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내 가슴에 들어앉은 샐리. 꼭 구해서 내 여자로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샐리도 여자라고 나의 손길을 자꾸 피했다. 어째서 여자들은 전부 나의 관심을 싫어하는 하는 것일까! 고민 끝에 답은 거울에 비친 나의 얼굴 팀이 약해서라는 결론을 내렸다.

팀을 강력하게 만들기 위해 인고의 세월을 보냈다. 참고 참았다. 온갖 유혹을 견디고 참으며 루비 150개를 모았다. 그리고 첫 번째 가챠를 단행했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사전 등록 코드로 받은 어쌔신 브라운을 포함해 무려 3개의 6성이 포함된 팀을 만들었다. 이렇게 운이 따르는 것은 샐리가 나한테 쌀쌀맞게 구는 거 같아도 내심 날 기다리고 있는 것이 틀림없으리라.

샐리가 눈앞에 있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기대는 순식간에 무너졌다. 150 스테이지를 돌파하자 한 판 한 판을 지나기가 너무 힘들어졌고, 아이템과 친구를 동원하고도 클리어하지 못하는 스테이지가 태반이었다. 6성에 레벨업까지 충실하게 한 나의 팀이 쓰러져가는 모습을 보면서 절망했다.

▲ 강력한 적들아! 가슴은 치지마. 이 안에 샐리 있단 말야.


시간과 정성과 노력을 들여도 나의 한계는 여기까지였다. 다른 남자의 말에 웃고 있을 샐리를 생각하니 자꾸만 결제 버튼에 손이 갔다. 결제하면 샐리의 전 애인만 될 수 있다는 8성이 될 수 있다는데... 아니다. 샐리는 그렇게 속물적인 여자가 아닐 것이다. 나의 진심과 정성과 노력을 알아 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시 도전한다고 생각하고 아이템 사용 타이밍을 조절해보고, 강력한 레인저를 보유한 친구도 소환해보고, 미네랄 레벨업 시기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해봤다.

하지만 안됐다. 샐리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었다. 심호흡하고 지금까지 실패 영상을 돌려봤다. 그리고 문제를 발견했다. 지금까지 일말의 고민도 없었던 팀 구성이 패인이었다. 단순히 내가 가진 레인저 중 가장 많은 별을 가진 레인저로 팀을 짰기 때문이었다.

패인을 단정하자 지금껏 보이지 않던 부분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내가 구성한 팀은 철벽을 치고 있는 스테이지를 돌파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조합이었다. 백을 좋아하지 않는 그녀에게 아무리 백을 주고, 장미꽃을 좋아하지 않는 그녀에게 꽃으로 환심을 사려는 것과 같았다. 광역 공격을 퍼붓는 적을 상대로 근접 레인저만 한가득 편성했으니 나의 팀은 배겨낼 재간이 없었다. 그렇다. '밸런스'가 완전히 깨져 있었던 것이었다.

▲ 패배하고 좌절할 때, 그리운건 그대인가 그 때인가


내가 하는 게임 방법은 근본부터 잘못되어 있었다. '라인 레인저스'는 전략 디펜스 장르를 표방하는 게임이다. '라인 레인저스'는 캐주얼 디펜스 게임이라고 단순히 생각하기에는 의외로 전략이 많이 필요하고, 라인 관리나 유닛의 업그레이드도 꾸준히 해줘야 한다. 단순히 라인 캐릭터들의 인기에 편승한 게임이 아니라 캐릭터와 전략 그리고 조합이 내는 좋은 콘텐츠를 가진 게임이라는 사실을 별에 눈이 멀어 잊고 있었던 것이다.

'라인 레인저스'의 각 스테이지에는 다양한 공격 방식과 패턴을 가진 적들이 등장한다. 강력한 단일 공격으로 체력형 레인저에게 향 냄새를 맡게 하는 스테이지가 있기도 하고, 넓은 범위에 피해를 주는 광역 공격을 부단히 사용하는 스테이지도 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조합을 무시하고 어마어마한 능력치로 무장한 8성 레인저로 도배한 팀으로 밀어붙이는 방법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 방법은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결국, 각 스테이지에 알맞은 전략을 세워 공략하는 방법을 세워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다.

▲ 스테이지를 분석하지 않으면 체력형 님도 그 강을 건너게 된다.


스테이지별 공략의 핵심은 바로 '팀 구성'이다. 스테이지를 분석해 적들의 패턴을 파악, 그에 맞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나처럼 난무하는 광역공격 속에 뚜벅뚜벅 걸어가다가는 샐리의 비웃음만 사게 될 것이 틀림없다. 적재적소에 팀을 투입하기 위해서는 우선 레인저의 타입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레인저들의 타입은 공격형, 체력형, 스피드형, 밸런스형, 범위형, 지원형 총 6종으로 나뉘며 레인저 상세 정보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격형은 강한 공격력을 가지 대신 비교적 낮은 체력을 보유하고 있다. 주로 원거리 레인저인 경우가 많으며 전방에 서게 될 경우 속절없이 쓰러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체력형은 높은 체력을 기반으로 근접 공격을 한다. 하지만 공격력이 약하고 이동속도가 느린 경우가 많다.

스피드형은 생산 시간, 공격 속도, 이동 속도 등 모든 것이 빠르고 비용도 저렴하지만 낮은 공격력과 체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주력으로 사용하기에는 조금 망설이게 된다. 밸런스형은 말 그대로 적절히 분배된 능력치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높은 단계의 별을 가진 밸런스형 레인저는 다방면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범위형은 광역 공격을 하는 레인저로 낮은 공격력과 체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범위에 모든 적에게 공격을 가할 수 있기 때문에 특정 구간에서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 지원형은 시즌 2에서 새로 등장한 타입으로, 지원형의 대표주자인 '마스크 제임스'같은 경우 광역 힐 기술을 사용한다.

