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기차 화재가 잇따르는 가운데 이번에는 달리던 전기차의 시동이 갑자기 꺼졌습니다.

하마터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부품과 연결된 접지선을 고정하는 볼트가 풀린 게 원인으로 추정됩니다.

백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달여 전 출고한 기아의 신형 전기차 EV3입니다.

한창 도로를 달리던 차량의 시동이 신호음과 함께 갑자기 꺼집니다.

["왜 이래? 미치겠다…."]

그러더니 라디오와 와이퍼 작동이 멈추고, 속도가 점점 느려지다가 도로 한가운데서 멈춰섭니다.

몇 분 동안 시동이 두 차례 꺼졌다가 다시 들어왔다 하더니, 아예 멈춰버린 겁니다.

주행 중이던 도로는 최고 제한 속력이 시속 80km에 달했습니다.

퇴근길 차량이 몰리는 상황이었지만, 구조 요청을 할 수 있는 기아 커넥트의 SOS 기능마저 먹통이었습니다.

[전기차 운전자 : "112 (전화) 해서 '저 좀 살려주세요' 밖에 할 수가 없었어요. 비 오는데 차 뒤에 서서 너무 무섭고 떨려서 사시나무 떨듯이 그냥 떨고만 서 있었어요."]

운전자는 결국 보험사 견인 차량이 오고 나서야 40여 분 만에 현장을 빠져나왔습니다.

이틀 뒤 차량 수리를 받은 결과, 사고 원인은 부품과 연결된 접지선을 고정하는 볼트가 풀렸기 때문으로 드러났습니다.

기아 측은 운전자에게 3만 원권 전기차 충전 쿠폰을 전달했습니다.

[전기차 운전자 : "사측의 문제인데 왜 저한테 보상은 아무것도 안 해주고 (쿠폰) 3만 원이 다라고요?"]

사고 원인과 관련해 기아 측은 구체적으로 어떤 접지선의 연결에 문제가 생겨 시동 꺼짐이 생겼는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조립 과정 문제로 추정된다면서 같은 차종에서 동일한 문제가 발생한 적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3년간 한국교통안전공단에 접수된 주행 중 전기차 시동 꺼짐 신고는 46건에 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