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내란 당시 제가 국회 앞에서 겪은 그 한 시간을 최대한 시간 순서로 써 봤습니다.
유튜브에서도 인터뷰 했지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다 못 한 거 같아서 그리고 계엄령을 오이갤에서
처음 본 만큼 여기다가 제 기억을 최대한 되살려서 써보고 싶었습니다.
자극적인 욕설이 많습니다. 현장이 그러했습니다. 
글도 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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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그날의 일기


12.3은 나에게는 평범하면서도 범상치 않은 하루였다.

나는 자영업자다. 국회 앞 자영업자.그러기에 집회를 많이 본다.

허나 이날은 유독 기동대 버스가 많았고 특히나 못 보던 펜스도 있었다.

가게에서 직원에게 말했다. 오늘 무슨 집회하길래 뭔 4버스하고 펜스가 있냐...
장애인 집회인가 그렇다나

이날은 장사는 잘 되었다. 4월 선거 전후로 사실 나만 아니라 자영업전체가 불경기였다. 그런지 기분도 좋았다. 그러기에 그런일이 생길 줄 꿈에도 몰랐다.

퇴근하면서 직원 한명에게 말했다. (고등학교 먼 후배다…)
롤 각? 두 판만?”

하시죠

오키 10시반

대충 씻고 대기하고 있었. 10 20분정도 되었던 것 같다

갑자기 어머니가 무슨 욕을 하신다.

난 생각한다

오늘은 윤석열과 김건희가 또 무슨 짓을 했나.’


랭겜 기다리는 동안 오이갤을 구경했다.

오늘은 어떤 일이 있었냐

허나 내 생각과는 전혀 다른 글들이 도배되기 시작했다

계엄령 계엄령 계엄령

계엄령??아니 왜????’

같이하던 직원에게 잠깐만 기다리라 했다.
유튜브를 킨다. 없다 계엄방송이
인터넷 기사를 찾아본다
. 속보만 있을 뿐 정확한 사유도 내용도 없다.

좀 기다리니 올라온다. 반국가 어쩌고 저쩌고

그 직원에게 말했다

씨발 야 오늘은 아닌 것 같다. 다시연락하마
어머니에게 가서 말했다.
계엄령이래 엄마?? 북한이래??”
어머니는 흥분해서 말씀하신다

“그니까 엄마가 욕했잖아 북한 아니야 저 미친놈이 기어코 일 저지른다 근데 군인 애들이 안 할 걸??”
??”

요즘 시대가 다 알 거 다 아는 시대인데 하겠냐? 자기 위해서라도 안 할 거다

어머니가 그렇게 말씀하신다.
그렇겠지. 하지만 광주 기억은 지울 수가 없었다. (우리 윗 세대 친인척이 전부 광주 분들이시다. 특히 어머니는 5.18 당시 전남도청 그 총탄을 피해 도망친 분이시다. 물론 이야기는 그날 새벽 6시쯤 귀가를 한 후 알게 되었다. 그전까진전남도청에서 근무하셨지 사실 5.18이야기는 잘 안 해주셨다)


다시 유튜브와 사이트를 찾아본다. 북한 관련은 없고 그냥 계엄을 한댄다. 척결 처단
법도 찾아본다. 뭔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지금 계엄령은 불법이다.

뭐다냐 하며 민주계열 유튜브를 찾아본다. 채팅은 온통 욕으로 도배. 그러다 무슨 방송인지 기억이 안 나는데(사장남천동인거 같은데) 이대표께서 방송으로 국회로 간다는 방송을 했다고 한다. 이 생각이들었다.
가야 한다. 저거 가야 한다.’

어머니께 말했다.

엄마 나 국회 가야해.”
가지마 제발
안돼 가야해. 이대표도 국회로 갔대…”
엄마도 같이 갈까
아니ㅋㅋㅋ 엄마 가면 나 도망칠 때 엄마 늙어 가지고 느려서 못 도망간다. 혼자 가야 도망칠 수 있어. 예전처럼 안하고 보다가 뭔 일 생기면 그냥 도망 칠게 ㅋㅋㅋㅋ(예전 일은 박근혜 탄핵 집회 때 청와대 근접까지 접근해서 경찰저지선 라인 코 앞까지 가 있던 적이 있었다. 대판 싸운 날이기도 하다…)
그리고 저거 못 막으면 난 죽어 내 가게는 ㅠㅠ 그러니 그냥 조용히 보다가 올 게.”

