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은 물론이고 네오플에게 있어서는 새로운 도전이라고 할 수 있는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다. 정식 출시를 앞둔 시점에서 그들은 어떤 심정으로 출시를 기다리고 있을지, 그리고 던파 유니버스와 그 선봉장을 자처한 '퍼스트 버서커: 카잔' 관련해서 DLC나 확장팩 등 어떤 계획을 준비하고 있을지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준호 CD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이제 시작이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이준호 CD의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됐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던파 세계관을 활용한 PC, 콘솔 플랫폼의 하드코어 액션 RPG다. 던파의 대표 캐릭터인 귀검사의 선조인 카잔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게임은 원작의 800년 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제국의 대장군이자 영웅이었던 카잔이 인생의 정점에서 반역의 누명을 뒤집어쓰고 몰락했을 뿐 아니라 양팔의 힘줄이 뽑히는 고문까지 당해 폐인이 된 상태에서 제국의 바깥으로 추방당한 카잔이 원작과 달리 유배지에서 최후를 맞이하는 게 아니라 눈사태를 만나서 살아남는다는 if에서 출발한 원작의 평행 세계다.
이준호 CD는 '퍼스트 버서커: 카잔'만의 특징 중 하나로 아트 스타일을 꼽았다. 그는 "이전 프로젝트인 BBQ에서도 좋은 아트를 갖고 있었는데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이를 더 독특하고 퀄리티 높은 아트로 발전시켰다"면서, "실사에 버금가는 배경 디테일을 통해 카잔이 처한 상황, 살아남아야 하는 혹독한 환경을 현실감 있게 묘사하는 동시에 카툰 스타일이지만, 디테일이 높은 표현을 통해 원작 던파의 맛을 살리면서 '퍼스트 버서커: 카잔'만의 매력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의 알파이자 오메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전투 시스템에 대해서도 게임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많은 공을 들였다고 전했다. 이준호 CD가 주목한 건 카잔의 상태였다. 일종의 핍진성과도 연관이 있는 부분으로 오즈마와 단둘이서 광룡 히스마를 토벌할 정도의 무력을 지닌 제국의 영웅 카잔이지만, 게임을 막 시작한 시점에서는 고문으로 폐인이 되었다가 구사일생한 상황인 만큼, 초반부 전투는 치열하게 싸우는 식으로 표현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준호 CD는 "초반에는 정교하고 선명한 공방을 주고받도록 하되 성장을 하면서 호쾌하고 화려한 전투가 가능하게 하는 걸 목표로 했다"면서, "초반에는 기본기로만 싸우다가 성장을 통해 스킬을 해금하면서 전투의 결이 바뀌도록, 성장이 체감되는 전투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총 16개의 메인 미션, 24개의 서브 미션 총 40개의 미션을 제공한다. 진엔딩을 기준으로 했을 때의 플레이타임은 약 80시간 정도다. 이준호 CD는 "물론 플레이타임은 유동적일 수밖에 없다. 이런 장르가 익숙하지 않은 유저는 게임을 익히고 하는데 더 시간이 걸릴 테고 세트 아이템을 연구하고 툴팁을 하나하나 보고 하면 더 길 수도 있다"고 전했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한국 시간으로 28일 0시 정식 출시된다. 디럭스 에디션 구매자에게는 72시간 얼리액세스 혜택이 제공되어 25일 0시부터 즐길 수 있으며, 출시와 함께 원작 던파와의 크로스오버 콜라보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게임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끝마친 이준호 CD는 "출시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데모 이후에도 드랍 아이템 시인성 개선, 최적화 등이 진행됐음을 설명했다. 이는 정식 출시 이후에도 마찬가지로 데이원 패치가 예정되어 있으며, 여기서도 많은 부분이 개선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도 이날 들을 수 있었다. 봄과 여름 신규 콘텐츠를 무료 업데이트 계획으로 자세한 정보는 추후 공개 예정이다.

