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 비자 발급 불허, 2015년 2020년에 이은 세번째 발급 거부
미국 시민권 울타리의 '병역 면제', 불법 아니라도 '잘못된 선택

유승준은 병역 기피 의혹으로 22년째 한국 입국을 못하고 해외서 떠돌고 있습니다. 나이도 어느덧 20대 청춘에서 40대 후반의 중년이 됐습니다. 미국 LA 총영사관이 최근 유승준의 한국 입국 비자 발급을 또다시 거부했습니다. 2015년, 2020년에 이어 세 번째 발급 거부조치입니다.

이에 대해 유승준 법률대리인 측은 "인권 침해일 뿐만 아니라 법치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중대한 문제"라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당사자인 유승준은 사흘 뒤 자신의 SNS에 스스로 반성하는 듯한 뉘앙스로 속내를 밝혔습니다. 이날은 하필 국군의 날이어서 유승준의 처지를 둘러싸고 묘한 기류가 흘렀습니다.

"그때는 왜 몰랐을까요. 미안해요. 내가 너무 부족해서. 이렇게 오랜 세월이 지났는데도 내가 여러분을 잊지 못하는 것을 보면 내가 여러분을 사랑했던 거보다 내가 여러분에게 받은 사랑이 훨씬 더 커서 그런 거 같아요. 누군가 '왜 그렇게 한국을 못 잊냐?'고 물아보더라고요. 그립고 사랑해서 그런다고 하면 또 오해 받을까요?"

◆ "비자발급 거부는 위법" 대법원 판단 vs 법무부 '필요성' 인정돼야 입국

지난달 28일 유승준의 인스타그램에는 법무법인 혁신의 류정선 변호사의 입장문이 올라왔습니다.

입장문에는 미국 LA 총영사관이 법무부 등과 검토해 유승준에 대한 입국금지를 유지하기로 결정했고, '2020년 7월 2일(2차 거부 처분일) 이후 행위 등이 대한민국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외교관계 등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으로 돼있습니다.

유승준은 앞서 두 차례 신청한 입국 비자 발급이 거부당해 소송을 제기했고, '비자 발급 거부는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단을 이끌어낸 바 있습니다. 개정된 현행 재외동포법은 '병역을 기피한 외국국적동포에 대해 비자 발급을 거부할 수 있고, 법무부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41살이 되는 해부터 체류자격을 부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 아이돌 스타로 절정의 인기를 누린 유명 가수의 '의도적 병역회피' 낙인

한국계 미국인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유)은 국내에서 가수로 5년 가까이 활동하다 2002년 1월 군입대가 확정되자 돌연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며 병역을 면제받습니다.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면서 법적으로 병역의무도 사라졌습니다. 불법은 아니지만, 이는 병역을 면탈할 목적이었다는 주홍글씨가 됐습니다.

그가 미국 시민권이란 울타리에 숨어 병역을 포기한 것은 합법이라 해도 분명 '잘못된 선택'이었습니다. 우선 대중의 사랑을 많이 받고 탄생한 유명인이란 점이 간과됐습니다. 이 때문에 스스로도 병역기피 의혹에 대한 당시 상황과 입장을 여러차례 밝혔고, 뒤늦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반성의 제스처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대중 스타는 많이 갖고 많이 누리는 만큼 처신도 그에 걸맞게 해야 맞습니다. 유승준은 '가위' '나나나' '열정' 등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절정의 인기를 누렸고, 그래서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대중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합니다. 그의 '병역기피 주홍글씨'는 '법무부 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기 전까지 평생 한국에 입국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