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기] LCK의 덩치가 커지면 좋아지는 것들
백승철 기자 (Bector@inven.co.kr)
보통 좋아하는 게임을 하다 보면 내 실력은 밑바닥에도 지하실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도, 대회 같은 거 꼭 챙겨 보게 되지 않나요? 저는 좀 그런 편이다 보니, 리그오브레전드(이하 롤)를 즐길 때부터 대회를 시청해왔습니다. 물론 그땐 직관을 간다거나 내가 좋아하는 팀 외에 타팀 선수까지 줄줄이 알고 있는 수준은 아니었지만요.
시대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한 해에 몇 번 없는 e스포츠 축제라고도 부를 수 있을 정도로 탈바꿈하였습니다. LCK의 규모가 커지면서 e스포츠 직관이 단순히 대회 시청의 목적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 전까진 약간 "내가 좋아하는 분야니까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걸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풀리지 않던 의문에 마침표가 찍혔습니다.
지난 4월 9일, '2023 LCK 스프링' 결승전이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되면서 우연히 바로 옆 잠실 야구장에서의 경기와 일정이 겹치게 되었습니다. 옷을 맞춰 입은 가족 단위의 그룹과 커플들, 아무리 봐도 친하지 않은 두 사람인데 특정 팀을 응원하기 위해 연락하여 모인 사람들 등, 야구 관람객과 유니폼만 다를 뿐 대중적인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 몸소 체감되어 묘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뿌리는 분명 결승전이라는 대회 관람에서 시작되었지만 리그 주최 측의 다양한 시도, 그리고 협업하는 브랜드와 함께 LCK를 사랑하는 팬들을 위해서 무엇을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한 흔적들이 느껴지는 협력사 부스까지. e스포츠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덕택에 LCK 결승전은 매 시즌 축제와도 같은 분위기입니다. 매 시즌 결승전에 취재 차 움직이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팬들의 니즈를 고민한 흔적과 그 퍼포먼스가 돋보였던 곳은 HP OMEN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개인 취향에 따라 경험이 더 좋았던 공간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제한된 공간과 짧게 주어진 시간을 활용하여 LCK를 사랑하는 팬들이 거부감 없이 HP OMEN 제품과 브랜드에 대해 알게 되는 그 자연스러움이 좋게 느껴졌습니다. 온라인을 통해서는 LCK 결승전 티켓을 이벤트 경품으로 걸기도 했고, 오프라인에서는 축제의 필수 요소 중 하나인 팬 사인회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매 시즌 갈 때마다 사람이 끊이지 않더라고요.
HP OMEN을 비롯하여 다양한 LCK 협력사의 부스들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메인 협력사인 우리은행을 비롯하여 게이밍 주변기기 전문 기업인 로지텍, 게이머의 인공눈물을 책임지는 중외제약, 구경에 지친 팬들을 위해 나타난 몬스터까지. 과장 하나 안 보태고 10시쯤 도착하여 경기 시작 전인 15시까지 구경했는데 뭔가 시간이 좀 아쉽더라고요. 특히 결승전 주인공인 티원과 젠지의 팀 부스는 사람이 너무 많아 구경도 제대로 못할 정도였습니다. 물론 경기장에 입장하는 순간 너무나도 많은 관람객 숫자에 압도되어 아쉬움이 날아가긴 했습니다.
재작년부터 어떻게 하다 보니 LCK 결승전에 계속 가게 되었는데 매번 갈 때마다 보고 즐길 것들이 늘어나서 행복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이대로 쭉 우상향했으면 하는 마음도 생기더라고요. 이제는 봄과 여름, 그리고 가을의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LCK의 결승전 현장을 사진으로 담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