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엘룬은 어둠땅 스토리에서 생명의 판테온이라는 게 거의 확정되긴 했지만
지금까지의 스토리에서 여러 우주적 힘에 개입되어 있었다는 건 그대로 남아있죠

몇 번 댓글로 적긴 했지만 결국 엘룬의 캐릭터는 이런 거 같네요
순수하게 모두가 조화를 이루고 사이좋게 지내고 싶은 마음에 다른 우주적 세력에 접근해서 친해지자 한 그런 느낌?
그런 식으로 다른 세력의 판테온들과 하나하나씩 일종의 거래 같은 것도 맺은 거죠

죽음 세력의 겨울 여왕은 엘룬의 언니라고 하는데 이게 정말로 어떤 한 창조주, 태초의 존재가 같이 만들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의자매 같은 것인지는 몰라도 어쨌든 그만큼 친밀한 관계라는 건 확실함
그리고 엘룬과 겨울 여왕은 서로 자기 영역의 영혼을 교환하면서 죽음과 탄생을 순환시키는 일종의 거래를 맺었죠

질서 세력의 이오나는 엘룬과 사랑을 나눴다고 하는데 이를 통해 오랫동안 이상하게 여겨지던 부분이 확실하게 해소됨
에메랄드의 꿈은 티탄이나 프레이야가 '만들어낸' 영역은 아니었고, 이오나가 엘룬에게서 얻어낸 땅이었을 뿐임
엘룬은 자기가 담당하던 생명의 영역 일부를 이오나에게 주었고 이오나는 자기 하수인인 니무에와 프레이야 등을 시켜 그 지역을 지금과 같은 형태로 바꿔냈음

그런데 엘룬은 이 외에도 다른 세력과도 엮여 있음
사실 이것보다 더 먼저 언급된 건 군단의 빛의 심장이었으니까요
그때 티탄도 아닌 '엘룬'의 눈물이 창조의 근원 취급 받은 건 이오나와의 거래 때문이라 칠 수 있지만, 더 나아가서 그 엘룬의 눈물이 나루 제라의 빛의 심장에 반응해 제라를 깨우기도 했었음
그렇게 생각하면 엘룬이 빛의 판테온 중 한 명과 거래해 제라를 만드는 데 관여했다고도 추측할 수도 있겠죠

공허는 이보다 더 미묘한데 밤 전사가 다루는 어둠의 힘도 있지만 군단 시절 잘아타스의 대사로도 짐작할 수 있음
그때 잘아타스는 엘룬을 upstart goddess, 건방진 여신이라고 했죠
이건 순전히 추측이긴 하지만 엘룬이 공허 군주와도 거래를 했는데 결국 그쪽과는 근본적으로 함께할 수 없다는 걸 깨닫고 발을 뺀 게 아닐까 싶네요

마지막으로 무질서가 남긴 했지만 여긴 애초에 제대로 된 판테온조차 확인되지 않아서 유일하게 짐작할 수 있는 부분 자체가 당장으로선 없겠군요

어쨌든 이런 식으로 엘룬은 생명의 판테온이긴 하지만 여기저기 얼굴을 내밀고 다니면서 접근한 거로 추정됩니다
나스레짐이 말한 생명의 음흉함이 이런 식으로 곳곳에 발 걸치는 걸 얘기한 걸지 모르겠지만 사실 엘룬은 어떤 음흉한 의도로 그랬다기보단 정말 모두와 친구가 되고 싶어서 그랬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봅니다
연대기에서도 생명의 특징은 용기와 순진함이라고 제시되었는데 딱 그에 걸맞은 행동 패턴이기도 하죠
애초에 엘룬을 제외한 또 다른 생명의 판테온이 정말로 음흉한 의도를 갖고 다른 일을 꾸미고 있었을 수도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