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나미 디지털 엔터테인먼트는 지난 8일(목), 도쿄 긴자에 위치한 코나미 e스포츠 긴자 스튜디오에서 '사일런트힐2 리메이크' 미디어 시연회를 개최하고, 미디어 관계자에게 최초로 게임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사일런트 힐2 리메이크'는 2001년 출시된 사일런트 힐2를 리메이크 버전으로, '레이어즈 오브 피어', '옵저버', '더 미디움' 등 심리적 공포 게임을 개발하는 것으로 유명한 폴란드 개발사 '블루버 팀'이 주축이 되어 개발중이다. 또한, 과거 원작 개발 멤버인 '팀 사일런트'의 일원, 이토 마사히로와 야마오카 아키라 등도 개발에 참여했다.

한동안 신작 개발 소식이 뜸했던 코나미가 이번 작품에 거는 기대는 크다. 최근 코나미는 각종 쇼케이스를 통해 '메탈기어 솔리드 델타' 등 팬들에게 오랜 기간 사랑받아 온 작품을 리메이크하려는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사일런트 힐2'는 이러한 리메이크 작품 중 가장 먼저 공개되는 타이틀 중 하나로, 이번 작품의 완성도가 이후 라인업에 대한 기대에 영향이 미칠 가능성도 높다.

사일런트힐2 리메이크는 오는 10월 8일 플레이스테이션 및 PC(스팀) 플랫폼으로 정식 출시되며, 공식 한국어를 지원한다. 디지털 디럭스 에디션을 사전 구매한 게이머에 한해 출시일보다 이틀 먼저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권한을 제공한다.

행사: 사일런트 힐2 리메이크 세계 최초 시연회
일시: 2024년 8월 8일(목) 12:00 ~ 19:00
내용: 사일런트 힐2 리메이크 시연 및 주요 개발진 Q&A


'사일런트힐2 리메이크' 주요 변경 및 개선 사항

'사일런트 힐2 리메이크'는 2001년 출시된 원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버전으로, 오는 10월 8일 플레이스테이션5 및 스팀을 통해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이날 세계 최초로 게임을 시연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코나미 사옥에서는 글로벌 매체를 대상으로 '사일런트 힐2 리메이크'의 특징을 소개하는 자리가 진행됐다. 원작 출시 25년 후 다시 한번 뭉친 팀 사일런트가 밝힌 게임의 특징은 총 9가지다.

▲ 4K 고화질로 만나는 '사일런트힐 2'

먼저, '사일런트 힐2 리메이크'는 4K 해상도를 지원하는 비주얼을 통해, 게임 전반에 걸쳐 원작을 능가하는 디테일을 보여줄 전망이다. 안개로 뒤덮인 거리, 폐허가 된 건물, 이면 세계 등 게임 속 장소들은 더욱 선명해졌으며, 이에 따라 플레이어가 탐험할 수 있는 디테일 또한 늘어날 전망이다.

페이셜 모션 캡쳐 등 차세대 기술이 적용된 컷씬 또한 주요 특징 중 하나다. 원작에서 등장한 바 있는 컷씬들은 더욱 발전한 그래픽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또한, 등장 인물들의 표정 변화 또한 사실적으로 변모해 원작을 능가하는 몰입감을 선사한다는 것이 개발진의 설명이다.

발전한 기술은 그래픽 뿐만이 아니다. 음향 효과 또한 신경썼다. 3D 음향 기술을 접목한 '사일런트 힐2 리메이크'에서 플레이어는 사물의 원근감을 소리로 느낄 수 있는 등, 보다 깊이 있는 음향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 안개가 자욱한 거리도 더욱 사실적으로 변모했다

픽스드 카메라 시점으로 진행되던 원작과 달리, 숄더뷰 시점을 채택한 것 또한 리메이크 버전의 주요 변경 사항이다. 개발진은 숄더뷰 시점을 차용한 이유에 대해 "일반적인 3인칭보다 몰입감을 더 선사하며, 플레이어 캐릭터의 등 방향을 확인할 수 없는 점이 공포감을 배가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크리쳐의 모습이나 종류는 원작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다만, 벽을 기어다니는 '스파이더 마네킹'이 새롭게 추가되며, 원작 크리쳐의 경우 전투 매커니즘 개선, 리매핑 등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원작에는 없던 신규 액션 또한 추가되며, 이에 따라 탐험 구역도 소폭 늘어난다. 창문을 넘나들거나 좁은 통로를 이동하는 등의 액션을 통해, 숨겨진 장소를 발견할 경우 아이템 등 보상을 얻을 수 있는 형태다.