▲ 샐리를 위해서라면 유닛 타입 암기 쯤이야 감수할 수 있지


유닛 타입을 숙지했으면 팀을 구성해야 한다. 샐리를 구하기 위해 오래 고심한 결과 몇 가지의 조합을 찾을 수 있었다.

첫 번째는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밸런스형. 체력형 레인저와 원거리 레인저가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구성 방법이다. 대부분의 스테이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조합으로 이다. 일반적으로 전방에서 적의 공격을 버텨줄 수 있는 체력형 레인저 1~2기에 라인을 유지해줄 스피드형 혹은 밸런스형 레인저를 배치하고 공격은 원거리 레인저로 구성하는 방법이다.

라인 유지를 위한 스피드형 레인저는 가급적 저렴해서 빨리 뽑을 수 있는 것으로 편성하는 것이 좋다. 공격과 방어를 담당하기보다는 전선 유지가 최우선 목적이기 때문이다. 공격수로는 단일형, 범위형 원거리 레인저 중 어느 것을 사용해도 무난하며 적에 따라 유연하게 출격 시켜주면 된다.

두 번째 조합 방법은 단일 공격을 컨셉으로 팀을 구성하는 것이다. 단일 공격형 조합은 강력한 근접 광역 공격을 하는 보스가 등장하는 스테이지에서 빛을 발한다. 딱히 근거리와 원거리를 따질 필요 없이 공격력이 높은 레인저로 '극딜'을 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다만 이동속도가 빠른 적이 있다면 공격진이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으니 라인 관리에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

▲ 이런 녀석이 없다면 공부하고 분석하자. '전략' 디펜스 게임이다.


세 번째 방법은 물량전을 펼치는 것이다. 그녀에게 백과 차 그리고 집을 마구 선물해 줄 수는 없지만, 꽃과 젤리는 한 바구니씩 줄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물량전이란 말 그대로 스피드형 레인저를 다수 배치해 초반부터 강력하게 라인을 압박하는 조합이다.

보통 스피드형 레인저 3~4기에 원거리 레인저로 구성하며 낮은 체력을 보유하고 근접 공격을 하는 적들이 쏟아져 나오는 스테이지에서 맞불을 놓는 전략이다. 스피드형은 빠른 생산 속도와 이동 속도, 저렴한 비용이 특징이므로 3~4기만 배치해도 리듬 게임을 하듯 레인저를 계속해 배치할 수 있다. 다만 광역 공격을 하는 적이 등장한다면 순식간에 무너질 가능성이 높으므로 스테이지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네 번째는 남자의 광역공격이다. 낮은 공격력과 체력을 보유한 대신 범위 공격을 하는 범위형 레인저를 주축으로 삼는 전술이다. 라인을 유지할 스피드형 레인저 1기와 체력형 레인저 1기 그리고 나머지는 범위형 레인저로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범위형 조합의 포인트는 레인저를 꾸준히 모으는 것이다. 적의 접근을 막을 수 있는 화막을 구성할 정도가 모여야만 진정한 위력을 발휘한다. 만약 레인저 모으기에 실패하면 애써 모아놓은 레인저들이 한 방에 영혼으로 화하는 것을 지켜봐야 한다. 전방에서 버텨줄 레인저들을 계속해서 뽑아내면서 범위형 유닛들을 쿨마다 뽑아주는 것이 핵심이다.

마지막으로 상위 랭커들이 즐겨 사용하는 힐-원거리3-체력형 조합이 있다. '양' 시리즈를 한팀에 2~3기 배치한 조합은 '마스크 제임스'의 힐 스킬에 힘입어 강력함을 뽐내고 있다.

▲ 2월 8일 오전 12시를 기준 배틀모드 상위 랭커 조합


하나의 팀은 다섯 명의 레인저로 구성된다. 하지만 플레이하다 보면 조합이 뭔가 아쉬울 때가 발생한다. 시즌2 업데이트에서는 이러한 점을 보완할 수 있는 '팀 교체'라는 기능이 추가되어 조금 더 다양하고 유연한 운영을 할 수 있다.

A, B팀 편성은 마이 팀 메뉴에서 할 수 있으며 전투 화면 좌측 상단의 팀 버튼을 눌러 팀을 교체할 수 있다. 즉 10기의 레인저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전략적으로 교체해가며 스테이지 돌파를 노려볼 수 있다. 미네랄만 충분하다면 A팀의 레인저 쿨을 모두 돌린 상태에서 B팀 레인저를 다시 생산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이를 활용하면 초반에 스피드형 레인저들을 이용해 라인을 잔뜩 밀어놓고 팀을 교체해서 원거리 레인저들로 마무리하거나 체력형 레인저로 스크리미지 라인을 형성하고 공격진을 투입하는 등의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다만 라인이 갑자기 무너지는 상황에 대비해서 라인을 유지할 체력형, 스피드형 레인저는 양쪽 팀에 전부 배치해 두는 것이 좋다.

▲ 팀 변경!


장고 끝에 유닛 타입을 숙지하고 팀을 구성했다. 그리고 스테이지에 맞춰 적재적소에 레인저들을 배치했다. 철벽으로만 느껴졌던 스테이지들이 뻣뻣한 고개를 숙이고 나에게 점령당하기 시작했다. 이제 샐리를 안을 날도 멀지 않았다. 팀 조합이 적힌 이 일기장만 있다면 8성도 부럽지 않을 터. 샐리! 기다려라. 오빠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