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이라는 플랫폼에 있어서 타워 디펜스만큼 잘 어울리는 장르도 없을 것이다. 다양한 타워의 조합, 스테이지에 따라 달라지는 전력, 그리고 간단명료한 조작법에 이르기까지, 이만큼 찰떡궁합인 장르도 없다. '크레이지 디펜스 히어로즈(이하 CDH)'는 이러한 타워 디펜스 장르에 P2E 요소를 접목한 게임이다.
귀엽다, 단순하다, 그리고 재미있다
충실한 타워 디펜스로서의 재미
P2E 요소를 접목했다고 해서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캐릭터 NFT를 사야 게임을 즐길 수 있는 P2E 게임들도 있지만, 'CDH'는 캐릭터 NFT에 해당하는 카드 NFT를 사지 않아도 얼마든지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게임 플레이는 여러모로 충실한 편이다. 플레이어는 다양한 카드를 모아서 최적의 덱을 조합, 스테이지를 클리어해야 한다. 처음에는 아무렇게나 덱을 조합하고 배치해도 클리어하는 데 큰 문제가 없지만, 스테이지를 진행함에 따라 타워 배치부터 적의 특성까지 생각할 거리도 많아진다.
카드는 크게 타워, 마법, 영웅, 장비 네 가지로 구분된다. 타워의 종류는 다양하다. 범용적인 아처 타워부터 폭탄으로 광역 대미지를 입히는 해적 타워, 적을 기절시키는 올가미 타워, 갑옷을 관통하는 번개 타워 등이 존재하며,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적의 특성을 고려해 덱을 조합할 필요가 있다. 체력이 낮지만 많은 적이 나오는 스테이지라면 해적 타워와 같은 광역기 위주로, 갑옷을 입은 적이 나오는 스테이지라면 번개 타워를 쓰는 식이다. 물론, 고려해야 할 건 스테이지만이 아니다.
사용(배치) 회수에 제한이 있을뿐더러 타워를 배치하는데 소모되는 마나의 양 역시 저마다 다르기에 무조건 강력한 타워로 덱을 구성했다간 낭패를 볼 수도 있다. 핵심은 수중에 있는 타워를 어떤 식으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조합하는지다. 마법과 영웅, 장비 카드는 타워를 보조하는 역할에 가깝다. 타워를 빠져나간 적을 마법 카드를 써서 처리한다든지 영웅 카드나 아바타로 묶어두는 식이다. 마법이나 영웅 카드를 덱에 넣는다는 건 그만큼 타워를 뺀다는 것과 마찬가지이기에 당연히 이것도 덱을 짤 때 고려해야 한다.
초반에는 적이 오는 길 역시 하나밖에 없지만, 게임을 진행할수록 길 역시 늘어난다. 나중이 되면 서너 방향에서 적들이 오기도 한다. 카드를 업그레이드해 대비하는 한편, 효과적으로 배치해야 하는 이유다. 방심했다간 순식간에 방어를 돌파하는 적들을 볼 수 있다. 캐주얼한 디자인이지만, 마냥 쉬운 게임은 아니라는 의미다. 최적의 덱을 조합하고 효과적으로 타워를 배치하는 한편, 영웅과 아바타를 적절한 위치로 이동시키면서 공격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이처럼 'CDH'는 모바일 타워 디펜스라는 장르에 여러모로 충실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웹 브라우저 게임에 가까운 비주얼, 디자인은 좀 더 퀄리티가 높은 그래픽을 생각했다면 아쉬울 수 있지만, 그렇다고 마냥 흠잡을 정도도 아니다. 가볍게 즐기기 좋은 모바일이라는 플랫폼을 고려하면 무난하다고 할만하다. 카드 NFT가 필요없다는 점 역시 여러모로 강점이다.
꾸준히 한다면 누구나 벌 수 있는 P2E 요소
일퀘만으로는 한계가 명확, P2E의 핵심은 NFT
기본적으로 무료로 즐길 수 있는 P2E 게임들을 많지만, 일부는 NFT가 없으면 터무니없이 보상이 낮거나 다른 유저와 대전할 경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사실상 NFT를 강제하는 경우가 많지만, 'CDH'는 그런 면에서도 다소 자유롭다. 강력한 카드가 있다면 게임이 쉬워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없다고 해서 도저히 못 할 정도도 아니다.
코인을 채굴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게임 플레이만이 아니라 코인 채굴 역시 카드 NFT가 없어도 가능하다. 방법도 간단하다. 기본적으로 매일 꾸준히 게임을 하는 게 전부다. 일일 미션을 달성하는 것만으로도 '타워' 토큰을 얻을 수 있다. 터무니없을 정도로 얻기 쉬운 만큼, 당연히 얻을 수 있는 양은 적다.
맨 처음 얻는 타워 토큰은 1개에 불과하다. 이렇게만 보면 터무니없이 낮은 것 같지만, 'CDH'는 독특한 방법을 도입했다. 매일 할수록 토큰이 늘어나는 방식이다. 매일 n개씩 증가하는 방식으로 1일 차에는 1개, 2일 차에는 2개, 3일 차에는 3개로 증가한다. 코인을 채굴하려면 자연스럽게 꾸준히 게임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시간을 들이는 만큼 채굴하는 코인의 양이 증가하는 다른 게임과 비교하면 여러모로 제한적이지만, 가볍게 즐기는 것만으로 코인을 채굴할 수 있기에 부담도 적다. 장단점이 명확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좋은 카드를 얻었다면 파는 방법도 있다. 비싼 카드는 무려 140 USDC(한화 약 18만 원)에 달한다.
'CDH' 토크노믹스도 단점이 없는 건 아니다. 크게는 앞서 언급한 인게임 플레이로 얻을 수 있는 토큰에 한계가 있다는 점과 수익 실현을 위해 토큰을 빼기 위해선 반드시 카드 NFT를 사야 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P2E 게임에서 수익 실현은 게임의 양대 축인 만큼, NFT를 강제한다는 이 부분에서 불만이 생길법하다.
물론, 굳이 비싼 카드 NFT를 살 필요는 없다. 오픈씨 등에서 현재 거래되는 'CDH' 배틀 카드 가운데 가장 싼 건 28폴리곤(MATIC)으로 한화로는 4만 원 정도에 해당한다. 더욱이 NFT 특성상 언제든 자유롭게 다시 팔 수도 있으니 큰 단점이라고 하긴 뭣하다. 어디까지나 다소 불편한 정도다.
그럼에도 토크노믹스 관점에서 본다면 'CDH'의 수익성 자체는 그다지 높다고 할 수 없다. 어쩌다가 운 좋게 비싼 카드를 얻어서 판다는 걸 제외하면 인게임 플레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타워 토큰은 사실상 모든 유저가 같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 본다면 '덤'에 불과하다고 볼 수도 있다. 당연히 변동 폭도, 가격 자체도 매우 낮다. 변동 폭이 낮다는 건 긍정적이라고 볼 수도 있으나 가격 자체가 1타워 토큰당 5원 정도여서 마냥 좋게 볼 수도 없다.
정리하자면 'CDH'는 모바일 타워 디펜스를 즐기는 겸 가벼운 마음으로 P2E 또한 즐기고자 하는 관점에서는 나쁘지 않은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게임 자체도 가볍게 즐기기 좋고 토크노믹스 역시 그러한 게임성에 충실해 단순하다. 다만, 게임에 투자하는 만큼, 수익을 내는 P2E 게임이 아니기에 고수익을 내기는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