▲ 달라진 시점과 함께, 창틀 넘기 등 액션 또한 추가된다

게임을 구성하는 퍼즐도 개편된다. 기존 퍼즐 리워크에 더해, 새로운 퍼즐이 추가된다. 신규 퍼즐은 새로운 기믹을 보여줄 뿐 아니라, 퍼즐을 풀 경우 세계관의 이야기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사일런트 힐2 리메이크'에는 원작에 없는 두 가지 엔딩이 추가된다. 추가된 엔딩은 원작의 내용에 새로운 상상력이 가미된 것으로, 엔딩 조건 또한 플레이를 통해 직접 찾아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이토 마사히로가 새롭게 디자인한 너스도 만나볼 수 있다

▲ '사일런트 힐2 리메이크' 시연장, 자욱한 안개가 글로벌 미디어를 맞이했다


현장 Q&A
▲ 사일런트 힐2 리메이크 주요 개발진

Q. (야마오카 아키라에게) 25년만에 리메이크로 돌아온 작품인 만큼, 대표적인 음악을 다시 작업하는 과정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야마오카 아키라: 오리지널 곡의 일부분을 활용하긴 했지만, 이번 '사일런트힐2 리메이크'에 삽입된 모든 곡은 처음부터 완전히 다시 작곡하는 과정을 거쳤다. 게임에 들어가는 사운드트랙의 총 길이가 9시간 정도 되는데, OST를 어떻게 발매할지 감이 잘 오지 않는다(웃음).

25년 전 원작의 음악이 지금까지도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리메이크 작품을 통해 '사일런트힐'을 처음 접하는 플레이어에게도, 또 다시 게임을 즐기는 이들에게도 새로운 감동이나 흥분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모든 곡을 처음부터 작곡하자고 결심하게 됐다.


Q. (이토 마사히로에게) 마찬가지로 원작 이후 또 다시 컨셉 아티스트로 개발에 참여했다. 원작과 비교해 어떤 면을 전달하고자 했는지 궁금하다.

이토 마사히로: 스토리상으로 완전히 새로운 크리쳐가 등장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 원작에서 충분히 발휘되지 않았다고 생각했던, 또는 당시에는 깨닫지 못했던 것들을 이번 작품에 많이 반영하려고 노력했다. 게임플레이에서 오는 차이라면, 기본적으로 전투의 디자인이 달라지다 보니 이와 관련한 부분들에 미묘한 차이가 있다.

전반적으로 매우 디테일한 부분에서 생기는 변화라 한 눈에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을 수 있지만, 다양한 디자인에 세계관의 로어를 녹여내고자 노력했으니 기대해 주시면 좋겠다.

▲ 왼쪽부터 오카모토 모토이 PD, 이토 마사히로 컨셉 아티스트, 야마오카 아키라 작곡가

Q. 사일런트 힐2는 프랜차이즈 안에서도 가장 높은 인기를 가진, 대표적인 타이틀이다. 그만큼 프로덕션 파트너를 선택하기 어려웠을 것 같은데, '블루버 팀'을 선택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오카모토 모토이: '사일런트힐2'를 리부트한다는 아이디어에 대해 전 세계 스튜디오들이 많은 참여 의사를 밝혔는데,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시리즈와 게임에 대한 열정이었다. 여러 후보들 중 블루버 팀이 가장 두드러졌고, 내 의사로 직접 (파트너십을) 결정했다.


Q. 원작에서는 초반 전개가 길고, 이에 따라 조금은 지루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내야만 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리메이크 버전은 전반적인 전개의 속도가 빨라졌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를 의도한 것인지 궁금하다.

마테우시 레나르트: 개발 과정에서 언제나 원작에서 최대한 벗어나지 않기를 바랐지만, 최근 비디오게임의 트렌드를 신경쓰지 않을 수도 없었다. 그 외에도 게임 플레이 방향성에 대해 많은 논의가 초반에 이뤄졌다. 처음에는 (원작과 달리) 액션에 더욱 치중한 게임으로 말들어 보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사일런트 힐'같지 않았다. 그렇게 지금의 리메이크 버전으로 개발하게 됐다.

