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일본 여성과 결혼한 남성 급증 게시글이 생각보다 인기가 많길래 본인 결혼 썰을 풀어봄

본인은 고등학교 졸업 후, 일본으로 건너와서 대학, 대학원 졸업하고 일본에서 외노자 생활 중
군대 빼면 14년 정도 일본에 있음

-일본에 오게 된 계기
애니? 드라마? 아무 것도 관심 없었음. 
수능 망쳐놓고 뭐할까 고민하다가 외국으로 나가보고 싶어서 무작정 학원 등록함. 1년 미친 듯 공부하고 일본에 1년짜리 어학당에 어학연수 감. 운좋게 JASSO 장학생에 선발되어서 1달에 5만엔씩 장학금 받음. 나름 인정 받은 느낌이라 일본에서 살려고 어학당에서 EJU(외국인 수능같은거)준비해서  나쁘지 않은 성적 받았지만 공부하기 싫어서 일본 ㅈ잡대 진학함.(못믿으시겠지만 진짜임...)
대학 졸업하기 전에 군대  vs 진학 고민하다가 군대가기 싫어서 대학원 진학함. 대학원 진학은 부모님이 쪽팔려서 못살겠으니까 좋은데 좀 가달라고 사정해서 도쿄대/교토대 빼고 부모님이 아는 일본 대학 말해보라 했더니,
와세다, 메이지, 츄오대학이 나오길래, 그 안에서 진학함. 지금생각해보면 진짜 노답임

-군대
여권 만료기간이 다되가서 대사관에 갱신하러 갔더니 9개월짜리 여권이 나옴. 그 이상 연장하려면 서류+보증인 필요하다 하길래 냅다 휴학하고 군대감. 자대가니 대위(진)랑 동갑이라 친구먹고 편하게  군라이프를 보냄.
그래서 친구들끼리 군대이야기 하면 끼지를 못함...ㅠㅠ

-복학&여자친구(현 와이프)
대학원 복학하니 아는 사람이 2명정도밖에 안남아 있었음. (여자)친구 소개시켜달라고 찡찡 거리니까 5살 연하 여자친구 소개 해줘서 1년 정도 만나다가 정식적으로 사귀게 됨.

-취업
한국에서 일어공부 1년+어학연수 1년+대학4년+군대2년+대학원2년으로 일본 신입들에 비해 나이가 너무 많아서 취업 걱정많이 했지만, 유학생 취업 박람회 흡연장에서 업계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기업의 사장님과 친해짐.
취업 박람회 TO 3명있으니까 원서 내보라고 해서 원서내고 내정받음.(믿지 못하시겠지만 이것 또한 진짜입니다...ㅋㅋ)
20년 4월 입사 예정이었는데, 대학원 졸업이 가을학기라 10월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하게 됨. 그래서 19년 4월 입사 신입들이 동기였음.
월급 28만엔에 연 2회 보너스로 420만엔정도로 도장찍음. 별도로 월세 8만엔 지원 받음.

-결혼
첫 직장에 3년  꽉 채운 시점에 이직 제안이 들어옴. 나름 신선한 제안이라 바로 제안 승락함.
같은 타이밍에 여자친구가 동거제안해서 동거 제안도 승락함.
동거 하려고 같이 살 집 알아보고 계약함. 보증금+복비+이사비 등등으로 70만엔 듬. 본인이 먼저 입주하고 3개월 뒤에 여자친구가 입주할 예정이었는데, 여자친구가 바로 입주하게 됨....
이유는 혼전임신...
장인어른에게 바로  달려가서 무릎꿇고 도게자 박았는데 어차피 결혼할건데 순서가 뭐가 중요함?이라 말씀해줘서 속전속결로 결혼함.
이때 저금 50만엔도 안남아 있었음. 와이프는 300만엔 정도 저금 있었음.

-이사
와이프랑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하다가 아기 태어나면 어떤 집에 살고 싶은지 이야기가 나옴. 집 이야기 하다가 말 나온김에 아기 태어나면 이사 갈 수 있도록 집 구경이나 가자고 이야기가 됨. 혹시나 몰라서 저녁에 부동산에 연락해서 외노자에 이직 2달차인데 대출 받을 수 있는지 물어보고, 두드리면 문은 열린다라는 명언을 듣고 바로 예약함. 이때가 23년 3월8일이었음.
3월11일에 총 7개 건물을 봤는데, 6개는 외관도 인테리어도 다 똑같은 것 같았음. 마지막으로 보러 간 집이 운명이었는지 몰라도 외관도 인테리어도 다른 집이랑 완전 달랐음. 와이프가 이 집에서 너무 살고 싶다고 보챔.
부동산 아저씨도 자기는 24시간 대기타고 있으니까 생각있으면 연락 달라고 함.
결국 당일 밤 11시쯤에 부동산 아저씨한태 사고싶다고 문자 보내니까 바로 전화와서 절차 알려줌.

