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14일)부터 화려한 개막을 알린 '지스타 2024'. 제 2전시장 1층에 마련된 B2C 존에서는 다양한 인디 게임과 스팀덱으로 무장한 '인디 쇼케이스 2.0' 부스를 만나볼 수 있다.

현장에서는 지스타에 참여한 여러 인디 게임 개발자들을 만나볼 수 있는 것은 물론, 비치되어 있는 스팀덱을 직접 사용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기회도 주어졌다. 그 옆에 구성된 체험존에서는 편안하게 빈백에 앉아 스팀덱을 플레이하는 것도 가능하다.

지난 2022년 스팀덱이 국내에 정식으로 출시된 지 2년이 흐른 현재, 휴대용 게이밍 PC 시장은 점차 발전하는 추세다. 그 과정에서 스팀과 밸브의 지스타 참가는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PC 게임 플랫폼을 가지고 있지만, 세계 어느 게임 행사에서도 밸브를 만나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도 하다.

그뿐만 아니다. 지스타와 함께 개최되는 컨퍼런스 G-CON에서는 두 명의 밸브 임직원이 개발자를 위한 강연을 진행했다. 스팀 비즈니스 팀의 캐시디 거버(Kassidy Gerber), 그리고 스팀덱 팀 디자이너 로렌스 양(Lawrence Yang)이 그 주인공이다.

▲ 왼쪽부터 스팀덱 팀 디자이너 로렌스 양, 비즈니스 팀 캐시디 거버

G-CON 첫날 진행된 강연에서, 캐시디 거버와 로렌스 양은 전 세계 스팀 게이머를 위해 업데이한 내용을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게이머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PC 플랫폼이 된 '스팀'은 최근 3,800만 명의 동시 접속자를 기록했으며, 게임 내 최다 동접자 1,000만 명을 기록하는 등 유례 없는 기록을 세워나가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제 스팀은 더 이상 영어가 모국어인 게이머를 위한 플랫폼이 아니라는 것이다. 발표를 맡은 캐시디 거버에 따르면, 현재 스팀을 통해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 중 65%가 영어가 아닌 언어로 게임을 즐기고 있다. 이같은 플랫폼의 성장은 한국 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는데, 2019년 이후 한국의 월간 활성 사용자 비율은 약 51%가량 증가했다.

이날 강연의 주요 내용은 밸브가 스팀에서 게임을 출시했거나, 출시하려는 개발자들이 더욱 손쉽게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들을 소개하는 것이었다. 2024년 기준, 스팀에 출시된 게임 529개가 3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2018년 기준으로 같은 수익에 도달한 게임보다 두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밸브 측에 따르면, 스팀은 개발자들이 자신의 게임을 위한 고객을 더욱 쉽게 모객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현지화로 된 기술 문서 또한 제공한다. 이번 강연에서 크게 주목한 기능은 새롭게 추가된 '스팀 녹화 기능'과, '스팀 인풋(Input)' API, 그리고 '스팀 데이터그램 릴레이'다.

가장 최근 도입된 스팀 녹화 기능은 플레이어가 게임을 즐기는 도중 손쉽게 장면을 녹화하고, 편집해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다. 클립 형태로 저장된 영상은 플랫폼 내 소셜 기능을 통해 자연스럽게 노출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게임의 주요 장면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과정이 더욱 쉬워진다는 것이 캐시디의 설명이다.

스팀 인풋 API는 별도의 특별한 설정 없이고 스팀에 출시한 게임이 다양한 컨트롤러를 지원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점차 컨트롤러로 스팀 게임을 이용하는 인구가 증가하는 추세이며, 스팀덱 호환에도 유리해 이용자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스팀 데이터그램 릴레이는 멀티플레이의 지연시간을 최적화하고, 디도스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스팀의 자체 비공개 네트워크다. 본래 '카운터 스트라이크' 시리즈, 'DOTA2' 등 밸브의 기존 게임에서 사용되던 기능으로, 최근 스팀의 모든 개발자가 자신의 게임에 활용할 수 있도록 무료 API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로렌스 양은 강연을 통해 스팀의 휴대용 게이밍 PC, '스팀덱'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다룬다. 그에 따르면, 스팀덱은 고된 일상 후 집에 와, 게임을 하기 위해 다시 책상 위에 앉고 싶지 않은 사람을 위한 밸브의 답이다.

로렌스 양은 현재 전 세계 게이머들이 스팀덱으로 플레이하는 시간이 수억 시간에 달하며, 전체 스팀 게임 플레이 시간의 10~20%를 차지한다고 전했다. 또한, 점차 PC을 주로 플레이하는 기기로 스팀덱을 활용하는 비율도 증가하는 추세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개발자들이 스팀덱 이용자 저변을 더욱 확장할 수 있도록 스팀은 '스팀덱 인증 게임'이라는 시스템을 추가했다. 밸브의 인력이 직접 게임을 테스트해 보고, 스팀덱에서 완벽히 호환되는지 확인 후 인증해 주는 마크다. 초록색 마크가 붙어 있는 게임은 스팀덱과 완벽히 호환되며, 일부 호환되는 게임에는 노란 마크가 표시된다.

강연이 끝난 후 인터뷰 자리에서 로렌스 양은 스팀덱 인증 마크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언급했다. 스팀덱 인증 마크는 비단 스팀덱에서만 원활히 작동된다는 것 외에도 많은 뜻을 내포한다. 해당 게임이 다른 컨트롤러를 지원한다는 의미가 되기도 하며, 심지어 비교적 저사양 PC에서도 쾌적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스팀덱이 아닌 다른 기업의 UMPC를 포함해서 말이다.

뿐만 아니라 스팀덱 인증 마크를 받은 게임은 스팀 상점 페이지에서도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스팀덱에서 상점에 접속할 경우 가장 먼저 스팀 인증 게임이 모아진 페이지가 노출되는데, 노출이 많아질수록 매출로 연결되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이치라는 것이다.

끝으로, 인터뷰에 참여한 그들은 최근 발표한 스팀덱의 한정판 제품을 보여주며,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기를 원하는 한국 개발사들에게 "지역을 제한하지 말고, 스팀이 제공하는 다양한 기능을 활용해 보기를 바란다"는 조언을 남겼다.

스팀덱 한정판 '화이트 에디션'은 오는 11월 19일부터, 한국과 호주 등 아시아 지역을 포함해 글로벌 출시될 예정이다. 가격은 679달러(한화 약 95만 원)로 책정되었다.

▲ 지스타 현장에서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스팀덱

▲ 화이트 에디션 한정판의 실물 모습

▲ 회색으로 마감된 버튼부가 레트로한 인상을 준다

▲ 동봉되는 케이스에는 한국어로 된 문구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