Q. 중후반부로 갈수록 전투가 복잡다양해지는 게 인상적이더라. 도전적인 시도인데 밸런스나 전투 설계에 어려움은 없었나.
이준호 : 성장하는 전투를 담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가장 어려웠던 건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 추구하는 액션이 최근 콘솔에서 액션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수준일지 여부와 카잔의 이야기와 게임 플레이를 동기화하는 부분이었다.
구사일생한 카잔은 폐인이 된 상태인데 이때부터 전투가 스타일리시하고 멋지면 굳이 카잔이 제국에서 억울함을 풀 수 있는데 추방당했다는 그런 상황에 대해서 공감하기 어렵지 않나. 그래서 그런 부분에서 공감할 수 있도록 카잔이 많이 약체화된 상태라는 걸 고려해서 초반 전투는 치열하고 극복해야 하는 느낌이 들도록, 살아남는게 우선이라는 걸 느낄 수 있도록 신경써서 만들었다.
그렇게 도전을 이겨내고 성장해 나가면서 복수의 원흉을 찾는 과정에서 전성기 이상의 능력을 갖추게 되고 그 결과 던파의 액션 쾌감을 닮을 수 있도록 계속해서 테스트를 진행했다. 실제로도 카잔이 복수의 끝에 도달했을 시점에는 카잔의 성장도 정점에 도달할 테고 그때의 느낌은 초반과는 전혀 다르게 느껴지도록 많이 신경을 기울였다.
Q. 최종 보스를 포함해서 인상적인 보스가 많던데 어떤 보스가 가장 기억에 남는지, 그리고 그 보스의 개발 기간은 어느 정도나 걸렸는지 궁금하다.
윤명진 : 바이퍼가 가장 인상에 남는다. 바이퍼는 물론이고 바이퍼가 등장하는 맵인 엠바스가 '퍼스트 버서커: 카잔'에 있어서는 여러모로 큰 의미를 가졌는데 첫 번째 맵은 아니지만, 처음 게임을 만들면서 맵 디자인을 어떻게 할지 보스 난이도는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 기준이 있지 않나. 엠바스와 바이퍼가 그 기준이 된 맵과 보스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바이퍼를 만들고 테스트를 많이 진행했는데 개인적으로 소울라이크나 인왕을 굉장히 재미있게 즐긴 편으로 공략을 안 보고 10회 안에 클리어하면 그건 쉬운 보스라고 생각한다. 막 개발했을 당시의 바이퍼가 그랬다. 테스트를 해보니 내 기준에서는 쉬운 느낌이어서 좀 더 개선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한 적이 있다. 그렇게 시간이 좀 흘러서 내부에서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어떤 식으로 끌고 갈지 리뷰하는 자리가 마련됐는데 그 자리에서 아무도 바이퍼를 클리어 못하더라.
그때 다들 너무 못하는 것 아니냐고 내가 깨는 걸 보여주겠다고 호기롭게 도전했는데... 그 사이 밸런스가 많이 조정됐더라. 그 자리에서 10번 넘게 죽고 깔끔하게 포기한 기억이 난다(웃음). 그만큼 바이퍼는 많은 공을 들인 보스로 지금도 완성도가 상당히 높은 보스라고 생각한다. 실제 인게임에서도 큰 벽이 될 보스로 만들어진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

Q. 아무래도 국내에는 골드행을 경험한 개발자가 많지 않을 텐데 윤명진 대표의 소감이 듣고 싶다.
윤명진 :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만들면서 늘 언젠가 우리도 이런 날이 올 거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실제로 골드행을 하니 기분이 많이 이상하긴 했다.
