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한 줄 요약 있음
이 모든게 매력적인 빌런을 차출해 내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함

지금까지의 확장팩 중에서 어둠땅 이전까지의 최종보스와 심지어 대다수의 중간보스들은 다들 각자마다의 개인 서사들을 가지고 있었음. 이전 확장팩이나 혹은 소설, 워크래프트3에서든, 다들 한 번쯤은 눈으로 보거나 귀로 들어왔던 기본적인 각 최종보스들의 위엄이나 서사같은 거를 어느정도는 인지를 하고있는 상태였음.
오리 : 오닉시아, 크툰, 켈투자드
불성 : 일리단, 바쉬, 켈타스, 마그테리돈
리분 : 아눕아락, 요그사론, 리치왕
대격변 : 라그나로스, 초갈, 데스윙
판다리아 : 가로쉬
드군 : 블랙핸드, 아키몬드
군단 : 자비우스, 굴단, 킬제덴, 아르거스(살게라스)
격아 : 아즈샤라, 느조스

위에 나오는 보스들은 워3, 하스스톤, 아니면 워크래프트 연대기 소설 등에 관심이 있으면 전부 한 번쯤은 언급이 될만한 애들임.
쟤네 말고도 대장정에 등장하거나 던전보스로 등장하는 애들까지 포함시키면 진짜 많음. 근데 지금 쟤네 전부 다 죽거나 임시퇴장 조치당한 상태임.

보스 대우가 최악이라고 평가받던 격아의 아즈샤라와 느조스 조차도 그냥 이름만 들으면 '아 쟤네? 알지알지 유명한 애들이잖아' 이런식으로 이미 어느정도 우리 머리 속에 '서사'가 깔려 있음.

그동안 연대기 소설 때부터 지금까지 열심히 서사 쌓아뒀던 빌런들이 모두 죽거나 임시퇴장 조치가 내려진 마당에 블쟈가 할 수 있는건 새로운 매력적인 빌런 만들기였음.

내가 생각하는 매력적인 빌런의 요소는 세 가지임
1. 서사가 잘 갖추어져 있는가(확실한 목표, 싸우는 이유)
2. 빌런이 개성있게 생겼으며 그에 따른 성격과 성우가 뒷받침해주는가
3. 등장하는 레이드가 전체적으로 개성있고 최종보스 본인의 레이드도 짜임새와 위엄에 맞게 세팅이 되어있는가
그런데 여기서 부가적인 한 가지가 더 필요한데 그건
4. 내가 이 빌런을 (아이템 얻고 싶어서가 아니라) 정말 순수하게 때려잡고 싶은 욕구가 드는가임.

우리가 워크3에서 그토록 매력적으로 다뤄진 일리단과 아서스를 마주할 때, 계속 암약해오며 뒷공작만 벌이던 굴단이나 킬제덴을 마주할 때, 소설에서만 다뤄졌었던 고대신들을 마주할 때같이 정말 우리가 '와 이 색히 이제서야 진짜 잡는건가 내 손으로?' 같은 느낌을 받게 하는게 바로 매력적인 빌런의 자질이라고 생각

여기서 4번은 대게 1,2,3번을 충족하면 자동으로 따라오게 되어있는데, 2,3번은 블쟈의 개인적 역량으로 커버가 가능하지만 문제는 1번임. 바로 서사.
문제는 블쟈가 새로운 빌런을 창출해 냄으로써, 그 빌런에게 부여해 주기 위한 깊이 있는 서사를 담아내기에는 확장팩의 길이가 너무나 짧다는 것임

일단 시즌 4는 재탕시즌이라 논외라고 치고, 1시즌과 2시즌도 각 레이드 최종보스에 어느정도 서사 투자는 해야하기에 3시즌 최종보스에게까지 서사를 담아주기가 정말 너무 빠듯함.

당장에 어둠땅부터 빌런 고갈 때문에 새로운 빌런인 조바알을 필두로 서사를 쌓아 주려고 했으나 방대한 스케일에 비해 2년이라는 세월(2년도 아니고 재탕시즌 빼면 18개월에 불과)은 너무도 짧아서 1번(서사) 부여 실패함. 게다가 2번(개성)도 진짜 에바였음 대머리에 유두라니... 결국 최악의 최종보스가 탄생해버림.
중반보스인 실바나스조차도 성추문 사태로 인한 없데이트와 겹쳐서 서사가 쌓일 틈이 없어서 그냥 조바알 꼬드김에 넘어간 팔랑귀 밴시1이 되어버렸음.
결국에 서사는 부족하지만 2번(개성),3번(택틱)이라도 확실히 챙겨간 데나트리우스가 최종 승자가 되어버림

그래서 블쟈도 이러한 실패를 겪으니까 용군단은 아예 그냥 세계관 스케일을 확 축소시켰음. 사실 이때는 빌런으로서 1번(서사)은 포기하고 2번과 3번이라도 잘 내자라는 마인드로 임했음.
그 결과 라자게스와 피락은 그래도 매력적인 빌런으로서 성공했음.
그래도 2년이라는 세월은 여전히 짧았던 건지 2시즌의 사카레스는 빌런으로서의 정당성 조차 의심받을 정도로 혹평이 있었음
아무래도 뉴페이스 빌런 3마리를 동시에 배출하기엔 좀 무리였던 거같음.
그러나 용군단은 발판에 불과했음. 자연스럽게 다음 확장팩으로서의 이어짐을 이끌어냈고 이리디크론이라는 '서사'를 지닌 빌런을 창출해 내는데 성공했음.

그래서 이번에 3개의 확장팩을 하나로 묶은 세계혼사가를 내놓은 거임. 일종의 '서사'를 가지고 있는 빌런을 내놓기 위해서.
그 결과 벌써부터 잘아타스에 대해선 호평이 자자함. 2번(개성)은 말할 거도 없고 1번(서사)도 쭉쭉 쌓아가고 있음. 3번 레이드 잘 만드는건 블쟈가 이미 정평이 나 있어서 걱정할 거 없을듯
느낌상 잘아타스는 내부전쟁에서는 나오지 않고 서사를 더 쌓아서 한밤 확장팩에서나 최종보스로 나올거 같은 느낌임.
이렇게 서사가 쌓이고 쌓인 잘아타스나 이리디크론을 최종 대면했을 때 느끼는 긴장감은 최고일 거라고 생각함

어찌됐건 2년안에 끝맺음 지어야했던 스토리를 6년으로 길게 풀어 헤쳤으니, 처음엔 당연히 스토리가 진부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음. 예상컨대, 2시즌까지도 조금 위기감 느끼기엔 좀 힘들 수도 있다고 보는 중.

추후에 레이드 출시 전까지 대장정을 좀 더 진행해봐야 알겠지만 상대적으로 데나트리우스, 라자게스에 비해서 안수레크의 무력이 드러났던 부분이 시네마틱으로 나오지 않았던 점도 한몫하는거 같긴 함. 차라리 달라란이 추락할 때 안수레크의 무력을 돋보이게 하는 부분이 있었으면 좋았을 거 같기도 함.

요약) 무엇보다 출시한지 일주일도 안됐으니 좀 더 기다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