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25주년. 와노쿠니에서의 이야기를 모두 끝내고 이제는 밀짚모자 일당의 최종장을 향해 달려가는 원피스. 시리즈 전체를 되돌아보기에 이토록 적합한 시기는 찾기 어려울 테고 팬들의 요청에 RPG로 다시 선보이는 이야기도 그럴듯한 타이밍이다. 그렇게 선보인 원피스 오디세이는 몇몇 아쉬움에도 원피스라는 방대한 이야기의 추억을 되돌아보기 충분한 타이틀이다.
게임명: 원피스 오디세이 | 개발사: ILC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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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링크: 메타크리틱 페이지 / 오픈크리틱 페이지
이 편의성, 2023년 출시작이 맞습니까
원피스 오디세이의 가장 큰 적은 부족한 편의성이 야기한 이탈이다. 다짜고짜 게임의 가장 큰 단점을 읊고 시작하는 건 그 이탈이 본격적인 게임의 재미가 붙기 직전인 초반에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게임의 전체적인 분량이 풍부한 편이라 초반이라고 그저 10~20분 정도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어찌 보면 빠른 이동 시스템이 등장하는 예닐곱 시간 정도 즈음도 이 편의성 부족에 따른 불만이 게임의 재미를 웃도는 구간에 전체 플레이타임 상으로도 비교적 '초반'일뿐이다. 근래 극단적으로 짧은 템포를 자랑하는 게임들과 비교하면 게임 전체 분량을 넘어설 수준이니 이 구간이 얼마나 버거운 구간인지를 짐작하게 한다.
편의성 부족은 전체적으로 맵의 크기와 퀘스트 동선부터 이동 방식, 속도, 이동 과정에서의 아이템 수급, 그리고 그걸 가능하게 하는 리더 변경 등 필드 위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행동 전체에 걸쳐있다.
게임이 스토리 기반의 RPG인 만큼 전투, 원작의 여러 캐릭터와의 조우와 새로운 이야기들이 핵심 요소로 그려진다. 하지만 원작 속에서 몇 화 정도만 다뤄진 다양한 지역을 구현한 맵은 게임을 진행할수록 복잡해지고 커진다. 그렇기에 플레이어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게 이 필드 위다.
그런데 전체적인 이동 속도가 그 맵의 크기를 따라가지 못하는 분위기다. 원피스 오디세이의 개발사 ILCA가 드래곤 퀘스트11을 개발한 곳이니만큼 전체적인 분위기나 그래픽, 이동 연출, 맵 구현 등은 드퀘를 곳곳에서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초반부터 말 이동이 가능한 드퀘와 달리 원피스 오디세이는 느린 걸음으로 필드 곳곳을 오가야 한다. 달리기 기능이 있지만, 그마저도 속도감 높은 여러 일본식 3D RPG보다 확연히 느린 움직임을 보인다.
느린 이동속도가 맵의 전체적은 규모에 걸맞다면 조금 답답할 뿐 실제 게임 플레이 시간 자체에 패널티는 적을지 모른다. 원피스 오디세이는 방대한 필드 위를 돌아다녀야한다. 맵 곳곳에 물음표로 가득한 형태도 아니라 몇몇 서브퀘스트를 제외하면 대개는 나아가야 할 길이 정해져 있는 방식이기도 하다.
즉, 느린 속도로 잘못된 길에 들었을 때, 무언가 새롭게 탐험하거나 획득할 요소보다는 잘못된 길을 돌아가야 하는 경우가 훨씬 많은 셈이다. 그리고 그때는 다시 그 느린 이동 속도로 되돌아가야 한다. 게임 구조와 느린 이동 속도와의 적합함이 그만큼 떨어진다는 소리다.
