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올해 지스타, 왜 오셨나요?
강승진 기자 (Looa@inven.co.kr)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지스타. 그 역사에 걸맞게 2024 지스타에는 정말 많은 게임사와 이벤트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만큼 행사 첫날인 14일 목요일부터 많은 팬이 아침 일찍 줄을 서 행사장에 들어갈 시간만 기다리고 있었죠.
그렇다면 현장을 찾은 수많은 팬은 어떤 게임을 즐기고, 또 무엇을 기대하고 지스타를 찾아왔을까요? 입장 대기 중이던 팬들 52명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왜 애매하게 52명이나면 52명째 질문할 때부터 입장이 시작됐기 때문에...
1 이 게임만 보고 왔습니다
가장 많은 팬이 준 답변은 단연 게임 플레이였습니다. 시연을 앞둔 주요 신작들이 많이 예고되어 있었으니까요.
가장 많은 이름이 나온 건 하이퍼그리프의 ‘명일방주: 엔드필드’였습니다. 서브 컬쳐 게임 팬임을 자처한 플레이어들은 가장 먼저 엔드필드를 꼽았죠. 하지만 서브컬쳐 팬만이 아니라 다른 참가사의 게임을 기다린 팬들도 다른 여러 게임과 함께 엔드필드를 이야기했습니다. 그만큼 많이들 주목하고 있다는 걸 답으로 증명한 거겠죠.
이외에도 대형 게임사의 IP 신작에 대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던전앤파이터 IP 신작으로 준비 중인 '오버킬'과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던전앤파이터를 즐긴 팬도, 넥슨이라는 이름에 관심을 가졌던 팬들도 빠지지 않고 언급한 게임들입니다. 그만큼 넥슨의 탄탄한 IP가 신작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고요.
IP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임 중 하나가 몬길(몬스터 길들이기)입니다. 그래서 오버킬, 카잔 만큼이나 ‘몬스터 길들이기: 스타다이브’의 언급이 많았습니다. ‘몬길: 스타다이브’를 기대한 팬들 중에는 각성까지 해가며 모바일 게임 몬길을 플레이한 유저도 있지만, 이번 신작을 통해 몬길을 처음 해보고자 한다는 유저도 있었습니다.
직접적인 IP 신작은 아니지만, 사막이라는 이름을 이어받은 붉은사막도 가장 많이 언급된 게임 중 하나였습니다. 한 팬은 ‘오래 기다린 만큼 이번 플레이로 기대한 만큼의 게임을 만날 수 있길 바란다’면서 당장 펄어비스 부스로 향할 거라고 이야기하기도 했고요.
신규 IP인 만큼 다른 게임보다는 언급이 적었지만, 웹젠의 '드래곤소드', 라이온하트의 '발할라 서바이벌', 하이브IM의 '아키텍트: 랜드오브엑자일' 역시 기대하는 게임으로 꼽혔습니다.
2 게임? 우리는 회사보고 왔어요
사실 위에서 다양한 게임이 언급되기는 했지만 모든 팬들이 게임 명을 정확히 이야기해준 건 압니다. 많은 유저들이 '넥슨의 그 게임'이라든가 '넷마블의 몬길 후속작', '펄어비스 검은사막 신작' 정도로 표현하는 경우도 많았거든요.
실제로 게임 하나만 보고 온 팬들 만큼이나 게임사의 이름을 지스타 참가 이유로 많이들 이야기했습니다. 직접적인 후속작, 혹은 IP 활용 신작만이 아니라 과거 즐겼던 게임을 선보인 회사, 그 좋은 기억을 가지고 지스타를 참여한 거라고요.
특히 한 팬은 넥슨이 참여하는 지스타는 지금까지 모두 함께했다며 게임사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또 과거 IP 관련 작품만이 아니라 완전 신작인 '슈퍼바이브' 플레이를 기대했죠. '슈퍼바이브' 같은 게임이 성공해야 대형 게임사가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더 다양한 게임이 더 많이 나올 수 있다며 응원의 메시지도 남겼습니다.
