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문단 중..

모든 것이 끝나고 이완된 육신만 남았다. 창밖을 내다 봤다. 가을 밤 하늘과 집 앞 실개천, 일렬로 서 있는 나무들. 모든 것이 분명하고 또렷하게 보였다. 그 전까지 나를 감싸고 있던 욕망의 그림자는 자취를 감췄다. 방의 불을 켰다. 불투명한 하얀색 에그가 침대 위에 놓여 있다. 자괴감이 엄습한다. 문명의 이기는 어디까지 일상을 잠식해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