이를 만들어내는 방식 등은 어쩌면 다른 게임에서는 보기 드물었던, '다키스트 데이즈'만의 차별점이 될 수도 있다.

2차 CBT 이후 앞으로 몇 번의 테스트를 거쳐 정식 출시에 다다를지는 알 수 없지만, 이용자들의 다양한 피드백을 반영해 자신만의 차별점을 갖춘 작품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