이동 만큼이나 맵 위에 존재하는 여러 퍼즐, 아이템 획득 역시 불편함에 빛이 꽤 바랬다. 밀짚모자 일당은 저마다 각자의 필드 능력이 존재한다. 우솝은 새총으로 손이 닿지 않는 곳의 아이템을 맞춰 떨어트리고 조로는 칼로 그냥은 부술 수 없는 상자를 벨 수 있다.
이러한 특수 행동은 필드 위에서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리더 캐릭터여야만 발동할 수 있다. 필요 상황에 따라 캐릭터를 그때그때 바꿔야 하는데 이때마다 약간의 암전 로딩이 맥을 끊는다. 그렇다고 바꾼 캐릭터마다 활용도가 높은 것도 아니다. 조로나 좁은 통로를 지날 수 있는 쵸파는 그마나 활용할 수 있는 공간에서 캐릭터 변환 안내창을 내준다. 반대로 맵 위에 평소 보이지 않던 아이템 위치를 밝혀주는 식의 이점을 가진 나미, 상디 등은 계속 리더로 유지해야 그 이점을 챙길 수 있다. 물론 아이템 위치를 목소리로 알려주기는 하지만, 그 근처를 지날 때뿐이다.
고무고무 팔을 뻗어 먼 거리 아이템을 획득하고 필드 곳곳의 이동 구역을 빠르게 넘나들 수 있는 능력은 루피의 고유 능력이다. 남들은 상자 깨고, 줍고에 수초 걸릴 일을 루피면 먼 거리에서 1초도 채 걸리지 않는다. 결국, 리더로서 루피가 가진 이점이 너무 많아 나미나 상디를 계속 리더로 두기 어렵다. 돈이나 아이템을 얻는 능력 자체야 있으면 좋지만, 그것보다는 조금이라도 답답한 이동 구간을 줄이는 루피가 선호되고 잔로딩에 자주 바꿔가며 플레이할 여력도 남지 않는다.
또 이동 자체가 느린데 먼 거리를 스토리상의 이유로 굳이 왔다갔다하도록 만든 구간이 유독 많은 편이다. 여기에 일부 핵심 스토리와 이어지는 구간부터 몇몇 이벤트 등에서는 빠른 이동이 해금된 상태에서도 해당 기능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쓸데없이 아무 이벤트 요소도 없는 먼 길을 느린 걸음으로 두세 번 오가면 게임 애정이 푹 식어버린다.
JRPG 특유의 던전 탐험과 퍼즐, 악마의 열매 능력을 만나다
여러 불편 요소들이 플레이어를 괴롭히지만, 빠른 이동이 열리고, 전투 기술이 다양해지고, 필드 위 탐험 요소들이 다채롭게 구현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게임의 몰입감이 살아나기 시작한다.
게임의 여러 구성과 시스템을 설명하는 초반 구간을 지나면 필드는 수평적인 확대를 넘어 3차원으로 꽤 복잡하고 구성된다. 이는 앞서 언급한 ILCA의 드퀘11과 유사하다. 다만 앞서 언급한 대로 다양한 캐릭터의 필드 위에서의 능력이 활용할 수 있는 요소 쓰이는 만큼 필드를 보다 복잡하게 구성하는 게 가능해졌다.
고무고무 능력으로 팔을 뻗어 이동할 수 있는 먼 공간, 쵸파로 이동하는 좁은 길, 조로가 여는 철문 등을 활용한 맵 기믹은 숨겨진 장비,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 비밀 공간 구현과 함께 맵 탐험 요소가 됐다.
여타 액션 어드벤처와 달리 점프로 타고 넘거나 제한된 덩굴을 사다리처럼 쓰는 걸 제외하면 암벽 등반 같은 요소도 없다. 제한된 이동 능력과 필드 기술을 활용해 퍼즐 요소를 풀어내는 셈인데 맵이 한정되어 있는 형태인 동시에 개방적으로 활용하는 식이다.
