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인천 남동구의 한 빌라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을 때 현장을 떠나 부실 대응 논란을 일으킨 여경이 솟구치는 피를 보고 ‘블랙아웃’(눈앞이 캄캄해지는 것) 상태가 됐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대법원 제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지난 10일 전 경위 A씨(50)가 해임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인천경찰청장을 상대로 청구한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심리 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이는 형사를 제외한 사건 중 상고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되는 사건을 기각하는 제도다.

앞서 인천 논현경찰서 소속 모 지구대에서 근무하던 A씨와 전 순경 B(26·여)씨는 2021년 11월 15일 오후 인천에서 발생한 층간 소음 흉기 난동 사건에 투입됐다.


하지만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했다. 당시 빌라 4층에 살던 50대 가해 남성 C씨는 경찰관들이 현장을 떠나자 3층에 살던 일가족 3명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C씨는 살인 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22년을 선고받았다.

이와 관련해 당시 A씨는 “건물 안에서 무전이 잘 터지지 않아 밖으로 나갔다”라고, B씨는 “블랙아웃 상태가 돼 당시 상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경찰은 같은 달 징계위원회를 열어 성실 의무 위반 등으로 A·B씨를 해임했다. 해임 처분을 받으면 3년 동안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 경찰 공무원 징계 중 파면 다음으로 수위가 높은 중징계다. 이들은 직무 유기 혐의로도 기소돼 지난 7월 말 인천지법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1년, 집행 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A·B씨는 이에 불복해 각각 행정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 3월 대법원은 B씨에 대한 해임을 확정했다. B씨 사건을 맡은 제1심 재판부는 “참혹한 범행을 목격한 뒤 범인을 검거해야 했는데도 공포심을 느껴 현장을 이탈했다. 이는 경찰로서 기본적이고도 본질적인 직무를 포기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A씨 사건에 대한 제1심 재판부도 “직무 태만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라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은 “피해자들의 생명과 신체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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