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선거 앞둔 모디 총리, 게임&e스포츠 산업 강조
이두현 기자 (Biit@inven.co.kr)
인도 모디 총리와 게이머 간담회가 13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됐다. 간담회는 지난 4월 11일 인도 총리 관저에서 이뤄졌다. 간담회에 참여한 인도 게이머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발로란트', '마인크래프트', '하스스톤' 등 다양했다.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나 수준도 e스포츠 대회 우승자, 크리에이터, 스트리머 등 다양하게 구성됐다.
인도 정치계에서는 모디 총리가 '로크 사바' 선거를 앞두고 청년 세대의 표심을 잡기 위한 행보로 분석한다. 양원제인 인도에서 로크 사바는 하원에 해당한다. 이번 로크 사바 선거는 4월 19일부터 6월 1일까지 진행된다. 로크사바는 인도 유권자가 9.7억 명, 투표소가 100만 곳 이상이어서 민주주의 세계 최대 이벤트로도 여겨진다. 인도는 의원내각제여서 여당이 승리하면 모디 총리가 재집권할 수 있다.
이번에 모디 총리가 게이머를 만난 것은 비공식 선거 운동으로 평가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인도 평균 연령은 27세, 인구 47%가 25세 미만이다. 인도 게이머 수는 4.4억 명으로 추정된다. 모디 총리가 여당 승리를 위해 젊은 세대의 표심을 잡을 수 있는 게임을 공략했단 설명이다.
모디 총리는 간담회에 참석한 게이머들에게 "게임과 도박이 동일시되는 딜레마를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인도에서 게임은 'RMG'도 일반적이다. RMG(Real Money Gaming)는 실제 돈이 오가기 때문에 종종 '갬블링'과 '일반 비디오 게임'이 '게임'이란 단어 하나에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인도 내에서는 e스포츠를 얘기하기 위해 '게임'을 꺼냈는데, 'RMG'가 연상되어서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일부 발생한다.
한 참석자는 RMG와 e스포츠는 분명하게 구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스포츠는 기존 체스와 비슷한데, (RMG와 달리) 정신적인 능력과 육체적인 능력이 필요한 분야라고 모디 총리에게 설명했다. 설명을 들은 모디 총리는 자신에게 이메일을 보내 종종 조언을 해주고, e스포츠 산업에 해결이 필요한 문제가 무엇인지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애니메시 아르가왈 S8UL 스포츠 공동창립자는 모디 총리에게 아직 인도 e스포츠 산업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부가 규제보다는 지켜봐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젊은이들에게 무한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e스포츠 산업에 규제를 가하는 것은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며 "'게임'의 미묘한 차이를 이해하고, 모디 총리가 국가적 과제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인도 게임산업이 미국이나 유럽 등 서구권과 비교해 얼마나 자체 개발 능력이 있는지 관심을 보였다. 이어 앞으로 인도 어린이들이 게임에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 콘텐츠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봤다.
간담회 이후 애니메시 아르가왈 대표는 인도 현지 매체에 "총리와 인도 e스포츠 산업 발전을 논의한 것은 정말 영광이었다"라며 "개인적으론 e스포츠 업계의 미묘한 차이에 대해 모디 총리가 이해하고 있는 것을 보고 경외심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SNS를 통해선 "모디 총리의 비전은 앞으로 인도 게임 산업에 혁신을 일으킬 것이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한편 간담회에 참석한 게이머들은 모디 총리에게 'NAMO OP'라는 게이머 닉네임을 지어줬다. 모디 총리도 앞으로 게이머라는 의미에서다. NAMO는 모디 총리 이름(Narendra Damodardas Modi)을 뜻하고, OP(OverPowered)는 게이머들 사이에서 압도적으로 강하단 의미로 쓰인다.
인도 게임업계 관계자는 "인도 게임산업이 사회적인 관심을 받으며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경험하는 시기에 간담회가 진행됐다"며 "모디 총리의 관심이 게임업계에 긍정적인 활력을 제공해 잠재력을 강화시켜줄 것이다"라고 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