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유독 과속에 너그럽죠.
다른 교통법규 위반 신호위반, 음주운전 등엔 미친놈이라고 욕하면서
본인이 과속하는건 운전을 잘하는거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들이 과속해도 상관없다고 주장하면서 꼭 가져오는게 독일 아우토반입니다.
아우토반은 속도제한이 없는데 사고가 안난다.
오히려 속도제한이 있는 우리나라가 사고율이 더 높다.
그러니 아우토반처럼 우리도 속도제한을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죠.
이전글에서처럼 과속과 사고율은 상관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러나 아우토반이 속도제한이 없어서 사고가 안나는걸까요?
다들 아시다시피 독일의 운전면허 취득 난이도는 어렵기로 유명하고 유지하기도 어려워요. 그렇기에 독일인들은 교통법규를 철저히 지키고 항상 좌측추월하죠.
1차로는 거의 비워두는 편이고 정말로 필요한사람들만 사용합니다.

그럼 우리나라 현 상황에서 제한속도만 없앤다면 어떻게 될까요? 독일처럼 자연스럽게 교통법규를 잘 지키고 꽉 차 있던 1차로를 스스로 비워두고 2,3 차로에서 얌전히 운행할까요?
그럴리가 없겠죠?
독일과 달리 우리나라는 산지지형이 많아 고속도로라도 커브길이 많고 터널이 많아요.
우리나라에서 독일처럼 시속 2~300달리다가 갑자기 터널 나타나서 급감속 하다보면 사고나기 딱 좋죠.


그리고 과속과 사고율의 관계가 증명된게 없다구요?
말이나 되는 소리에요?
과속과 사고율의 관계가 없다면 그 선진화된 독일 역시 시내든 위험지역이든 제한속도를 걸지 않았겠지요.
그러나 독일도 사고 위험성 높은 곳은 모두 제한속도가 걸려 있어요.
아래는 속도와 사고율에 관한 논문입니다.

이론적으로도 속도가 높을수록 사고의 위험성은 올라가요.
이걸 설명해야 하나 싶은데 운전 속도가 빨라질수록 시야가 좁아집니다.
운전할때는 동체시력으로 보는데 동체시력은 대상물의 속도가 빠를수록 시력이 급격히 저하됩니다.
예를들어 정지시력이 1.2인 사람이 50km/hr로 움직이면 시력은 0.7로 떨어지고 90km/hr로 움직이면 시력은 0.5로 떨어집니다.
속도가 빨라질수록 제동거리가 길어짐은 당연한것이고 고속에서는 핸들 조작도 어렵죠.
그렇기에 돌발상황에서 대처가 어려운게 당연한거죠.

이론적으로는 과속하게 되면 사고율이 올라가는게 당연한건데 뭘 보고 과속과 사고율이 상관이 없다고 하는걸까요?
보통 그걸 주장하는 사람들은 독일의 아우토반과 독일 시내주행을 비교합니다.
독일의 아우토반이 독일 시내주행 10만키로미터당 사고율을 비교하면 시내주행의 사고율이 더 높다는거죠.
아우토반은 시속 130km로 다니고 시내주행은 시속 30km로 다니는데 시내주행의 사고율이 더 높으니 속도와 사고율이 상관없다는거에요.

그런데 그렇게 단순비교하는게 맞을까요?
고속도로라는것 자체가 속도를 올릴수 있게 만든 대신에 사고가 날 수 있는 위험요소는 대부분 제거한 도로에요.
신호도 없고 가감속할 일도 없고 우회전 좌회전도 없어요.
사고의 위험요소가 적으니 사고율도 적은것이고 그러니 고속으로 달릴 수 있는거죠.

그리고 아우토반이 시속 130km로 다닌다는것은 안전거리도 그만큼 길다는것이고 반대로 시내 주행은 안전거리가 짧겠죠. 이건 같은 도로내의 차량밀집도가 다르다는걸 뜻하죠. 시내주행에선 차들이 밀집되어 다닥다닥 붙어 있으니 같은 10만키로미터라고 하더라도 그 안에 운행하고 있는 차량은 시내주행이 훨씬 많죠. 그러니 당연히 시내주행의 사고율이 높은것 아닐까요?


만에 하나. 과속과 사고율이 상관이 없다고 합시다.
그럼 사고 피해량도 상관이 없는건가요?
위 논문을 보면 속도가 높을 수록 사망사고의 비율이 더 높게 올라갑니다.
이건 그냥 물리문제에요.
속도가 높을수록 물리량은 커지고 사고가 났을때 충격이 큰게 당연한겁니다.
본인이 과속하다가 사고가 났을때 혼자 죽는게 아닙니다. 상대차 운전자도 그 물리량을 같이 받아요.
누군가를 죽일 수 있는 문제인거에요.
이걸 가지고 과속을 악마화 한다구요?
애초에 과속은 나쁜겁니다.
과속이 좋은거라고 우기는 당신들이 이상한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