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하는 심정으로 쓰는 뻘글입니다. 반말체 죄송합니다.

길드에 맨날 구렁만 도는 전사가 하나 있다
맨날 멍때리고 있길래 쐐기를 데려갈 목적으로 깡신부터 차근차근 공략 익히면서 모든 던전 다 데리고 감
깡신, 저단이야 쉽지 실수 좀 해도 클리어 되고 하하호호 재밌지 템렙도 금방 오르고

근데 실력이 전혀 늘 지를 않는다
무빙만 봐도 속에서 천불이 난다
고투 8단에서 풀링 때 마다 죽는다
중보 소용돌이 때 칼 떼고 바로 빠져야 할 타이밍에 AD키로 빙 돌아서 도망가려고 하지만 어림도 없지
처 맞고 저 멀리 날아가는 시체...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웃음풍 맞고 다이빙, 누더기 골렘 브레스에 탭댄스 추다가 눕고, 갈고리에 수도 없이 걸리고...
돌은 중반쯤 에 이미 깨짐이 정해졌고 
티에 들어오신 힐러님은 헤어지는 인사도 없이 상자까고 바로 파탈한다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부끄러움에 내 얼굴이 화끈거린다

전사는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돌 어디 꺼 나왔냐고 묻고 아이템 검색 삼매경이다
쐐기 쉽다쉽다 하지만 7단 이상부턴 각 잡고 해야 한다는게 내 생각인데 관심이 있는건지 없는건지
각 던전 주의점을 알려줘도 대답만 그때 뿐이고 기믹 수행이건 뭐건 아무것도 안되고 게임 센스가 정말 없다

사람도 별로 없는 길드고 한 파티 만들기가 매우 어렵다
결국 외부 인원을 파티찾기로 구해야 되는데 이 전사를 데리고 가는 게 너무 부담스럽다
하지만 전사가 접속해 있는 한 배제하고 따로 가기도 내 양심에 찔린다

길드팟 기피하는 글들을 게시판에서 자주 보는데 
나는 처음에는 무지성으로 길드팟 까는 내용으로 보고 글쓴이 욕을 하던 사람이지만
이제는 오히려 나도 모르게 육성으로 전사 욕을 하고 있다
예전의 나와 비교되어 자괴감이 든다

전사를 빼고 가면 되는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는데 이 전사는 나의 친인척이다
운동으로 자기 관리하고 여가 시간 쪼개서 공부도 하고 직장에서도 평판이 좋은 성실한 사람이다
이 양반은 다른 게임도 안하고 오직 와우만 한다
다른 사람이 안 끌어주면 구렁이나 공찾 말고는 아무것도 못 할 사람이라 안타깝다
가르치는 것도 한계가 있고 파티에서 배제시켜서 상처 주기는 또 싫고...하...

쓰다보니 결론도 안나고 
대나무 밭에서 임금님귀는 당나귀귀를 외치는 갓장이의 심정으로 뻘 글 쓰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