말은 그렇게 했지만 머리는 좀 복잡했다.

일단 벗은 옷을 대충 입었다. 업장에서 입던 반팔티, 업장바지, 점퍼, 조리화끝

문을 나서며 나 혼자 말한다. (솔직히 아파트 사람들 다 깨우고 싶었지만)
미친놈 개새끼 계엄이라니…”
엘베를 타면서 가게 동료들에게 톡 을 보낸다

[오늘 경찰버스 모인 게 이거 때문이냐 시발??
국회 폐쇄 하는 거 같은데 난 가야 할거 같다
미안한데 살아서 보자고 ㅋㅋ

이제와서 보니 오타가 심하다...

같은 직장 퇴사한 동료들끼리 하는 가게라 그리고 내가 나이 많은 대표 위치인지라 더 그랬던 거 같다.

택시를 잡을까 하다가, 정말 만에 하나 무슨 일이 생기면 그 생각에 차에 시동을 건다.

내 집에서 국회까지는 대충 빨리 가도 10분 거리다. 동작구 대방동 그 정도로 가깝다. 신호만 안 걸리면 더 빨리 간다. 아파트 단지 나오면서 공군회관과 그 옆 건물이 보인다(나중에 방송에의하면 그 건물을 사람 가두는 장소로 물색 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건물은 보안 시설이라 지도에도 표기 안되고(당장 아파트 뒤 공군 기지는 표시가 된다. 그 정도로 보안이라나 어쩐다나) 30년 가까이 봤지만 변한 것도없고 항상 음침한데 어렸을 적 아버지 말로는 간첩 가두는(고문이란 단어로 기억하는데 사실 기억이 너무오래되어서...)곳이라고 했다. 그 건물을 보면서 가는데뭔가 그랬다. 이거 언급하면 나 잡혀가나…?

국회까지는 순탄하게 갔다. 도로를 막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통제는 없었고차도 없었다. 공원 지하 차도를 넘어 가게로 간다. 지하 주차장에주차할까 하다가 그냥 노상에 한다.
국회까지는 가게에서 걸어서 5분 정도 거리다. 가까이가니 버스 차 벽이 보인다.’

하아 늦었나 ㅠㅠ
다행히 차 벽만 있을 뿐 경찰은 입구만 통제하고 있었다. 길을 건너 근접한다.
계엄 철회하라 윤석열 하야하라 윤석열 탄핵하라

등등 구호는 터지지만 사람이 많아 보이진 않았다좀 걱정은 된다. 그 때 시각이 11 20분이었다.

10분 정도 기다렸나? KBS로 보이는 기자가라이브 준비를 한다.

나 포함 사람들이 욕을 하기 시작한다. 기자는당황스러워 보였다.
그럴 것이다. 명품백 사건은 KBS 역사상 가장 치욕일 것이다.
그렇게 욕이네 뭐 네 하며 기다린다.

1147분 소리가 들린다. 천둥소리? 아니 헬기 소리다. 공원맞은편이다. 헬기 3
실제로 처음 들어봤고, 그때 정말 상황이 안 좋아진 거 같다. 사람들이 일제히 쳐다본다. 촬영을 한다. 전화 걸기 시작한다. KBS에 뭐라 뭐라 윤석열 욕이란 욕은 다하고 카메라로 헬기를 찍었다.

난 생각한다. 국회 넘어서 들어가야 하나? 비단나 뿐 만 아니 였을 것이다.
그런데 헬기만 보다 보니 못 본 게 있었다.
그렇다 군인 버스와 코란도 차량보자마자 어떤 분이 외친다.
저거 체포버스, 장교차량이야 막아!!!!!!!!!”
생각할 틈도 없다. 그냥 뛰어간다. 사진 찍는다. 대테러 초동조치 출동차량
대테러…? 우리가 테러범? 졸지에 테러범이라니테러범이라니.