서브 퀘스트 대신 메인 퀘스트 중심으로 이야기를 구성하는 것도 고전적인 일본식 RPG를 선호하는 플레이어에게 익숙하게 그려진다. 퀘스트가 꼬리에 꼬리를 이어 다양하게 확대되는 오픈 월드식 퀘스트 구조는 어디까지나 플레이어가 다양한 공간을 탐험하고, 그 장소를 방문하도록 유도하는 목표 역시 가진다.
원피스 오디세이는 캐릭터 게임으로서 기본적인 플롯 진행에 중점을 두고 여기에 맞춘 진행이 핵심이 된다. 쓸 데 없는 탐험보다는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걸 우선한다. 부가적인 이야기가 메인 줄기 이상으로 매력적일 필요도 없고, 맵 탐험 역시 제한된 내용 안에서 풀어내거나 발견하는 퍼즐에 가깝다.
그렇기에 서브 퀘스트들은 원피스 세계를 확장해주거나, 특별한 기술과 아이템을 얻기 위한 부가적인 목표에 맞춰진다. 지역 여기저기 퀘스트 마크를 맵 위에 찍어놓지 않은 이유기도 하고, 그게 게임의 목적과도 잘 어울리는 편이다.
대신 메인 줄기 이야기가 빅 맘을 만난 후, 홀케이크 아일랜드 이후의 밀짚모자 일당이 '기억'이라는 형태로 과저 지역을 다시 탐험하는 식으로 그려졌다. 이에 원작의 이야기와는 꽤 많은 추가 요소가 담겼다. 알고 있던 내용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만큼 때때로 그 이야기가 늘어진다는 느낌이 없지 않다. 더불어 원작 구현이 그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완벽한 오리지널 스토리를 다루는 것도 아니다.
이야기는 큰 틀안에서 원작 구현에 '만약'이라는 오리지널리티를 더했다. 오리지널 스토리가 근래 큰 성과를 내지 못했고, 반대로 여러 작품에서 기존 주요 스토리아크를 재현한 만큼, 절충안을 내놓은 셈이다.
쉽지만, 때로는 재미 느낄 전투와 개성
RPG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전투는 파고들수록 재미를 갖춰 풀어나가는 재미가 있다. 그게 모든 전투에서 효과적으로 이루어지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노가다' 쯤으로 불리는 반복 플레이, 레벨 그라인딩은 고전 RPG에서는 필수 요소였고 콘솔 RPG의 플레이타임을 증가시키는 핵심 요소였다. 하지만 불필요한 레벨 그라인딩이 사장되는 분위기 속에서 원피스 오디세이도 자동 전투, 배속 플레이를 게임에 포함시켰다.
여느 모바일 게임이 그렇듯 자동 플레이를 통한 전투를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용어는 원피스 오디세이에서도 통한다. '자동으로 플레이할 수 있지만, 직접 플레이하면 더 효율적'이라는 문구 말이다. 실제로도 캐릭터마다 존재하는 3가지 상성에 따라 공격, 피격 피해량이 크게 달라진다. 원작에 등장한 바 있는 여러 기술 역시 상황에 맞춰 사용하면 더욱 효율적인 자원 관리가 가능하다.
이러한 수동 전투의 효율성을 차치하더라도 전투 난이도는 상당 부분 낮게 이루어져 자동 전투만으로도 충분히 진행할 수 있다. RPG의 핵심 요소인 전투의 많은 부분이 플레이어의 개입 없이 이루어지게 됐다.
대신 에어리어를 활용한 전투 자체의 재미는 충분히 살아있다. 원피스는 보통 밀짚모자 일단 전원이 동시에 같은 적과 싸우는 일이 적다. 수많은 중간 보스, 간부들을 일당 하나, 혹은 둘이 서로 상대한다.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전투가 일어나는 식인데 게임에서는 이걸 에어리어로 구현했다.