게임을 아예 모르지만 지스타에 참가했다는 팬도 대형 게임사의 과거 작품을 줄줄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괜히 게임사들이 탄탄한 IP 구축, 충성 고객-열혈 게이머 만들기에 고민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습니다.
3 스트리머, 코스프레, 그리고 가상 공간
크래프톤의 '인조이'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3D 라이프 시뮬레이터 신작으로 기대를 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지스타 팬들도 '인조이'를 가장 플레이하고 싶은 게임으로 꼽았는데요.
보통 2년 연속 행사에 참가하는 시연작의 경우 완전 신작보다는 관심이 덜하기 마련이기도 한데요. 그럼에도 '인조이'의 이름이 여럿 나오며 얼마나 기대작인지를 증명했습니다.
다만, 오랜 게이머 입장에서 ‘인조이’를 보통 심즈의 대항마, 혹은 대체할 장르 신작으로 생각해왔는데요. 현장에서 인조이를 기대작으로 뽑은 팬들은 새로운 가상 현실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을 '인조이' 기대 이유로 뽑았습니다. 직접 캐릭터를 조작하고, 세계의 주인이 된다는 부분이 지스타에 참여한 여타 게임과는 다른 재미를 준다는 데 집중했죠.
또, 버튜버를 준비하고 있다는 한 참관객은 인조이를 통해 자신이 꿈꾸는 세계를 더 확장해나갈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러한 관점의 차이에서 보듯, 지스타에는 꼭 게임을 즐기기 위해 오는 팬만 있는 건 아닙니다. 특히 게임 스트리머나 코스프레 관람을 게임 이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팬들도 많았죠.
게이머이기에 지스타에 참여하기도 했지만, 좋아하는 스트리머의 일정을 찾아보기도 하고, 코스튬플레이어의 참가 소식에 지스타를 찾아온 팬도 있었고요.
반대로 스트리머나 코스튬플레이어가 소개한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 처음 지스타를 방문한 팬도 있었습니다. 전통적인 미디어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게임사들이 스트리머나 코스프레 등을 적극 게임 홍보에 활용하는 이유가 있다는 걸 다시금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4 관심도 더 높아진 인디게임
대형 게임사들의 신작이 행사장 곳곳에 전시될 예정이었지만, 그 밖에도 팬들이 관심을 둔, 새로운 부스도 있었습니다. 바로 스팀, 그리고 인디 게임존인데요. PC 패키지 게임이나 인디 게임의 새로운 모습을 만날 수 있다는 소식에 대형 게임사보다 먼저 이쪽 부스를 찾겠다는 유저가 정말 많았습니다.
특히 국산 게임을 통한 인디 게임에 대한 관심 증가도 직접 팬들의 이야기로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출시되어 플레이, 시나리오 모두 좋은 평가를 받았던 ‘산나비’를 통해 처음 인디 게임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팬도 여럿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들은 그동안 아예 인디 게임에 관심이 없었지만, 이런 게임이 국내에서도 나올 수 있다는 걸 알게되며 다른 인디 게임에도 주목하게 됐다고 말이죠.
또 ‘안녕 서울: 이태원편’을 가장 기대하는 게임으로 언급한 팬들도 있었습니다. 그중 한 팬은 아예 지스타가 처음이고, 그동안 게임도 잘 몰랐지만, 오직 이 게임을 하기 위해 이번 지스타를 찾았다고 할 정도였고요.
또 스팀의 참가에 기대감을 드러내며 더 많은 PC 게임이 지스타를 빛냈으면 한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 팬도 있었습니다. 업계의 한 사람으로서 다양한 플랫폼을 통한 국산 게임의 성장은 시장 다양성 증대라는 입장에서 항상 중요하게 언급해왔지만, 그게 실제 팬들의 관심으로 이어진다는 것도 팬들의 목소리를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5 게임 좋아해도, 잘 몰라도, 부산 축제 된 지스타
오픈 전 가장 앞줄에서 입장을 기다린 팬들은 단연 지스타에 대한 애정이 큰, 또 게임에 열성적인 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도 다른 지역에서 전날 일찍 부산을 찾아와, 벡스코 근처에서 새벽부터 기다린 팬들이 입장 대기줄 앞을 채웠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일찍 찾아온 팬 중에는 올해 처음 지스타를 찾은 이들도 많았습니다. 게임 아예 모르고, 무슨 이벤트가 있을지 따로 찾아보지도 않고 큰 게임 행사라는 소식에 서울에서 벡스코를 찾아온 젊은 팬도 있었죠.
