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슨 이정헌 대표

넥슨 이정헌 대표가 취임 6개월여 만에 첫 대규모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넥슨이 지난 3일 진행한 자본시장 브리핑은 창사 이래 처음 만들어진 자리다. 이날 이정헌 대표는 2027년까지 매출을 7조 원 가까이 이루겠단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넥슨은 기존 주요 IP의 확장과 신규 IP 발굴에 나선다.

행사를 마친 뒤에 이정헌 대표는 "넥슨코리아 때나, 지금(넥슨 일본법인)이나 하는 일이 많이 바뀌지는 않은 거 같다"며 "이번에 발표한 전략은 이전 오웬 마호니 대표, 지금 넥슨코리아를 이끄는 강대현 공동대표, 김정욱 공동대표와 함께 세웠던 것이고 과정이다 보니 일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기존 넥슨코리아와 달리 넥슨 일본법인은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이정헌 대표는 상장사를 이끄는 수장으로서 주주가치 제고의 책임이 있다. 이에 이정헌 대표는 "넥슨코리아 대표 때는 투자자 앞에서 발표했던 경험이 없어서, 이번 발표는 솔직히 준비하는 과정이 어려웠다"며 "개인적으로 많이 힘들었지만, 우리가 준비한 미래를 잘 보여준 거 같다"고 평가했다.

넥슨의 주요 기대작 중에는 넥슨게임즈(대표 박용현)가 개발하는 '프로젝트 DX'와 '프로젝트 DW'도 있다. '프로젝트 DX'는 기존 '듀랑고' IP 기반의 신작, '프로젝트 DW'는 '던전앤파이터' IP를 활용한 게임이다.

이정헌 대표는 "넥슨게임즈는 이미 개발력 검증이 끝난 스튜디오, 박용현 사단이 재창조하는 '듀랑고'와 '던전앤파이터'에 대해 예전부터 기대를 많이 했다"며 "우리에게도 전략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작품들이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프로젝트 DW는 네오플 윤명진 대표가 박용현 대표와 거의 매주 이야기를 할 정도로 전략적인 협업을 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로젝트 DX에 대해서는 "DW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개발 진척도가 낮고 이번 발표에서는 빠졌지만, 조만간 DX에 대해서도 자료를 많이 공개하는 자리를 만들도록 하겠다"라고 예고했다.

▲ 프로젝트 DX

게임산업의 향후 비즈니스 모델 전망에 대해 이정헌 대표는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글로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월정액, 패키지, 부분유료화, 배틀패스 등 여러 가지 BM에 경험이 있는 게임사는 많지 않다"며 "넥슨은 이미 여러 BM에 대한 경험이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개인적으론 한국 게임사가 굉장히 많은 것을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거 같은데, 이제는 BM을 가지고서 게임을 정의하는 시대는 지난 거 같다"고 전했다.

이정헌 대표는 "새로운 BM에 대한 연구는 늘 해야 하는 것이지만, 우리가 지금 집중하는 모델은 유저들과 어떻게 하면 접점을 늘리고 그 과정에서 합리적으로 받아들여지게끔 하는 것이다"라며 "'이 게임의 수익 모델은 무엇인가'에서 아예 프레임(틀)을 비틀어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레임을 비튼다는 것에 이정헌 대표는 "비즈니스 모델에 매몰되어 있으면, 그 비즈니스 모델에 맞게끔 게임을 제작하거나 업데이트를 해야 한다"며 "내부적으로 '우리 다시 옛날로 돌아가 생각해 보자'며 논의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다시 재미라는 본질로 돌아가, 게임성과 이 게임을 즐기는 유저의 접점을 어떻게 하면 더 확대할 수 있을 것인가에 집중해 BM을 고민하는 게 맞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넥슨이 연구하는 다음 모델의 키워드는 △게임 △장르 △소비자다. 이정헌 대표는 "세 키워드의 경향성을 복합적으로 먼저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수익 모델을 한번 연구하자는 방향으로 많이 바꿨다"며 "지금 넥슨은 고민하고 답을 찾아가는 단계"라고 전했다.

과거 게임업계는 트래픽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개발했다. 시간이 지나서는 어떻게 돈을 벌지를 설계하고서 트래픽을 끌어모으는 방향으로 변질됐다. 게임업계에서 종종 얘기가 나오는 사업팀과 개발팀의 구도다.

이정헌 대표는 "이제 다시, 트래픽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인 거 같다"며 "글로벌도 완전히 다 열린 상황이니만큼, 다시 재미라는 본질로 돌아가자고 항상 내부에 강조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