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현지 시각으로 10일 시작한 세계 개발자 회의 WWDC의 키노트에서 향후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날 애플은 iOS 18, iPadOS 18, macOS 세쿼이아(Sequoia) 등 자사 기기들의 두뇌 업데이트에 집중한 가운데 생성형 모델을 포함한 개인용 인공지능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했다. 또한, 프레임레이트 등 게임 환경을 개선하는 게임 모드와 통화 녹음 기능 역시 애플 모바일 기기에 처음으로 도입된다.

특히 인공지능 기술의 경우 애플이 집중하고 있는 분야인 만큼 약 2시간의 키노트 중 한 시간을 배치해 따로 소개했다. 또한, 게임 모드와 함께 맥에서의 게임 기능 강화로 다양한 게임이 추가된다. 이미 여러 게임을 선보인 유비소프트, 캡콤은 각각 '어쌔신 크리드: 섀도우스'와 '바이오하자드 RE:2' 등을 맥으로 출시한다. '프로스트펑크2', '팰월드' 등으로 맥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의 새로운 OS인 iOS 18, iPadOS 18, macOS Sequoia를 통해 접할 수 있는 애플 인텔리전스는 사용자의 상황과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을 더한 AI 기술이다. 단, 애플은 Artificial Intelligence라는 표현 대신 Apple Intelligence라는 명칭을 앞세워 자신들만의 AI 기술을 강조했다.

기본적으로 메일, 메모, 페이지 등 자체 앱은 물론 서드파티 앱에서도 사용자가 쓴 글을 교정, 재작성하거나 요약해서 보여준다. 작업에 어울리는 어조로의 변환 등도 가능하며 문법, 단어, 문장 구조의 점검도 별도의 앱 없이 쓴 글을 선택해 바로 변경할 수 있다.


메일 앱에서는 초대나 항공권 이용 같은 시급한 메시지를 알아서 판단해 먼저 보여준다. 새로운 레이아웃을 통해 메시지를 열지 않고도 요약본을 간략하게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된다. 스마트 답장 기능은 이용자의 답장 내용을 제안해 이메일 속 질문을 분석하고 답을 보내도록 돕는다.

시스템 이용 중 받게 되는 다양한 알림도 언어 이해에 따른 최우선도 설정이 적용된다. 잠금 화면에서 볼 수 있는 알림은 중요한 알림들이 뭉쳐 표시되고 한눈에 중요한 내용을 먼저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새로운 집중 모드인 방해 요소 줄이기 기능은 답장이 필요한 중요한 문자 등만 따로 골라 표시해준다. 이 역시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을 통해 따로 띄워준다.

그동안 적용되지 않았던 통화 녹음도 지원된다. 전화 앱과 메모 앱 등 녹음이 가능한 앱에서 오디오를 녹음하면 그 내용을 정리하고 요약해 보여주기도 한다. 단, 통화 중에 녹음 기능을 사용할 경우에는 상대방에게 녹음이 시작됐다는 사실이 자동으로 알려진다.


이미지 생성 도구인 '이미지 플레이그라운드' 역시 새롭게 도입된다. 애니메이션, 일러스트, 스케치 등 세 가지 스타일 중 하나를 고르면 이미지를 만들 수 있으며 생성된 이미지는 메시지 앱을 비롯한 다양한 앱과 연동된다. 메시지에서 자신이 만든 이미지로 특별한 문자를 보낼 수 있게 됐다.

또한, 애플 펜슬의 도구 팔레트에 새롭게 추가된 이미지 마술봉을 활용하면 메모 앱에서도 간략하게 특별한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간단한 스케치만으로도 훌륭한 이미지를 만들 수 있으며 빈 공간에는 주변에 적힌 내용에서 맥락을 파악하고 적합한 이미지를 만든다. 이러한 기능은 메모 앱 외에도 키노트, 프리폼, 페이지와 해당 API를 활용한 서드파티 앱에도 적용된다.


이제는 문자에 글만큼 많이 사용하는 이모티콘 역시 사용자가 직접 만들거나 추가할 수 있다. 젠모지(Genmoji)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해당 기능은 설명을 입력하면 젠모지를 통해 다양하게 직접 이모티콘을 만들 수 있으며 메시지에 바로 추가할 수도 있다.

텍스트의 맥락뿐만 아니라 사진, 동영상의 분석 기능도 향상된다. 예를 들어 '얼굴에 스티커를 붙인 케이티' 같은 자연어를 검색창에 입력하면 해당 내용과 같은 사진을 검색해준다. 또한, 동영상 중간에 나오는 특정 장면을 이와 같은 방식으로 검색할 수도 있다. 또한, 사진 앱 편집 기능에 지우개 모양의 클린업 기능이 추가되어 원하지 않는 피사체만 깔끔하게 삭제할 수 있다.