이날 질문을 건넨 이들 중 절반에 가까운 팬이 따로 행사의 자세한 정보를 검색하거나 찾아보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기대하는 게임이 있든 없든, 게임 플레이보다는 젊은 행사 분위기 그 자체를 즐기려고 현장을 찾았다고 말한 사람도 1/3 정도였고요.
또, 꼭 즐기고 싶은 게임 하나둘 정도 체험하고 나면 게임보다는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현장 이벤트에 참여하거나 굿즈 열심히 챙기겠다는 이들도 많았습니다. 게임은 몰라도 이벤트 일정은 꼼꼼하게 챙겨 만나고 싶은 코스튬 플레이어, 혹은 현장 행사에 참여하고 싶다는 팬도 더러 있었고요.
지스타는 국내 게임 팬들에게는 몇 없는 거대한 게임 축제입니다. 사실 수도권에서 열리는 플레이엑스포 정도를 제외하면 이 정도 규모의 종합 게임 행사를 만날 일도 흔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올해로 10년 넘게 찾은 지스타를 게임 팬들을 위한 축제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특히 올해처럼 대형 게임사, 기대 중이던 신작, 플랫폼 가릴 것 없이 다양한 게임이 소개되면 게임 팬들이 앞다투어 찾는 행사가 될 거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실제로 많은 팬이 부산, 창원, 대구 등 주변 지역에서 행사를 즐기러 찾았습니다. 부산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 축제, 더 크게는 그저 가까운 지역에서 즐겁게 놀 하나의 축제로서 지스타를 찾아온 거죠. 다른 게임 행사는 가지 않아도 지스타를 찾는다는 이들이 많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일 것 같고요.
지스타는 분명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종합 게임 행사지만, 벡스코를 찾은 팬들에게는 게임을 너머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하나의 축제기도 했습니다. 그걸 팬들의 목소리로 직접 들어본 20주년의 지스타였습니다.
그렇다면 현장을 찾은 수많은 팬은 어떤 게임을 즐기고, 또 무엇을 기대하고 지스타를 찾아왔을까요? 입장 대기 중이던 팬들 52명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왜 애매하게 52명이나면 52명째 질문할 때부터 입장이 시작됐기 때문에...
1 이 게임만 보고 왔습니다
가장 많은 팬이 준 답변은 단연 게임 플레이였습니다. 시연을 앞둔 주요 신작들이 많이 예고되어 있었으니까요.
가장 많은 이름이 나온 건 하이퍼그리프의 ‘명일방주: 엔드필드’였습니다. 서브 컬쳐 게임 팬임을 자처한 플레이어들은 가장 먼저 엔드필드를 꼽았죠. 하지만 서브컬쳐 팬만이 아니라 다른 참가사의 게임을 기다린 팬들도 다른 여러 게임과 함께 엔드필드를 이야기했습니다. 그만큼 많이들 주목하고 있다는 걸 답으로 증명한 거겠죠.
이외에도 대형 게임사의 IP 신작에 대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던전앤파이터 IP 신작으로 준비 중인 '오버킬'과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던전앤파이터를 즐긴 팬도, 넥슨이라는 이름에 관심을 가졌던 팬들도 빠지지 않고 언급한 게임들입니다. 그만큼 넥슨의 탄탄한 IP가 신작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고요.
IP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임 중 하나가 몬길(몬스터 길들이기)입니다. 그래서 오버킬, 카잔 만큼이나 ‘몬스터 길들이기: 스타다이브’의 언급이 많았습니다. ‘몬길: 스타다이브’를 기대한 팬들 중에는 각성까지 해가며 모바일 게임 몬길을 플레이한 유저도 있지만, 이번 신작을 통해 몬길을 처음 해보고자 한다는 유저도 있었습니다.