그때 시각이 11 53분이다

버스 가까이 가는데 문이 열린다. 아저씨들이 발로 차며 문을 차 닫으며외친다.

너네 나오지마!@# 어딜기어나와 개새끼들아

또 문이 다시 열리는데 발로 차서 문을 닫아 버리신다. 확실히 우리보다더 험난한 시대를 사신 분들이다.

코란도에는 아주머니가 본네트에 매달린다. 버스 앞으로 가니 여성분이핸드폰 후레시로 안을 비춘다. 군인들이 당황해하며 얼굴을 가린다. 운전석군인은 안으로 들어간다. 안에는 몇 인지는 모르겠으나 운전석 병사를 보니 방탄복 마스크등 완전무장? 하고 있었다버스 앞에서 사람들이 죽치니 버스가 후진 하려한다. 이거 막아야 한다. 후진 못하게 뒤로 달려드니 여경이 막는다.

이렇게 하시면 위험합니다.”

나는 쌍 욕을 했다.

이 씨발아 이 상황이 더 위험한데 막지마. 너네 세금받는 인간들이 이 짓거리를 그냥 보고만 있으라고 씨발아.”

여경이 움찔한다. 계속 말했다.

총을 쏴서 막아보던가 하라고 이 씨발 개새끼들아.”

난 버스 후미로 달려들었다. 다행히 몇 분이 버티고 있었다. 이때 서승만 아저씨(서승만 아저씨가 맛겠지..?)도 봤다. 표정이 매우 좋지 않고 걱정을 많이 하시는데 말씀하셨다. “버스 몇 대가 국회 후문으로 간 거 같다.” 
어떻하냐. 낸들..ㅠㅠ

어떤 여성 분이 외친다. 몇 분 달려가셨다고. 그렇게 옥신각신하는데 버스가 조금씩 후진한다. 아 생각이 안 난다. 뭘 해야 하나. 길 맞은편을 봤다.아직 도로를 통제는 안하고 차량 통행은 시킨다.

횡단보도 건너편엔 사람들이 많지 넘어오진 않았다. 가게 단톡방에 사진이올라온다.

장갑차다. 하 쓰벌 ㅠㅠ 

내가 그때 생각난 건 서울의 봄밖에 없다. 국회 앞 대로는 버스와 차가 많기에 횡단보도에 사람이 가득 차면 아수라장 되어서 저 차 못 빠져나가고 장갑차도못 온다. 횡단보도 가운데로 가서 소리쳤다(나는 목소리가너무 커서 동업자한테 맨날 주방에서 홀까지 소리 다 들린다고 목소리 좀 낮추라고 혼난다. 오늘도 혼난다. 근데 이땐 도움이되는구나)

좀 도와주십쇼. 이 버스나가면 안됩니다.”

몇몇분도 같이 해 주신다. 막아야 한다. 그러면서 계속 버스를 후미를 손으로 쳤다. 건너편 사람들이 나오기시작한다. 사람들이 신호 안 지키고 횡단보도 건너기 시작하니 버스 택시 통행을 못한다. 경찰은 유턴하라고 버스 기사한테 말하는 거 같다. 그 와중에 경찰기동대가 버스와 우리를 갈라 놓는다. 이때 시각이 12 9분이다. 진압 방패를 들고 온다.

아좆됐다
그래도 별수 있나? 밀어서 버텨야지. 어떤 여성 분이외친다. 스크럼 짜자. 버티자.

구호가 들린다.

하나둘셋 으쌰, 하나둘셋으쌰.”

기동대가 구호에 맞춰 방패로 우릴 밀어낸다. 우린 밀린다. 스크럼이고 뭐고 방패로 밀어내니 우린 밀린다. 어떤 분이 말하신다

밀지마. 이태원처럼 된다고!!!”

