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3대 국책은행중 하나인 KDB산업은행이 이 리먼브라더스의 일부분에 대한 인수를 시도하였고

 실제로 협상 타결 직전까지 갔으나 국정감사 등 여러 가지 요인이 겹쳐 막판에 협상이 결렬되면서 

무산되었다는 것. 


물론 당시 산업은행도 호구가 아니기 때문에 리만이 지고 있는 리스크를 이용해서 가격을 마구 후려치긴 했다. 

당시 1주당 가격이 30달러에서 18달러까지 내려가는 상황이었는데 산은에서 제시한 1주당 가격은 고작 $6.4에

 불과했고, 그나마도 배드섹터는 버리고 수익이 남을만한 영역만 인수하는 조건을 제시했던 점을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리만이 떠맡고 있던 리스크의 크기는 산은이 예상하는 수준 이상이었고, 게다가 당시 달러 유동성이 극도로

 제약받던 시점에서 리만 인수 소식이 국감에서 포화를 맞자 결국 인수를 포기한 것이다. 

다만 협상에 직접 참가한 산은 외에 한국에서 리만의 리스크를 얼마나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었는지는 

의문 기호가 붙는 상황으로, 유력 언론들이 '월스트리트로 가는 금융 고속도로'라는 표현을 써가며 사설과 칼럼을

 통해 리먼 인수를 강력히 주장한 것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초기에는 리먼 브러더스 인수를 찬성하는 여론이 대단히 높았다. 

하지만 부채가 너무 심각하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면서 서서히 여론이 돌아서기 시작했고, 

전문가들이 직설적으로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결국 정부가 발을 빼기 시작했다.



결국 산은은 9월 10일 리먼 인수 포기를 공식 선언했다. 한국 산은의 인수 협상 결과가 최후의 생존 수단이었던

리먼의 주가는 '협상 결렬' 소식이 보도된 9월 9일(미 현지시각) 하루 만에 45% 폭락했으며, 

6일 뒤인 9월 15일 파산을 선언했고 그로 인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게 됐다. 

여담으로 리먼이 챕터 11 파산보호 신청을 한 9월 15일은 한국의 추석연휴 마지막 날이었다. 

연휴가 끝남과 동시에 세계 경제의 악몽이 시작된 것.




당시 출범 7개월차의 초창기였던 이명박 정부는 결과적으로 산은의 인수 포기 결정 덕에 최악의 경제 충격을 

그나마 피하게 됐다. 리먼의 총 부채가 10여 년 전 당시 물가로도 6130억 달러(약 660조원), 

대한민국의 1년 세입액보다도 많은 셈이니 산은이 그 당시 여론에 따라 실제로 인수를 진행했다면 

대한민국 경제는 큰 어려움에 빠졌을 것이다. 




미국을 넘어 전 세계를 뒤흔들 정도의 파급력을 지닌 파산이었는데 한국이 그것을 온전히 버텨낼 재간이 있을리가.

 2008년 한국의 GDP는 1조 470억 달러였으니 당시 GDP의 58.5%에 달하는 엄청난 부채를 떠안게 되어

 한국 경제는 과장 안 보태고 파산에 이르렀을 것이다. 

심지어 리만의 파산 규모(6700억 달러)까지 고려하면 한국은 당시 GDP의 무려 64%에 달하는 손실을 입을 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