개발진이 언급한 바대로 각각 구분된 에어리어 안에서는 기본적으로 그 에어리어에 있는 적만 상대할 수 있다. 이런 에어리어가 전투에 참여하는 4명의 캐릭터마다 따로, 혹은 한곳으로 모일 수 있다. 또 에어리어 안의 적을 여럿 공격하거나, 단일 대상의 공격을 다른 에어리어 적에게, 혹은 여러 에어리어의 적을 함께 공격하는 등 스킬에 따라 공격 방식이 다채롭게 나뉜다.
여기에 행동을 하지 않은 캐릭터는 비교적 자유롭게 위치를 바꿀 수 있다. 전투에 참여하지 않은 캐릭터와 교체하는 것 역시 큰 제약이 없다. 상성에 따른 피격, 공격 피해 편차가 많게는 3배 가까운 피해를 내기에 이러한 캐릭터 상성, 에어리어의 활용이 중요해진다.
드라마틱 신 역시 전투 난이도를 적절하게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전투 돌입 시, 혹은 전투 중간 무작위로 발생하는 드라마틱 신은 특정 적이 강력해지거나 아군이 상태 이상에 걸리고 특정 턴 안에, 혹은 아군 격파 전에 해결할 목표를 제공한다.
보통은 상성 따위는 무시하고 자동으로 돌릴 수 있지만, 드라마틱 신에서 강력한 적이 역상성으로 에어리어에 배치되면 단단한 캐릭터도 공격 두 번 정도에 전투 불능 상태가 되기도 한다. 클리어 후 주는 경험치 역시 수배 이상 차이나니 무조건 도전적으로 플레이할만 하다.
스킬로 회복 수단을 가지는 캐릭터가 쵸파인데 모든 캐릭터의 스킬 활용에는 적을 일반 공격으로 가격할 때 얻을 수 있는 TP가 소모된다. 전투 불능을 회복시키는 데에는 더 큰 제약이 따른다. 마냥 자동으로 돌리고 드라마라도 보면서 게임하다보면 어느 순간 체력이 다한 캐릭터들을 볼 때도 있다.
상성, 스킬 활용을 위한 공격 배치, 적의 공격 순서, 드라마틱 신, 그리고 스킬 활용 등에 여러 재료를 조합해 만드는 요리의 활용도 높아진다. 초반에야 아이템 자체가 가지는 소소한 회복, 상태 이상 회복 정도로 충분하다. 하지만 아군 전체의 최대 체력이 높아지고 여러 상태 이상이 복합적으로 발동되는 중반부터는 이 미리 만든 요리를 만들고 활용하는 식의 플레이도 고민해야 한다.
전투는 전체적인 난이도는 낮고 광역 기술 효율 탓에 일부 스킬만이 쓰이긴 한다. 대신 여러 방식으로 고민할 여지가 있어 원작 스킬 활용과 함께 이래저래 즐기며 플레이할 수준을 맞췄다.
특징 살린 3D는 굿, 기억 기반 스토리는 글쎄
원피스와 함께 수많은 게임화로 높은 인기를 얻어온 드래곤볼. 최근 차세대 버전까지 낸 드래곤볼Z 카카로트 역시 만화를 기반으로 셀 셰이딩을 적극 활용한 작품이다. 다만, 전체적인 인물 구현에서는 그 느낌이 크게 다른데 그 다름이 각각의 원작 특징을 잘 살리는 방향으로 구현됐다는 걸 플레이한다면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드래곤볼 Z 카카로트를 비롯해 셀 셰이딩을 활용한 작품 중 높은 평가를 받는 작품들은 외곽선을 굵게 잡아나가 애니메이션에 가까운 모습을 구현하고자 한다. 특히 적당한 인체 비례에 사실적인 모습을 추구하는 만큼 거친 만화적 연출을 구현하는데 집중한다.
