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그녀는 성기사였다.



그녀는 빛에 대한 믿음으로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검을 들고 갑옷을 입었다.



빛의 투사로서 그녀는 싸우고 또 싸웠다.

하지만 환한 빛은 언제나 긴 그림자를 드리우는 법이었다.

불의의 사고로 그녀가 공허에 잠식된 이후 그녀의 몸에 변화가 생겼다.



한때 그녀의 긍지였던 빛은 점점 사그라졌고, 그녀는 더 이상 빛의 성기사가 아니었다.

한평생 빛과 함께 전장을 누볐던 그녀에게 이보다 절망적인 일은 없었다.

하지만 이런 절망이 약자를 보호하겠다는 그녀의 신념을 무너뜨리지는 못했다.

그녀는 공허의 힘을 받아들인 알레리아 윈드러너를 찾아가 공허의 힘을 다루는 법을 배웠다.



이후 그녀는 본래 자신이 성기사로서 활용했던 기술들을 공허의 힘으로 구현하기 위해 시도했다.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 끝에 그녀는 본질적으로 다른 두 힘의 순환 속에서 마침내 공허의 힘을 다룰 해답을 찾았다.



다시 검을 집어든 그녀를 보며 여러 동료들이 걱정 어린 시선을 보냈다.

따스한 빛이 그녀를 축복하는 일은 없었지만 차가운 공허가 빛이 해주었던 일을 대신해줬다.

그녀는 예전처럼 아군을 수호하는 수호자이자 아군의 상처를 치유하는 치유사였고, 적들에게 두려움을 선사하는 투사였다.

다만 예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빛이 아닌 공허의 힘을 휘두른다는 점이었다.



전투가 끝난 이후 모두가 그녀를 이렇게 칭송했다.

공허기사. 그녀가 첫 공허기사였다.



공허엘프 성기사 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