경찰들 잠깐 움찔 했는지 멈춘다. ‘대치만 할게요라며 경찰의 이죽거림이 들렸다. 우리 뒤에서는 어떤 미성년자로 보이는불량배들이 뭐가 신난건지 우리를 밀고 있었다.

화가 나서 씨발ㄹ놈들아 밀지마 라고 말했다. 삭발한 애가 웃통을 까며계속 장난치다 눈이 마주친다. 피한다.
다시 경찰의 구호가 들린다. 남성 분이 말한다. ‘안민다며 안 만다며.’ 어떤 기동대는 사이에 껴서 웃고 있다. 화가났다. 또 욕을 했다.
"이 씨발련들아 이게 웃기냐? 이 개새끼들아. 니네 방패가 우리 찍으라고 준거냐 군인을 막아야지 씹알들아"

계속 욕이란 욕은 다 한 거 같다. 아주머니가 말린다. 하지 마세요, 참으세요. 분이안 풀린다.

같이 선두에서 버텨준 남성도 계속 욕을 한다.(이분이 정말 용감했었다)

채증 카메라로 찍네? 그냥 쳐다 봤다. 그래 찍어라 어짜피 이래 죽나 저래 죽나 못 막으면 여기 피바다고 내 가게도 망하는데 그냥 찍어라 잡아가라.

그렇게 계속 천천히 밀리며 국회 앞 버스 근처에 있던 대테러 버스가 어느덧 횡단보도 가운데까지 왔다. 생각이 복잡 해진다. 뒤에 보니 장교 차량 한 대가 더 있다. 다행히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었다(나중에 알고 보니 같이 온 코란도가먼저 빠져나가려다 잡혔던 거다. 난 더 온줄 알았다) 이젠이판사판인데

핸드폰 촬영을 더 하고 픈데.
배터리는 10%가안된다. 급하게 나오느라 챙긴 보도 배터리도 충전이 안된다. 엄마한테카톡을 보낸다.

[엄마 미안, 근데 이건 아니야
엄마주변(어머니 형제를 말한다. 그것 때문에싸울 때가 여러 번 있다.) 윤석열 뽑은 사람들 반성하라 그래.]


물론 이 문자는 통신이 안 되어서 나중에 도착했고
어머니가 제발 좀 오라 하는 카톡도 나중에 봤다.
카톡도 잘 안 된다. 유튜브도 잘 안 된다. 사이트도네이버도 마비다.

그렇게 하염없이 대치만 한다.
12
45분 헬기가 더 온다. 하 저 소리는정말 듣기 싫다. 생각해보니 처음 헬기는 어떻게 되었고, 국회의원들괜찮은가? 국회로 못 가나? 국회로 가면 이 버스는?
시민 분들이 길거리로 차면서 고착 상태가 된 거 같다. 예전 광화문 집회 때는 '경찰을 치지마'가기본이었다면 지금은 일촉즉발이었다. 그 정도로 분위기가 심각했다. 그분위기를 아는지 경찰도 강제적으로 더 하지는 못하는 거 같았다.

1시 되기 전, 그냥 저냥 안되면 저 버스 결국 빠져나간다면 차로 들이치자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유는솔직히 지금도 모른다.
차로 뛰어가서 시동을 키고 국회 쪽 가까이 주차한다.

차에 나와서 살피니 사람들이 말한다.
표결한대요. ?? 국회 쪽 헬기는 막은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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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시끄러운데 고요하다. 국회 쪽 연기가 꼭 불이 난 거 같았다.
사람들이 환호성 지른다. 해제 해제 해제.
이젠 비명이 환호성으로 들린다. 물러가라 물러가라
.
.
.
이게 나의 12.3 내란 국회 앞 11 45분부터 1 5분까지한 시간 좀 넘는 에피소드다.

그 후 일은 사실 기억이 안 난다. 도파민 떨어져서 그런가 드문드문나는 거 같으나 이 날 이 시간 만큼은 아직도 기억이 남는다.


그날 버스를 같이 막던 사람들 특히 그 남성 분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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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기억 위주로 작성 한거라 조금 다른상황이었을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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