원피스 오디세이 역시 셀 셰이딩을 활용해 캐릭터를 구현했지만, 근육 하나하나까지 선을 살리는 방식과는 다르게 구성됐다. ILCA의 드퀘11과 비슷하지만, 그보다는 더 굵직하게 캐릭터를 깎았다. 대신 앞선 게임들과 달리 표정 자체를 자유롭게 구현할 수 있도록 얼굴 선을 빼고 그림자, 음영을 활용한 인물 연출에 집중한다.
만화, 그리고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캐릭터들은 때때로 인체 비율을 극단적으로 변형시키고 만화이기에 가능한 과장된 표정을 강조한다. 비교적 자연스러움을 강조한 원피스 오디세이의 그래픽 덕에 과장됨이 만화적 만듦새를 유지하는 동시에 부담감으로 다가오지 않는 수준에서 구현될 수 있었다.
여기에 배경이나 지형지물 역시 필요에 따라서는 선을 구분해 3D 안에서 캐릭터와의 위화감을 없앤다. 전체적인 최적화 역시 부담 가는 수준은 아니라 RTX 3080에서는 남아도는 넉넉한 프레임으로, 스팀 덱에서 40프레임 내외로 플레이가 가능할 정도였다.
캐릭터 게임으로서 그래픽이 강점을 가지는 부분이라면 스토리 진행은 아쉬움이 퍽 남는다. 와플드라는 오리지널 지역을 중심으로 알라바스타, 워터세븐 등 그간 지나쳐온 여러 지역을 다양하게 담아내고 있지만, 많은 주역 인물들이 NPC, 혹은 얼굴 한번 제대로 드러내지 않은 채 진행된다.
굵직한 이야기를 제외하면 소소한 진행은 원작 내용에 변화를 가져다주는 내용들의 추가로 이루어진다. 이는 원작과는 다른, 새로운 인물들과의 이야기로 구성되지만, 매력적인 신규 캐릭터가 아니라 병사 A, 상인 B, 해군 C 등 똑같은 얼굴이 맵 곳곳에 존재하는 복제 NPC와의 대사 정도에 그친다.
앞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한 오리지널, 이미 활용된 주요 이야기 재현 사이에서의 결정 자체는 그럴듯하다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 목표 자체를 구현하기 위한 짜임새가 부족해 원작 재현을 기대한 이들도, 새로운 이야기를 만나고 싶은 이들도 만족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수준이 되어버렸다.
핵심 인물들과 원작 이야기 전개를 기대한다면 아쉬울 법하다. 대신 원작에서 깊게 다뤄지지 않은 여러 장소를 찾아다니고, 돌아다니는 쪽을 선호한다면 충분히 새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야기 역시 단순히 원작 재현이 아니라 밀짚모자 일당에서 과거를 다시 체험하는 만큼, 이미 떠난 인물들과의 조우를 새로운 관점에서 체험할 수 있다.
만화 IP를 활용한 게임. 나아가 그럴듯한 하이 프로덕션 밸류 3D JRPG라는 기준에서도 원피스 오디세이는 준수한 평을 내릴 만한 게임이다. 오히려 IP 활용이라는 부분에서의 선택과 편의성이 그러한 장점을 일부 가린다 싶을 정도로 말이다.
물론 스토리 구성의 단점과는 별개로 원피스라는 세계 자체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방법까지 잊은 건 아니다. 만화 원피스가 가지는 유쾌한 연출, 캐릭터 간에 일본 만담에서 이루어지는 '보케'와 '츳코미'의 역할 분배를 활용한 개그, 원작 팬들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소소한 이벤트와 오마주 등으로 앞선 부족함을 채운다.
기존 액션 게임이 주는 일대다의 격파의 호쾌함에 기대는 게임, 혹은 많은 해적, 해군과의 조우를 기대한다면 조금은 밋밋하고 늘어지는 느낌을 받을 지 모르겠다. 대신 원피스라는 세계 안에서 조금이나마 더 깊은 상호작용을 그린다면 원피스 오디세이는 만화책 재정독을 대신할, 25주년에 걸맞은 훌륭한 대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