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게임을 말할 때 이야기하는 많은 기준이 있지만, 판매량만큼 명확하게 그 성공의 크기를 설명할 수 있는 지표가 있을까? 그렇기에 높은 판매고, 혹은 기대 이상의 판매량 수치는 팬들은 물론 게임사에게도 중요한 기록이다.

이번 주에도 기록적인 수치들이 게임 업계에 새롭게 기록됐다. 시리즈 누적 2억 장을 바라보는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2021년 주요 매체로부터 한 해 최고의 게임으로 꼽힌 잇 테익스 투 등 다양한 게임들의 이름을 올렸다.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 1억 9,500만 장

파이널 판타지는 1987년 첫 작품 출시 이후 일본을 대표하는 RPG를 넘어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프랜차이즈가 됐다. 벌써 16번째 넘버링 타이틀이 PS5 출시 이후 PC로까지 이식됐고, 다양한 외전을 포함해 수많은 타이틀이 전개됐다. 온라인 타이틀 역시 주요 게임 시상식에서 최고의 멀티플레이 게임으로 뽑힌 바 있다.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는 누적 1억 9,500만 장 판매를 돌파했다. 지난해 11월 1억 8,500만 장 돌파를 알렸으니 약 1년 사이에 천 만장이 팔린 셈이다. 이르면 내년에는 2억 장 판매 소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잇 테익스 투 - 2,000만 장

요제프 파레스는 인상적인 코미디 영화 깝스의 감독으로 이름을 먼저 알렸지만, 이제는 게임 개발자로 더 익숙한 인물이다. 스타브리즈와 함께 개발한 브라더스를 시작으로 어 웨이 아웃, 잇 테익스 투까지 협동의 묘미를 살린 게임플레이는 그와 헤이즈라이트 스튜디오를 대표하는 특징이다.

그중에서도 잇 테익스 투는 단순히 인상적인 게임 플레이만이 아니라 작품성과 흥행, 양쪽 모두를 잡은 게임으로 기억되고 있다. 실제로 2021년 출시 당시 수많은 매체로부터 올해의 게임으로 꼽혔고, 게임 판매도 계속해서 이루어졌다. 그리고 10월 17일, 판매량 2,000만 장을 돌파하며 잘 만든 작품이 얼마나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바이오 하자드4: RE - 800만 장

바이오하자드4는 호러 어드벤처로서의 정체성이 강하던 바이오하자드에 3인칭 슈터로서의 특징이 강화된 액션을 선보이며 시리즈의 큰 변화를 보여줬다. 이번 게임은 그 리메이크작이다. 바이오하자드2, 3가 각각 리메이크되면서 이 4편의 플레이 스타일을 따르기도 했고, 리메이크 타이틀 외에도 수많은 게임이 바이오하자드4의 영향을 받기도 했다.

바이오하자드2: RE의 훌륭함, 바이오하자드3: RE의 아쉬움이 있었기에 4편의 리메이크는 기대와 걱정이 섞여 있었는데 실제 출시된 게임은 호평이 가득했다. 출시 당일 판매량도 많았는데 이후로도 꾸준히 판매가 이어졌고 16일 800만 장 돌파 소식이 전해지며 추후 천 만장 판매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워해머 40k: 스페이스 마린2 - 450만 장

스페이스 마린2는 여러모로 아쉬운 작품이 공존했던 워해머 프랜차이즈 중에서도 근래 손으로 꼽히는 훌륭한 만듦새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전작 역시 많은 팬에게 직접 조작 가능한 스페이스 마린의 액션 전개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지만, 평가 자체는 평범한 편이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여러 면에서 큰 개선이 이루어지고, 서비스를 맡은 포커스 인터랙티브 역시 대대적으로 4A급 게임을 지향하며 기대를 모았다. 관심 많이 받았던 스페이스 마린이 2개월 동안 120만 장이 판매됐는데 비슷한 기간 스페이스 마린2는 450만 장을 팔며 더 높은 관심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드래곤볼 스파킹! 제로 - 300만 장

훌륭한 IP의 가치는 이제는 따로 말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모두가 알고 있다. 하지만 드래곤볼 스파킹! 제로의 성과를 보면 다시 한 번 그 IP의 가치라는 걸 깨닫게 한다. 드래곤볼 스파킹! 제로는 16년이나 지나버린 스파킹 시리즈의 신작, 그리고 비교적 유저 유입이 어렵다고 평가받는 대전 액션 장르로 출시됐지만, 무려 하루 만에 300만 장을 판매하며 프랜차이즈의 건재함을 입증했다.

더 놀라운 기록은 동시 접속자다. 스팀 기준 11만 명의 동접수를 기록, 모탈 컴뱃, 스트리트파이터, 철권 등 글로벌 인기 대전 격투 게임들보다 높은 숫자를 기록했다.


메타포 리판타지오 - 100만 장

메타포 리판타지오는 진여신전생, 페르소나 시리즈로 일본 RPG 제작사로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아틀러스의 신작이다. 특히 가지고 있는 프랜차이즈의 확장에 집중하던 아틀러스의 완전 신규 IP라는 점도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전투 시스템이나 분위기, UI 등이 기존 진여신전생과 그 파생작들의 분위기와 비슷하다는 평가도 많았다.

다만, 이러한 평가는 작품에 득이 된 것으로 보인다. 게임은 익숙함 속에서 새로운 것을 효과적으로 그려내며 팬들에게 제대로 그 세계를 어필했다. 전문가, 유저 평점 모두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출시 당일에만 100만 장을 팔았다.


사일런트 힐2 리메이크 - 100만 장

바이오하자드만큼이나 호러 팬들의 신작 요청이 많았던 게임. 하지만 바이오하자드와 달리 한동안은 신작 소식이 없었던 게임. 바로 사일런트 힐이다. 블루버 팀의 주도 하에 개발된 이번 리메이크는 시리즈 중에서도 사실상 사일런트 힐 세계를 완성한 2편의 리메이크로도 관심이 컸다.

하지만 블루버 팀은 개발하는 작품 간 평가가 크게 요동치는 등 균일한 게임 완성도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에 사일런트 힐2 리메이크에 대한 우려도 있었으나 정식 출시된 게임은 기대 이상의 만듦새로 좋은 경과를 내보였다. 코나미는 17일 공식 발표를 통해 출시 3일 만인 11일 100만 장을 돌파했다고 밝히며 사일런트 힐 시리즈 부활을 알렸다.


유니콘 오버로드 - 100만 장

위 게임들은 출시 일주일도 되지 않아 기록한 100만 장을 유니콘 오버로드는 무려 6개월 만에 달성했다. ‘겨우’라고 평가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이 100만 장은 개발사 바닐라 웨어에게는 매우 큰 성과다.

50명이 채 되지 않는 작은 규모. 돋보이는 장인정신에 매력적인 플레이를 자랑하지만, 흥행과는 거리가 있는 게임 스타일로 바닐라웨어는 이름값에 비해 판매량은 낮은 회사였다. 하지만 전략 RPG의 특징을 살린 팀 구성과 콘텐츠 구성은 큰 호평을 받았다. 드래곤즈 크라운이 이식판까지 더해 100만 장을 팔았던 걸 생각하면 스팀 발매 없이 달성한 유니콘 오버로드의 100만 장은 더욱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