개인적으로는 던파 모바일에 이은 두 번째 신작 런칭인데 그 두 개의 느낌이 사뭇 다르더라. 애초에 모바일 게임에서는 골드행이라는 그런 이름을 갖지 않는 것도 있고 무엇보다 완성이라는 것에서 큰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던파 모바일 같은 라이브 서비스 게임은 출시했다고 해서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지 않나. 게임을 런칭한 후에는 어떻게 이끌어갈지 라이브 서비스에 대한 생각이 굉장히 많았는데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일단 완성하면 끝이라는 생각으로 개발에 매진했다.
실제로도 패키지 게임은 완성 후 퀄리티를 더하거나 개선할 그런 기회가 거의 없지 않나. 패치를 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얘기가 아니다. 라이브 서비스 게임과 달리 유저들부터가 최적화부터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완성된 게임을 생각하고 산다는 의미로 나도 그랬지만 개발자분들도 다소 이 부분에서 압박감을 느꼈던 것 같다. 그래서 골드행이 기다려진 것도 있고 기분이 좋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복잡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실제로도 골드행을 했다고 끝나는 게 아니더라. 한창 개발할 때는 골드행하면, 출시하면 끝이겠지 하는 생각이었는데 개발하다 보니까 출시 이후에도 할 게 굉장히 많다는 걸 알게 됐다. 패치나 업데이트는 물론이고 DLC까지 생각해야 할 게 많다는 걸 마감쯤에 많이 느꼈다.

정리하자면 골드행하기 전까지만 해도 그게 일종의 마무리가 될 거로 생각했는데 실제로 해보니까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기분이어서 기쁜 한편, 앞으로도 계속 잘해야 한다는 마음에 일종의 압박감도 느껴지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이전에 다른 개발자분이 골드행을 꼭 경험해 보시길 바란다고 한 인터뷰가 화제였는데 실제로 해보니까 진짜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많은 개발자분이 한 번쯤은 골드행이라는 이 기분을 느꼈으면 한다. 색다른 기분이다.
Q. 혈흔 효과나 이펙트로 인해서 시각적인 타격감이 상당히 만족스러웠고 손맛도 좋았다. 공수가 많이 들었을 것 같은데 어떤 과정을 통해 개발했는지, 포인트를 어디에 뒀는지 자세한 설명 부탁한다.
이규철 :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만들 때 다른 건 몰라도 전투나 이런 건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멋지게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하고 개발을 진행했다.
물론 한 번에 된 건 아니었다.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는데 카메라 셰이크가 대표적이다. 초창기에 카메라 셰이크를 쓰니 시각적인 부분에서 금방 임팩트를 줄 수 있어서 많이 썼었는데 테스트를 해보니 장기간 플레이할 때는 오히려 안 좋다는 피드백이 많이 들어와서 이걸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무엇보다 중요한 타격감의 경우 무기의 종류, 재질에 따른 타격의 종류를 하나하나 연구하면서 어떻게 해야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 추구하는 처절한 액션을 표현할 수 있을지 그간 봐온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를 상상하면서 작업을 진행했다.
정리하자면 만화적인 그런 연출을 살리고자 많이 노력했던 것 같다. 피가 튀는 것부터 이펙트, 카메라 셰이크를 뺀 상태에서 타격감을 살리기 위해서 부위별 타격의 세기나 강인도에 따라 달라지는 피격 모션에 이르기까지 많은 공을 들였다. 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어떤 보스는 공격할 때 피하면서 옆구리를 치면 타격 부위를 기반으로, 옆으로 밀리는 그런 모션을 하는데 공들인 모션과 연출에 사운드 효과가 더해지면서 '퍼스트 버서커: 카잔'만의 타격감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 같다.

Q. 최적화도 많이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기술적으로 뭔가 특별히 공을 들였다거나 한 게 있는 건가.
박인호 :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만들 때 게임을 재미있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못지않게 많은 유저들이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최대한 낮은 사양에서도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걸 목표로 최적화에 대해서는 끝까지 가보자는 생각으로 개발을 진행했다.