본인이 대출 신청한 은행은 SBI신생은행이란 은행이고, 영주권 없어도 외국인에게 주택 대출 잘해주는 좋은 은행임.
대출 조건은 일정 규모 이상 기업에 3년이상 근속 + 400만엔 이상의 연수입 + 일본인 배우자가 있는 것
조건 3개중에 2개는 충족하는데, 3년이상 근속이 걸림. 부동산 아저씨가 일전에 두드리면 문은 열린다는 명언을 하였 듯, 대출 통과시키기 위한 브로커를 데리고옴.
원래는 은행 - 개인간의 계약인데, 은행 - 유초은행(우체국) - 개인. 즉 은행과 본인 사이에 우체국이 들어옴. 우체국은 수수료 받고 서류를 예쁘게 꾸며주고, 보증을 서줌.
우체국이 브로커로 들어가면서 3년이상 근속도 이직 직전 직장 3년 근무 + 퇴직과 동시에 입사로 이 것은 3년 인상 근속과 동일하다는 혼신의 구라를 쳐줌.
결과는?

23년 5월24일에 대출금 박히고, 그 날에 다 빠짐 ㅠ
대출금은 2천7백40만엔인데, 실질적으로 땅값+집값은 2천4백80만엔임.
나머지는 부동산 복비, 브로커 비용, 등기비용 등등을 풀로 대출받음.

친구들한태는 수도권에 4LDK(방 4개 + 거실 + 부엌) + 정원 있는 짱구 아빠집 샀다고 자랑 했지만, 현실은 사이타마에서도 외각지역이라 앞으로도 미래가 없는 곳임 ㅎ
직장은 도쿄 미나토쿠인데, 전철 타는 시간만 1시간 30분임 ㅋㅋ

지금 생각하면 모든 것을 즉흥적으로 결정하는 개노답인데...
그래도 내 이름으로된 집에 처자식이랑 같이 살고 있는 것 보면 썩 나쁘지 않았던 선택 이었던 것 같음.
다만 같은 테크를 타는 것은 추천 하지 않음...ㅋㅋ

다음은 다들 궁금해 하는 부분에 대한 답변
-일본어 공부 방법
정답은 없음. 죽어라 하는 수 밖에 없음. 정말 도움 되었던 것은 NHK뉴스 스크립트 보면서 리스닝 & 리딩 하는 것이었음.

-일본 집값은 비쌈?
케바케임. 장소에 따라 다르고, 집 넓이에 따라 다름. 도쿄 중심가면 당연히 비쌀 것이고, 외각이면 당연히 저렴함.
본인이 살았던 가장 비싼 집은, 도쿄 23구에 위치한 1.5룸 맨션이었고, 1달 월세 13만엔이었음.
가나가와에 살았던 적이 있는데, 나름 도시이고 신주쿠까지 30분밖에 안걸리는 좋은 입지임에도 불구하고 2룸 맨션이 7만엔이었음.

-일본 월급은 짠가?
이것도 케바케. 10년 있어도 월급 그대로인  직장이 있는 반면, 금방금방 연봉올라가는 기업도 있음.
본인은 지금 30중반이고, 세전  48만엔 받고 있음. 1년에 2번 보너스(최저가 월급 1개월분)가 예정되어 있어서, 연봉으로 보면 700만엔(세전)~정도 인 것 같음

세전 48만엔이 세후 44만4천엔이라 찍혀 있지만, 여기에 함정은 경비정산+교통비(별도 지급)+또 이직해서 주민세를 일시불로 납부, 월급에서 공제x
정상적으로 공제되고 순수 월급만 보면 37만엔~8만엔 왔다 갔다 함.
주변 표본이랑 비교하면 적은 편임. 그렇다고 해서 주변 표본이 대기업도 아니고 고만고만한 기업이라, 좋은 기업에 취업하면 따뜻한 생활 가능할 것임.

-왜국 결혼해서 행복한가?
완전 만족함. 옛날 부모님 세대를 보는 듯 한 느낌임. 밥먹다가 물!하면 물떠다 주고, 와이프가 친정에서 놀다가 늦어지면 장모님이 남편 밥도 안챙겨주고 뭐하냐고 화내면서 쫓아냄.
(물론 집안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리고 아주 현실적이라 무리한 부탁을 하지 않음. 결혼 할 때도, 저금 없는거 커밍아웃해도 아무말 없음. 

-일본인 여자친구 사귀는 방법
예전에 비해서 허들이 엄청 낮아진 것은 사실임. 그렇다고 해서 사귀기 쉽다는 소리도 아님.
요즘은 소개팅 어플 같은 것으로도 많이 만나고 있는데, 한일부부 친구가 있으면 소개 받는게 가장 쉬을 것 임.
주변 한일 부부는 본인처럼 소개로 만나서 결혼한 케이스가 많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