과거의 사진을 모아 보여주는 추억 기능도 자연어 설명을 입력해 직접 만들 수 있다. 자연어로 상황을 입력하면 애플 인텔리전스가 설명에 맞는 사진과 동영상 중 가장 잘 나온 결과물들을 골라 스토리라인을 짜고, 이를 기승전결에 맞게 배치해 추억이 담긴 동영상을 만들어준다.



애플 인텔리전스를 통해 시리 역시 사람 말을 더 잘 알아듣는다. 이제 사용자의 대화에서 맥락을 찾아 이해하고 요청 역시 더 빠르게 수행하게 된다. 또한, 사용자가 말실수를 하면 기존에는 기계적 분석이 실패해 다시 말해달라고 했지만, 이제는 맥락을 이해하고 적합한 결과를 알아서 내놓는다.

또한, 시리는 이용자의 화면을 인식, 친구가 보낸 새 주소를 보고 연락처에 추가해달라고 말만 하면 알아서 화면을 분석해 이를 연락처에 추가해준다.

루머로 떠돌던 OpenAI 챗GPT 기능의 애플 플랫폼 통합도 발표됐다. 시리는 스스로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챗GPT의 전문 지식을 활용해 답을 준다. 시스템 전반에 활용되는 글쓰기에도 챗GPT가 적용되어 이를 활용한 글쓰기 내용 구상을 도움받기도 한다. 단, 애플은 이날 꾸준히 AI 관련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높은 수준의 안정성을 언급했다. 이에 시리가 문서나 사진과 함께 사용자의 질문을 ChatGPT로 보내기 전에 항상 먼저 이용자의 허락을 받는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에는 새로운 게임 모드가 적용된다. 모바일 기기에는 이날 발표를 통해 처음 도입됐지만, 맥에서는 macOS 소노마를 통해 이미 도입된 바 있는 기능이다.

활용 방식도 맥 버전과 유사하다. 맥에서 게임을 전체 화면으로 이용하면 자동으로 게임 모드가 활성화됐던 것처럼 아이폰에서도 자동으로 게임 모드가 활성화된다. 이때 팝업 모드가 뜨는데 이를 통해 게임 모드를 끌 수 있다.

게임 모드가 활성화되면 기기의 백그라운드 활동을 줄여 게임에 성능을 몰아주게 된다. 이에 더 일관된 프레임 레이트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다. 또한, 에어팟, 게임 컨트롤러 등 무선으로 접속된 액세서리의 반응도를 높여 게임에 보다 몰입할 수 있다.


한편 iOS 18에는 빈 공간을 만들거나 순서를 마음대로 조절하고, 앱과 위젯의 색조 효과를 넣는 등 홈 화면과 잠금 화면, 제어 센터의 보다 높은 수준의 사용자화가 가능해졌다.

iPadOS 18에는 계산기 앱이 추가된다. 계산기 앱은 단순히 기계식 공학만이 아니라 손글씨로 직접 수식을 입력하면 이에 따른 결과를 도출한다. 또 특정 값을 변화시키면 그 결과가 바로 적용되고 이를 곧장 그래프로 만들어주기도 한다.



macOS 세쿼이아에는 아이폰의 미러링 기술이 마침내 적용된다. 맥에 그대로 띄워진 아이폰 화면은 실제로 조작이 가능하며 키보드, 트랙패드, 마우스로 바로 조작할 수 있다. 아이폰에서 나오는 음악을 맥에서 들을 수도 있다. 또한, 맥에 바로 아이폰의 알림이 표시되기도 한다. 이렇게 아이폰이 미러링 형태로 맥과 연결되어 있는 동안 아이폰은 계속 잠겨 스탠바이 화면으로 표시된다. 맥에서 미러링을 이용하고 있다고 아이폰 화면이 노출되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강화된 게임 지원은 맥으로도 이어진다. 유비소프트의 프랜차이즈 신작인 '어쌔신 크리드: 섀도우스'가 출시될 예정이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내부 전쟁'도 맥에서 즐길 수 있게 된다. 이 외에도 '바이오하자드 7: 레지던트 이블', '바이오하자드 RE:2', '프로스트펑크 2', '팰월드', '스나이퍼 엘리트 4', '로보캅: 로그 시티', '컨트롤 얼티밋 에디션', '명조: 워더링 웨이브' 등이 메탈FX를 통한 업스케일 기술을 활용해 맥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일부 타이틀의 M3 칩을 통한 레이트레이싱도 구현된다.

새로운 OS는 현재 개발자 베타 버전으로 먼저 그 기능을 테스트할 수 있으며 추후 정식 지원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