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도, 외국인 예약도 줄취소…'계엄 직격탄'에 연말 멈췄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뒤숭숭한 정국이 이어지면서 연말 대목을 기다렸던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는 등 시민들의 일상도 흔들리고 있다. 특히 계엄 이후 매일 집회가 열리는 서울 광화문‧여의도 일대 식당들은 각종 송년 모임으로 붐비는 대신 줄줄이 예약 취소 문의를 받고 있다. 불안한 외국인들의 발길도 끊기며 관광업계에선 코로나19 이후 또다시 찬바람이 불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호텔과 게스트하우스 등에도 취소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광화문 근처 한 게스트하우스 매니저 정모(20대‧남)씨는 “계엄 선포 이후 어제까지 총 7건의 예약이 취소됐다”며 “이맘때면 하루 2, 3건씩 외국인 관광객 예약이 있어야 하지만 크리스마스부터 8박을 예약했던 외국인도 예약을 취소하는 등 문의조차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치적 불안 상황으로 환율이 요동치며 달러 수요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내년 3월 결혼 예정인 예비 신랑 김묘섭(31)씨는 “여행사를 통해 몰디브 호텔 숙박비 등 신혼여행 비용을 달러로 결제해야 하는데 환율이 너무 많이 올라 예상 금액보다 훨씬 더 큰 비용이 들 것 같다”고 걱정했다.




“한국 못 가겠어요”…계엄령·탄핵 시위에 관광업계 ‘비상’

서울에 위치한 5성급 호텔 관계자는 “계엄령이 떨어진 3일과 4일에 취소 문의가 많았다”며 “취소하지 않더라도 교통이 통제되거나 시위가 이어질 것을 걱정하시는 손님들이 ‘지금 한국 상황이 정말 안전한 것 맞냐’고 물으시는 분들도 계셨다”고 설명했다.

여행업계는 12월 연말 대목을 앞두고 관광객 발걸음이 끊겨 관광 경기가 축소될 것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이제 겨우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치를 회복하고 있다”며 “불안정한 시국이 이어지면 연말과 신년까지 연회, 행사 등이 줄줄이 취소될 가능성이 높아 걱정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세계 주요국들이 최근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잇따라 발령하고 있어 외국인 관광객 수가 급감할 수 있는 상황이다. 영국 외무부는 시위가 예상되는 광화문, 용산, 여의도 등 지역에 대한 여행 경보를 발령했다.

미국과 캐나다는 상황이 유동적인 만큼 시위지역을 피하고, 대규모 군중이 모이는 곳에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전파했다. 뉴질랜드 역시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1단계(정상적)에서 2단계(신중)으로 격상했다. 일본 역시 한국 여행 주의령을 내린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