직접적인 IP 신작은 아니지만, 사막이라는 이름을 이어받은 붉은사막도 가장 많이 언급된 게임 중 하나였습니다. 한 팬은 ‘오래 기다린 만큼 이번 플레이로 기대한 만큼의 게임을 만날 수 있길 바란다’면서 당장 펄어비스 부스로 향할 거라고 이야기하기도 했고요.
신규 IP인 만큼 다른 게임보다는 언급이 적었지만, 웹젠의 '드래곤소드', 라이온하트의 '발할라 서바이벌', 하이브IM의 '아키텍트: 랜드오브엑자일' 역시 기대하는 게임으로 꼽혔습니다.
2 게임? 우리는 회사보고 왔어요
사실 위에서 다양한 게임이 언급되기는 했지만 모든 팬들이 게임 명을 정확히 이야기해준 건 압니다. 많은 유저들이 '넥슨의 그 게임'이라든가 '넷마블의 몬길 후속작', '펄어비스 검은사막 신작' 정도로 표현하는 경우도 많았거든요.
실제로 게임 하나만 보고 온 팬들 만큼이나 게임사의 이름을 지스타 참가 이유로 많이들 이야기했습니다. 직접적인 후속작, 혹은 IP 활용 신작만이 아니라 과거 즐겼던 게임을 선보인 회사, 그 좋은 기억을 가지고 지스타를 참여한 거라고요.
특히 한 팬은 넥슨이 참여하는 지스타는 지금까지 모두 함께했다며 게임사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또 과거 IP 관련 작품만이 아니라 완전 신작인 '슈퍼바이브' 플레이를 기대했죠. '슈퍼바이브' 같은 게임이 성공해야 대형 게임사가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더 다양한 게임이 더 많이 나올 수 있다며 응원의 메시지도 남겼습니다.
게임을 아예 모르지만 지스타에 참가했다는 팬도 대형 게임사의 과거 작품을 줄줄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괜히 게임사들이 탄탄한 IP 구축, 충성 고객-열혈 게이머 만들기에 고민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습니다.
3 스트리머, 코스프레, 그리고 가상 공간
크래프톤의 '인조이'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3D 라이프 시뮬레이터 신작으로 기대를 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지스타 팬들도 '인조이'를 가장 플레이하고 싶은 게임으로 꼽았는데요.
보통 2년 연속 행사에 참가하는 시연작의 경우 완전 신작보다는 관심이 덜하기 마련이기도 한데요. 그럼에도 '인조이'의 이름이 여럿 나오며 얼마나 기대작인지를 증명했습니다.
다만, 오랜 게이머 입장에서 ‘인조이’를 보통 심즈의 대항마, 혹은 대체할 장르 신작으로 생각해왔는데요. 현장에서 인조이를 기대작으로 뽑은 팬들은 새로운 가상 현실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을 '인조이' 기대 이유로 뽑았습니다. 직접 캐릭터를 조작하고, 세계의 주인이 된다는 부분이 지스타에 참여한 여타 게임과는 다른 재미를 준다는 데 집중했죠.
또, 버튜버를 준비하고 있다는 한 참관객은 인조이를 통해 자신이 꿈꾸는 세계를 더 확장해나갈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러한 관점의 차이에서 보듯, 지스타에는 꼭 게임을 즐기기 위해 오는 팬만 있는 건 아닙니다. 특히 게임 스트리머나 코스프레 관람을 게임 이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팬들도 많았죠.
게이머이기에 지스타에 참여하기도 했지만, 좋아하는 스트리머의 일정을 찾아보기도 하고, 코스튬플레이어의 참가 소식에 지스타를 찾아온 팬도 있었고요.
반대로 스트리머나 코스튬플레이어가 소개한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 처음 지스타를 방문한 팬도 있었습니다. 전통적인 미디어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게임사들이 스트리머나 코스프레 등을 적극 게임 홍보에 활용하는 이유가 있다는 걸 다시금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4 관심도 더 높아진 인디게임
대형 게임사들의 신작이 행사장 곳곳에 전시될 예정이었지만, 그 밖에도 팬들이 관심을 둔, 새로운 부스도 있었습니다. 바로 스팀, 그리고 인디 게임존인데요. PC 패키지 게임이나 인디 게임의 새로운 모습을 만날 수 있다는 소식에 대형 게임사보다 먼저 이쪽 부스를 찾겠다는 유저가 정말 많았습니다.