▲ 블루버 팀의 마치에이 글롬프(Maciej Glomb) 리드 프로듀서(왼쪽),
마테우시 레나르트(Mateusz Lenart)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오른쪽)도 참여했다

Q. 프랜차이즈 측면에서, 이번 '사일런트 힐2 리메이크'가 미래 게임 사업에서 어떤 위치를 갖게 되기를 바라나.

오카모토 모토이: '사일런트 힐2'는 가장 많은 게이머가 기억하고 있고, 사일런트힐 시리즈 중에서도 게임 품질의 스탠다드였다고 말할 수 있는 타이틀이다.

이 작품의 리메이크를 통해서 보여드리고자 하는 것은 분명하다. 코나미가 과거 명작들을 리메이크하는 것에 대단히 진지하고, 또 퀄리티 높은 게임을 팬과 플레이어에게 선보일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자 한다.


Q. 과거 어떤 인터뷰에서 원작 개발진은 바꾸고 싶어했지만, 오히려 개발을 맡은 블루버 팀에서 '이 부분은 바꿀 수 없다'고 이야기한 요소가 있다고 들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말해 줄 수 있나?

오카모토 모토이: (리메이크)개발 초기 시점에는 크리쳐 디자인도 완전히 새롭게 하고 있었고, 당시 원작에서는 선보일 수 없었던 새로운 요소도 많이 추가하고 싶었다. 팀 자체가 워낙 창의력이 많은 사람들이다 보니, 리메이크라지만 더 많은 변화를 추구했달까. 다양한 아이디어가 있었고, 완전 신작을 개발하는 것처럼 제로 베이스에서 개발하자는 분위기도 있었다.

마치에이 글롬프: 알다시피, 매우 유명한 원작의 요소를 바꾼다는 것이 우리 입장에서는 매우 무서웠다. 아무것도 바꾸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오카모토가 이야기한 말은 모두 사실이다. 캐릭터, 몬스터, 게임 디자인 등 여러 부분에 대한 많은 논의를 개발 초기부터 거쳐가며 게임을 제작했다.


Q. 원작에 참여했던 개발진에게, 25년만에 다시 '사일런트 힐2'로 돌아온 소감이 어떤지 듣고 싶다.

야마오카 아키라: 리메이크 작업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직후에, 나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 25년 전, 당시의 나는 어떤 생활을 했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이 곡들을 썼을까. 그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그런데, 너무 오래 돼서 그런지 기억이 하나도 안 나더라. 그때 정말 돈이 없었다는 것만 기억났다. 여러분이 지금까지도 사랑해 주시는 로라의 테마나, promise 같은 곡을 작업할 땐 베이스 기타 살 돈이 없어서 가지고 있던 기타를 베이스처럼 튜닝해서 쓰기도 했다.

비록 25년 전 어떤 생각으로 작곡을 했고, 어떤 삶을 살았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열정만큼은 잃어버리지 않았다. 25년 전 마음가짐을 모두 반영할 수는 없겠지만, 기존 팬은 물론 새로운 팬들에게도 좋은 음악을 선보이고 싶다는 마음은 진심이다. 그렇기에 모든 곡을 새롭게 쓰는 도전도 할 수 있었다.

▲ 25년 만에, '사일런트 힐2'를 위해 모인 이들

이토 마사히로: 솔직히 이야기하면, 2019년 즈음에 리메이크 제작을 같이 하자고 제안을 받았을 땐 거절하려고 했다. 그런데, 어차피 나 없이도 코나미는 리메이크를 할 것 같았고, 그럴 바엔 작품의 핵심이 되는 부분에 참여하는데 열심히 하는 편이 낫겠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그래서 초반 접근은 사일런트 힐같은 느낌은 남기되, 완전히 다른 모습의 디자인을 보여줄 생각이었다. 물론 코나미나, 블루버 팀의 생각은 달랐겠지만, 원작을 안 해본 사람들에게도 큰 임팩트를 주고 싶었달까. 그런 개인적인 목표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