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을 기피하려고 한국 국적을 포기해 22년 동안 입국이 금지된 가수 유승준(48)이 최근 또다시 비자 발급이 거부되자 “눈물이 난다”며 심경을 밝혔다.

유승준은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그때는 왜 몰랐을까요”라며 “미안해요. 내가 너무 부족해서”라는 글과 함께 가족사진을 올렸다. 이어 “이렇게 오랜 세월이 지났는데도 내가 여러분을 잊지 못하는 것을 보면, 내가 여러분을 사랑했던 것보다 내가 여러분에게 받은 사랑이 훨씬 더 큰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누군가 ‘왜 그렇게 한국을 못 잊냐?’고 물어보더라”며 “그립고 사랑해서 그런다고 하면 또 오해받을까요?”라고 되물었다.

유승준은 또 “여러분 마음 아프게 해서 정말 미안하다”며 “제가 부족해서 이렇게 많은 시간을 흘려보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왠지 주책맞게 눈물이 많이 난다”며 “마음이 아파서 흘리는 눈물이 아니라 감사해서 눈물이 난다. 고마워요, 사랑해요”라고 글을 마무리 지었다.

이를 두고 “유승준에게 잘못 없다고 하는 건 아니지만 영구 입국금지는 너무 가혹하다”는 의견과 “유승준은 그냥 병역기피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현재 미국인”이라는 비판 의견이 엇갈렸다.

1997년 4월 데뷔한 유승준은 2002년 공익근무 소집 통지를 받은 상태에서 미국 공연을 하겠다며 출국했다. 이어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한국 국적을 포기해 법무부는 그의 입국을 제한했다. 이후 22년 동안 한국에 입국하지 못하고 있다.

유승준은 비자 발급을 위해 두 차례 소송전을 벌였다. 만 38세이던 2015년 그는 처음으로 한국 입국을 위해 재외동포 비자를 신청했으나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은 이를 거부했다. 법무부가 앞서 유승준의 입국을 거부했다는 이유였다.

유승준은 첫 번째 소송을 냈고,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은 “LA 총영사관이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고 단지 과거 법무부가 입국 금지했다는 이유만으로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은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

유승준은 다시 비자를 신청했지만 LA 총영사관은 또 발급을 거부했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재량권을 발휘해 검토한 결과 유승준의 병역기피가 국익을 해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입영 나이를 넘겼어도 비자를 발급할 수 없다는 것이다. 2017년 개정된 재외동포법이 근거였다

유승준은 2020년 두 번째 소송을 냈다. 이번에도 대법원은 유승준의 손을 들어줬다. 유승준에게는 2017년 개정 이전의 재외동포법이 적용돼야 하는데 LA 총영사관이 개정 이후 법을 적용했기 때문에 비자 발급을 거부한 건 적법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자 유승준은 지난 2월 세 번째 비자 발급을 신청했고, LA 총영사관은 이번에도 이를 거부했다. LA총영사관 측은 2차 비자 거부 처분일인 2020년 7월 2일 이후 유승준의 행위 등이 대한민국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외교관계 등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했다. 법무부 또한 유승준의 입국을 금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