물론 나 혼자서 한 건 아니다. 최적화라고 하는 게 얼핏 말만 들으면 뭔가 고난이도의 기술적 역량이 필요할 것 같은 그런 멋진 작업이라고 생각할 것 같은데 실제로는 끊임없는 반복 작업의 연속이다. 게임 내 모든 콘텐츠를 계속 검토하고 프레임이 떨어지는 부분을 하나하나 찾고 분석해서 어떤 게 원인인지 파악하고 개선하는 게 전부다. 당연히 프로그래머 혼자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기획부터 기술, 아트 각 팀과의 긴밀한 소통이 필수다. 결론을 내리자면 네오플이 지닌 최적화 노하우가 집약됐다거나 그런 거라기 보다 원활한 소통이 곧 최적화와 핵심이었다고 봐주면 좋을 것 같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이러한 기조로 16개월 넘는 기간 동안 계속해서 최적화를 진행해 왔다. 그나마 최적화가 어느 정도 끝나간다고 여겨졌던 게 2개월 정도 전으로 지금도 계속 신경 쓰고 있는 상태다.
Q. 성장이 체감되는 액션을 구현하기 위해서 어떤 식으로 기획했는지 자세한 설명 부탁한다. 그리고 원작 던파의 요소를 '퍼스트 버서커: 카잔'에 구현하는 데 있어서 특히 유의하거나 집중한 부분은 없었는지도 함께 들려주면 좋을 것 같다.
이준호 : 쓸 수 있는 스킬을 제한한 게 대표적이다. 일단 게임의 기본이 되는 전투 시스템이나 메커니즘을 알고 있어야 그다음에 이를 바탕으로 더 발전한 전투를 펼칠 수 있지 않겠나. '퍼스트 버서커: 카잔'의 경우 기력이나 간격이 공방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데 초반에는 스킬을 막 쓸 수 있도록 하기보다는 일단 이 부분을 제약함으로써 기본기에 좀 더 충실하도록 신경 썼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엠바스에서 만나는 바이퍼까지가 기본기를 익히기 위한 일종의 튜토리얼이라고 생각한다.
던파와 '퍼스트 버서커: 카잔'의 가장 큰 연결고리라고 한다면 귀검사를 들 수 있다. 카잔은 귀검사의 선조가 되는 영웅으로 스킬 역시 비슷한 부분이 많다. 다만 두 게임에는 약 800년 간의 격차가 존재하는 만큼, 스킬도 비슷하면서도 다르게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예를 들자면 이런 식이다. 800년이라는 시간 동안 기술 같은 것도 더 다듬어지고 그렇지 않나. 그렇기에 귀검사의 스킬이 여러모로 정제되고 다듬어진 느낌이라면 카잔의 스킬은 귀검사의 원형으로써 러프하고 거친 느낌이다. 말 그대로 복수를 위한 그런 힘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식으로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이 들도록 신경 썼다. 그럼에도 한 가지 꼭 살리고 싶었던 게 바로 던파의 '액션쾌감'이라는 요소였다. 던파의 아이덴티티라고도 할 수 있는 부분으로 후반부에 접어들면 '퍼스트 버서커: 카잔'에서도 이를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었기에 AD인 규철님이랑 많이 얘기하면서 다듬었다.

Q. 최적화에서 이어지는 질문인데 스팀 덱 완벽 호환 인증을 받았더라. UMPC나 스팀 덱은 PC와는 다른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는데 특별히 더 신경쓴 부분이 있나.
박인호 : 스팀 덱을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낮은 사양의 기준으로 잡았다. 그렇게 정하고 다음 날 바로 스팀 덱을 사서 플레이해 봤는데 거기서 좀 놀랐던 기억이 난다. 정말 기가 막히게 잘 만들었더라. GPU 성능은 다소 부족했지만, CPU나 램 성능이 좋아서 GPU 성능이 낮아도 어떻게든 보완할 방법이 많았다. 여기에 해상도가 낮은 것 역시 최적화를 하는 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됐다.
