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팔짱끼고 파티창을 좀 보고 있었다.

"탱 취직이 힘든 세상이라니, 석박사 인구가
세계에서 인구비중 대비 제일 많은 나라라고 하더니
탱힐역시 같은 경우인가..."


없는시간 쪼개며 와우를 해야 하니, 취직이 편한 것이
탱커라는 개념이 무너지는 순간이였다. 모두가 같은 생각으로
탱힐은 주구장창 키웠는데 딜러품귀현상이라...

이러면 도적을 할 걸 그랬나 싶다.


그러다가 파티창을 보니, 이런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검날 일반 주팟 가실분 모출 공장도 공략 잘 몰라요.
345+'


- 혈죽 348 마부보석영약 완했습니다.


난 바로 귓말을 넣었다.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 그.... 준비 된건 좋은데... 보석 너무 힘줘서 박으셨는데요?
준비 잘 하신건 좋은데 다 잡는건 기대를 안하시는 편이...

- 저도 초보라 배우러 가는거라서... 잘부탁드립니다.

우린 모두 모였고 공대창은 웅성웅성 거렸다.
서로 몰?루?는데 어케잡?음? 분위기였고 내가 말했다.

"네바람 일반 다녀왔는데 공찾수준입니다. 무서워 하지들
마시고 잘들 해봅시다."

(여기서부터는 왜곡된 기억의 가미)

"헌데 당신이 공장인게요?"

"난 공장이 아니요."

"허면 어찌 그리 자신하시오?"

"일찍이 네바람을 다녀온 즉, 그들의 칼과 마법은 내 갑옷을
쉬 상하지 못하게 하였고 그들의 외침은 내게 울림을 준 적이
없소이다."


"일반은 고작 그정도이던가...!"


"허면 우리도 오늘 네파리안을 잡는 것인가!"


"가능할지도. 하지만 해봐야 아는 것이요."


우리끼리 들떠 있을 때 공장이 왔다.
그는 "모두 모인 것 같으니 출발 전 한마디 하겠소.
내 그대들의 복장과 무기가 아주 훌륭하오. 허나 공장인
나의 기량이 그만큼 닿지 않으니 오늘은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오도록 하십시다."


우리는 용암아귀에서 3트를 했다. 용암아귀를 끌어내려야 하는데
그 매커니즘을 아는 사람은 공장정도였기에 조금 해멨지만
5트정도를 한 끝에 용암아귀를 때려눕힐 수 있었다.

난 중얼거리며 웃었다.

"후후 네놈의 패턴 알아버렸다구...!"

주팟이였기에 주특입찰. 난 장화를 먹었다.
골렘은 정말 아아아무도 공략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었다.
나도 그랬다. 일단 들이박아보자 해서 들이박았는데
어? 이게 잡혀?

채팅창은 수많은 물음표들로 가득찼다.
공장이 말했다.

"나도 이게 잡힐줄은 몰랐어요..."


우린 그렇게 별 트라이 없이 시네스트라 앞에 도착했다.
우린 몰랐다. 여기 골렘 8마리가 진보스라는 것을.
이게 또 잡는 순서가 있드만? 쫄이라고 생각해서 나 4마리
공장탱 4마리씩 몰아서 잡기로 했는데 어글 꽉물고 역병
넣기전에 거의 없는 피통을 확인한 나는

태태태탵태태태태태태탵ㅌ탭탭탭탭 누르며 살기위해
온갖 지랄발광을 떨었지만 나도 죽고 공장탱도 죽었다.


"어이 김씨 내가 약한겨 야들이 쎈겨?"

"대가리 박살나서 말이 잘 안나오네요. 일단 논의를 좀 해보죠."

알고보니 골렘은 잡는 순서가 있고, 4마리 무리를 탱 둘이서
나누어 잡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시네스트라 입구에
모여 난상토론을 한 끝에 얻어낸 결론으로 골렘을 잡았고
대망의 시네스트라.


....골렘보다 시네스트라가 쉬웠다.


"어... 전 여기까지만 해야 할 것 같네요..."


정술 중 한분이 갑자기 나가겠다고 하셨다.


"나가시는건 어차피 딜 차고넘쳐서 괜찮긴 한데...
묶이실텐데요?"


"그건 괜찮습니다. 다만 일이 생겨서... 죄송합니다 ㅠㅠ"

그럼 우린 9인으로 돌아야 하는 상황이였다. 그때 발군의
능력으로 몇번이나 전멸할 위기에서 우리를 구한 수사님이
조드님 한분을 모셔왔고 그분 역시 중간부터 참여하셨지만
괜찮다고 하셨고, 우린 사슬오크 대신 가죽우렝과 함께했다.


좀 너덜너덜 하긴 했지만 그런대로의 공략은 꽤 괜찮게
진행되었다. 하지만 막넴 네파리안에서 십몇번의 트라이를
한 끝에 우리는 헤어져야 할 시간이 되었다.


"네파가 쎄긴 쎄도 레드페이스만큼은..."

내 근본없는 드립에 분위기는 급속도로 냉각되었다.
어쨌든 우리는 한번 싸우지도 않고 서로 의견을 공유해가며
나름 즐거운 레이드를 뛰었다. 공장님이 화 한번 안내시고
차분히 진행해주셔서 감사했고, 우리를 몇 번이나 영혼의 치유사
누님에게서 멀어지게 한 힐러님과 공대원분들 모두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뒤로하고 나는 오그리마로 돌아왔다.


"야 나 장화먹었다."


"응 용아귀 평판 장화 있쥬"


"이거 주사위로 먹은거야."


"오 그럼 인정이지 ㅇㅇㅇㅇ ㅊㅊㅊㅊ"


"좀 배가 아프네요."


"그거 장염임"


"주사위로 템먹은게 눈꼴시려워서요."

"억울하면 님도 주팟 가시던가요."

"인성 터진 모습 잘 봤고요."

"장화 없는 분이 말이 많으시네요."

길드창은 훈훈(?)하게 내 득템을 축하해주었고
나는 또 다음 모험을 기약하며 와우를 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