특히 국산 게임을 통한 인디 게임에 대한 관심 증가도 직접 팬들의 이야기로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출시되어 플레이, 시나리오 모두 좋은 평가를 받았던 ‘산나비’를 통해 처음 인디 게임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팬도 여럿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들은 그동안 아예 인디 게임에 관심이 없었지만, 이런 게임이 국내에서도 나올 수 있다는 걸 알게되며 다른 인디 게임에도 주목하게 됐다고 말이죠.
또 ‘안녕 서울: 이태원편’을 가장 기대하는 게임으로 언급한 팬들도 있었습니다. 그중 한 팬은 아예 지스타가 처음이고, 그동안 게임도 잘 몰랐지만, 오직 이 게임을 하기 위해 이번 지스타를 찾았다고 할 정도였고요.
또 스팀의 참가에 기대감을 드러내며 더 많은 PC 게임이 지스타를 빛냈으면 한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 팬도 있었습니다. 업계의 한 사람으로서 다양한 플랫폼을 통한 국산 게임의 성장은 시장 다양성 증대라는 입장에서 항상 중요하게 언급해왔지만, 그게 실제 팬들의 관심으로 이어진다는 것도 팬들의 목소리를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5 게임 좋아해도, 잘 몰라도, 부산 축제 된 지스타
오픈 전 가장 앞줄에서 입장을 기다린 팬들은 단연 지스타에 대한 애정이 큰, 또 게임에 열성적인 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도 다른 지역에서 전날 일찍 부산을 찾아와, 벡스코 근처에서 새벽부터 기다린 팬들이 입장 대기줄 앞을 채웠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일찍 찾아온 팬 중에는 올해 처음 지스타를 찾은 이들도 많았습니다. 게임 아예 모르고, 무슨 이벤트가 있을지 따로 찾아보지도 않고 큰 게임 행사라는 소식에 서울에서 벡스코를 찾아온 젊은 팬도 있었죠.
이날 질문을 건넨 이들 중 절반에 가까운 팬이 따로 행사의 자세한 정보를 검색하거나 찾아보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기대하는 게임이 있든 없든, 게임 플레이보다는 젊은 행사 분위기 그 자체를 즐기려고 현장을 찾았다고 말한 사람도 1/3 정도였고요.
또, 꼭 즐기고 싶은 게임 하나둘 정도 체험하고 나면 게임보다는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현장 이벤트에 참여하거나 굿즈 열심히 챙기겠다는 이들도 많았습니다. 게임은 몰라도 이벤트 일정은 꼼꼼하게 챙겨 만나고 싶은 코스튬 플레이어, 혹은 현장 행사에 참여하고 싶다는 팬도 더러 있었고요.
지스타는 국내 게임 팬들에게는 몇 없는 거대한 게임 축제입니다. 사실 수도권에서 열리는 플레이엑스포 정도를 제외하면 이 정도 규모의 종합 게임 행사를 만날 일도 흔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올해로 10년 넘게 찾은 지스타를 게임 팬들을 위한 축제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특히 올해처럼 대형 게임사, 기대 중이던 신작, 플랫폼 가릴 것 없이 다양한 게임이 소개되면 게임 팬들이 앞다투어 찾는 행사가 될 거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실제로 많은 팬이 부산, 창원, 대구 등 주변 지역에서 행사를 즐기러 찾았습니다. 부산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 축제, 더 크게는 그저 가까운 지역에서 즐겁게 놀 하나의 축제로서 지스타를 찾아온 거죠. 다른 게임 행사는 가지 않아도 지스타를 찾는다는 이들이 많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일 것 같고요.
지스타는 분명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종합 게임 행사지만, 벡스코를 찾은 팬들에게는 게임을 너머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하나의 축제기도 했습니다. 그걸 팬들의 목소리로 직접 들어본 20주년의 지스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