다만 화면도 작고 해상도도 낮아서 UI 글씨 크기 작업을 하는 게 좀 복잡하긴 했는데 이걸 제외하면 스팀 덱 최적화 자체는 할만한 편이었다. 스팀 덱만이 아니라 로갈리(ASUS ROG Ally)로도 쾌적하게 즐길 수 있었는데 직접 해보면서 UMPC의 시대가 오고 있긴 하구나 싶었다.
Q. 진엔딩이 있는 것 같은데 진엔딩을 보기 위해서 회차 플레이가 필수인지 아니면 별도의 조건만 충족하면 되는지 궁금하다.
이준호 : 1회차에서도 여러 단서들을 수집하고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진엔딩을 볼 수 있다.
Q. 1회차에 40시간 정도 걸리더라. 분량이 꽤 긴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내부에서도 여러 의견이 있었을 것 같다.
윤명진 : 적당한 플레이타임을 맞추기 위해서 고민이 많았다. 플레이타임이 길다는 건 그만큼 개발 시간, 인력이 많이 든다는 거고 이는 곧 완성도와도 직결된 부분이지 않나. 그래서 유사 게임의 플레이타임이 어느 정도인지 조사하면서 '퍼스트 버서커: 카잔'의 플레이타임을 어느 정도로 하는 게 좋을지 많이 고민했는데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하는 유저들이 누군가 하는 그런 생각이. 던파가 한국에서 서비스한 지 20주년이 됐는데 원작을 즐긴 유저 중에서도 기대하는 유저가 있을 테고 혹은 원작을 하지는 않지만, 그냥 그 자체로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기다리고 있는, 앞으로 좋아할 유저도 있을 텐데 그런 유저들에게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여러 이유로 인해 줄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카잔과 오즈마의 서사는 원작을 알고 있다면 이해하겠지만, 정말 깊고 중요한 이야기다. 원작에서도 서비스하면서 여러 차례 다뤘고 심지어 던파 모바일에서도 원작과는 다른 식으로 다룰 정도였는데 그 근간이 되는 서사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서 플레이타임 때문에 적당히 만든다든가 그렇게 만들고 싶진 않았다.
우리에게 있어서도 첫 패키지 게임이라는 것도 중요한 요소였다. 유저들이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하면서 만족감을 느꼈으면 싶었는데 우리처럼 늘상 게임을 하는 사람에게는 해당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한 게임을 장기간 하는 유저들도 많지 않나. 그런 유저들을 위해서라도 일부러 플레이타임을 줄인다든가 그런 건 좋지 않을 것 같아서 기존에 생각한 요소들을 최대한 넣는 식으로 해서 최대한 목표한 플레이타임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Q. 던파 IP 글로벌 확장의 선봉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어떤 역할을 기대하고 있나.
윤명진 : 질문한대로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 던파 IP 확장을 풀어나가는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됐다. 이전에도 소설이나 웹툰, 그리고 모바일 게임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IP 확장에 나선 바 있는데 앞선 사례들과 비교했을 때 지금까지 가보지 않은 길이라고 할 수 있는 콘솔 플랫폼 기반에 만들어보지 않은 형태의 게임이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역시 원작의 경우 아시아권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고 플레이하고 있지만, 서양권에서는 그렇게까지 즐기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분들에게 던파 IP를 알리는 역할로서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 큰 역할을 하길 기대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우리에게 있어서도 독특한 형태의 IP 확장이라고 생각한다. 서양권에서는 던파의 외전작으로서 이런 게임이 나왔다는 식으로 알려지기보다는 '이 게임 재미있는데 이게 던파라는 게임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고? 그게 무슨 게임인데?' 하는 식으로 알려지길 바라고 있다.
