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 미국 정부는 일본의 비타협성에 참을성을 잃고는, 
굉장하고 장엄하고 뭐라고 항의할 수 없을 만큼 결정적인 방식으로 
전쟁을 끝내고 싶은 유혹에 굴복하기 시작했다."
- 존 키건, <2차 세계대전사>. p.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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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7월 24-28일 일본 제국 해군의 패잔함들이 몰려있는 구레 군항에 미-영 연합항공군이 공습을 시작했다.



1740여 소티라는 미친 출격횟수의 결과로 세계 3위의 해군력을 가졌었던 일본 해군은 마침내 전멸했다.
일본 전 국토의 제해권은 연합군이 가지게 된다.



'섬나라의 해군'을 전멸시키고
일본의 모든 항구에 기뢰를 뿌려대고
일본으로 오는 모든 선박은 전부 침몰시키거나 나포하며
일본의 도시에는 커티스 르메이라는 미군 폭격기 부대장이 불의 세례를 내리꽂고 있었다.

일본의 거의 모든 도시들은 더이상 타버릴 물질이 존재하지 않을 때까지 소이탄을 두들겨 맞았다.


이 와중에 항복을 요구하던 연합군은 일본에 심어놓은 스파이와 공식 발표를 듣고 당황했다.


일본 군부가 민간인에게 죽창, 활, 일본도를 이용해 상륙해오는 연합군과 본토 결전을 준비중이라는 정보였다.
(심지어 일본 군부는 투석기(!)를 포병으로 편제하는 걸 검토중이었을 만큼 박살이 난 상태였다.)


자국민 1억명을 다 총알받이로 소모시켜서라도 살아있는 '신(god) 천황'을 위해 죽으라고 명령한 '결호작전'이 계획중이었고, 결국 1945년 7월, 미국은 일본인의 완전 소멸 또는 국가 존속이 위협받아야만 일본이 항복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승인, 멘해튼 계획 결과물의 실전 투입을 결정한다.


참고로 리틀 보이는 프렝클린 루즈벨트 미국 대통령의 별명이었고, 
팻 맨은 영국 총리 원스턴 처칠의 별명이다.


이 가공할 무기의 사용 직전, 미국은 최후통첩을 통해 항복을 권유했으나 일본은 7월 28일에 거절했고,  8월 3일 트루먼 대통령이 명령서에 서명을 한다.


8월 6일, 미국 대통령의 별명이 붙은 폭탄 1발을 싣고 미 509 폭격 비행단이 이륙한다.
이 날 이후로 509비행단의 부대 휘장은 아래처럼 변경된다.




목적지는 일본 내 인구 8위인 도시, 구레 군항의 보급도시인 히로시마.
커티스 르메이가 아무리 요청해도 폭격을 금지해서 이때까지 단 한번도 폭격당한 적이 없는 도시.

1945년, 8월 6일 오전 8시 15분 15초.





인류는 역사상 최초로... 자신들의 의지로 지상에 초열지옥을 소환하는데 성공했다.





초 고열로 폭심부의 암석층은 순식간에 기화되었다. 
이어지는 고온의 열폭풍.
잔해들은 포탄과 탄환처럼 날아가며 모든 것을 파괴했고, 
마지막으로 '검은 비'가 내리며 모든 생명체를 죽이기 시작했다.

2만명의 일본제국군을 포함한 14만명이 단 한발의 폭탄으로 즉사했다.


어이없게도 화평파와 본토 결전파가 대립중이던 일본 군부는 
'설마 이런 폭탄을 한개 이상 만들었을 리가 없다'는 아무 근거없는 낙관론을 믿기 시작하느라 항복 결정이 지연되고 있었으며 결국 8월 9일에야 항복을 할지 말지에 대한 회의를 시작할 수 있었다.




1945년 8월 9일 회의날.
나가사키에 두 번째 핵폭탄이 투하된다.  





연합군이 폭격을 하고 있지 않는 도시중 가장 큰 도시순으로 보면
일왕이 살고있는 교토 or 고쿠라가 다음 차례로 예상 가능했다.

결국 1945년 8월 15일 일왕은 항복 발표를 하며, 백만명 단위의 인간들을 죽이고 강간하고 고문하던
일제의 광기서린 태평양 전쟁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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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이런 폭탄을 한개 이상 만들었을 리가 없다'는 아무 근거없는 낙관론을 믿기 시작하느라 항복 결정이 지연되고 있었으며 결국 8월 9일에야 항복을 할지 말지에 대한 회의를 시작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