제목에 던파(DNF)가 들어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던파를 넣을지 말지 정말 많이 고민했는데 던파의 외전작이라고 알려지기보다는 던파를 모르는 유저도 아무런 선입견 없이 즐겼으면 하는 마음에 '퍼스트 버서커: 카잔'으로 지었다.
Q. 원작을 몰라도 상관없다고 했지만, 원작을 알아서 더 잘 이해되는 부분도 있더라.
이준호 : 어느 정도는 의도한 부분이다. 스토리 같은 걸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유저들을 위해서 카잔이 복수의 여정을 떠난다는 굵직한 서사는 직관적으로 전달하되 스토리를 파고드는 걸 좋아하는 유저들을 위해서 단순히 게임을 진행하는 것만으로는 살짝 이해가 되지 않는 것들은 쪽지 등의 수집 요소를 수집해야만 완벽하게 맞물리도록 만들었다.

Q. 출시 후에도 밸런스 조절을 할 예정이라고 했는데 특정 무기를 버프 하는 식으로 갈지, 아니면 반대로 너프하는 식으로 갈지 방향성이 궁금하다.
이준호 : 먼저 어떤 식으로 밸런스를 잡는지부터 설명하면 좋을 것 같은데 FGT 때부터 설문조사를 통한 정성지표, 그리고 실제 인게임 플레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량지표를 통해 무기별 밸런스를 조절하고 있다. 굉장히 흥미로웠던 건 무기별로 사망하는 횟수, 클리어타임이 저마다 꽤 다르다는 점이었는데 거기서 표준이 된 게 바로 카잔의 상징과도 같은 무기인 도부쌍수였다. 이를 기준으로 창과 대검을 돌아가면서 밸런스를 맞췄다. 그 결과인 지금의 밸런스가 일단은 우리가 맞출 수 있는 최선의 상태라고 생각한다.
한 가지 무기만 써도 상관없지만, 무기별로 상대하기 쉬운 보스도 있는 만큼, 여러 무기를 쓰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자면 창은 보스와의 거리를 빠르게 좁히는 동시에 공속이 빠른 만큼, 강인도가 낮은 인간형 적들에게 특효인 반면, 대검은 그런 보스와는 극상성인 식이다.
밸런스는 출시 후에도 계속 신경 쓰려고 하고 있다. 이 부분은 앞서 언급한 FGT 사례처럼 실제 인게임 플레이 데이터와 각종 커뮤니티의 정성지표를 참고할 예정이며, 가능하다면 너프보다는 약한 무기를 버프하는 식으로 진행할 생각이다.
윤명진 : 개인적인 우려가 있다면 무기별 밸런스에 대한 것보다 아이템이나 스킬을 섞어가면서 손에 딱 맞는 빌드를 만드는 게 '퍼스트 버서커: 카잔'의 재미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 걸 못 찾는 유저가 있지는 않을지 그 부분이 걱정된다.
그래서 런칭 후에는 밸런스도 조절도 조절이지만, 어떤 스킬이 좋을지 일종의 빌드 영상을 내보낸다든가 하는 식으로 일종의 가이드를 해주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Q. DLC 등을 통해 무기를 추가할 계획은 없는지 궁금하다.
윤명진 : DLC에 대해서는 원칙적인 답변밖에 할 수 없는 점 양해바란다(웃음). 일단 한 명의 개발자로서 더 추가한다든가 그러고 싶긴 하다. 지금도 굉장히 잘 만든 완성도가 높은 게임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보여주고 싶었던 것들이라거나 그런 것들이 있긴 하다. 다만 현시점에서 고려할 대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 역시 패키지 게임을 출시하고 서비스한 경험이 없다 보니 지금은 어떻게 대응해야 유저들이 더 좋아할지 그걸 파악하고 준비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Q. 뭔가 후속작에 대한 떡밥을 던진 거 같은데 떡밥이 맞는 건가.
윤명진 : 엔딩에 대해서는 CD인 준호님이 몇 가지 엔딩을 가져왔는데 그중에서 '이거 정말 끝내준다' 싶은 걸 엔딩으로 골라서 엔딩으로 넣었다. 원작과 달리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패키지 게임인 만큼, 특정 캐릭터를 중심으로 원작에서는 다루기 어려웠던 그런 스토리를 아주 깊게 들어가는 게 가능하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굉장히 많은 만큼, 많은 기대 바란다.
Q. 원작 던파가 아시아권에 집중한 반면,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처음부터 서양권을 공략하고자 많이 공들인 모습이다.
윤명진 : 서양권으로 가기 위한 진출 초석이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서양권이라기보다는 글로벌로 나간다는 게 더 맞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아시아권이 아닌 서양권을 목표로 한 게임이다? 이건 아니다. 아시아나 서양 특정 지역을 타겟으로 한 게 아니라 글로벌 모두를 타겟으로 한 게임이라고 봐주시길 바란다.
Q. 스토리가 원작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것 같던데 후속작이 나온다고 했을 때 언젠가 원작과 맞물릴지 아니면 원작과는 아예 다르게 계속 흘러갈지 궁금하다.
윤명진 : 던파 IP를 기반으로 하는 게임을 만들다 보면 그럴 때가 있다. 원작인 던파부터가 굉장히 방대한 서사를 자랑하지 않나. 그래서 어떤 경우에는 그 서사를 그대로 살리는 게 더 좋을 것 같을 때가 있는가 하면 또 어떨 때는 그걸 재해석하는 게 더 좋다고 여겨질 때가 있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후자에 가깝다. 원작을 기반으로 재해석한 건데, 그렇다 보니 앞으로의 전개 역시 원작과는 다르게 흘러갈 거다.
한편,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는데 던파 유니버스 로고를 보면 DNF 부분이 if 형태인 걸 볼 수 있다. 잘 보면 if가 색칠된 게임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게임이 있는데 간단히 설명하자면 색칠된 게임은 원작을 기반으로 하되 다른 스토리를, 색칠이 안 들어간 게임은 원작과 같은 배경이지만 다른 장소, 다른 캐릭터가 등장하는 게임으로 봐주면 좋을 것 같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의 경우 카잔이 설산에서 살아남는다면 if에서 출발한 것으로 색칠된 걸 볼 수 있다.
다만 심각할 정도로 바꾸진 않을 거다. 카잔이 갑자기 건슬링어가 되어서 총을 쏘지도 않을 거고 오즈마로 대표되는 인간관계나 스토리의 큰 줄기 역시 대체로 유지할 생각이다. 실제로도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하면 원작과 겹치는 부분이 있는데 원작을 한 유저들의 경우 그런 부분을 재미있게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Q. 인왕의 경우 나락옥이라고 해서 일종의 파고들기 콘텐츠가 있는데 여름 업데이트를 준비 중인 '퍼스트 버서커: 카잔'에도 그런 콘텐츠를 넣을 계획은 없을지 궁금하다.
이준호 : 우리는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 지닌 재미의 축을 도전과 성취 두 가지로 보고 있다. 다만 누구나 그런 걸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그러기 위해서는 게임에 익숙해지는 게 먼저다. 실제로 이전부터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더 어려워야 한다거나 하드코어 난이도가 필요하다는 그런 의견을 많이 받았는데 그런 분들은 도전을 정말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분들이 다른 모든 유저를 대표하는 건 아니지 않나. 회차 플레이를 넣은 이유이기도 한데 적들도 더 강해질 뿐만 아니라 더 높은 등급의 장비가 등장해 기존과는 다른 식으로 빌드를 구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런 식으로 지금은 파밍과 빌드업에 초점을 맞췄는데 준비 중인 콘텐츠는 도전을 원하는 유저들을 위한 '도전에 특화된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어릴때 던파 추억도 많고, 카잔 데모 해보고 느낌 좋아서 정말 오랜만에 게임 정가 주고 예구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