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쏟아진 폭우로 제방이 무너져 대전의 한 농촌 마을이 물에 잠긴 가운데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물속으로 뛰어든 아들의 사연이 전해졌다.


대전 시내에 사는 김중훈씨는 당일 형수에게서 “어머님이 연락이 안 된다. 마을 사람들은 다 대피했는데 어머니가 안 보인다”는 전화를 받았다. 굴착기 기사인 김중훈씨는 굴착기를 끌고 어머니가 사는 마을로 달려갔다.

 “어머니 집을 보니 처마 밑까지 물이 차올랐는데 ‘나 좀 살려달라’는 어머니 소리가 들렸다” 

김중훈씨는 “끌고 간 굴착기로 어머니 집을 향해 갔는데 물살이 파도 치듯이 너무 세 접근하기 어려웠다”면서 굴착기를 놔두고 직접 물속으로 뛰어들었다고 했다.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헤엄쳐 간 그는 이웃 주민을 먼저 발견했다. 그는 “옆집 아주머니가 머리만 내놓고 몸이 다 잠긴 상태로 기둥을 잡고 있었다”면서 “옆집 아주머니를 구해 지붕 위로 올려놓고 어머니에게 향했다”고 했다.

그런데 이웃 주민을 구하는 사이 ‘살려달라’던 어머니의 목소리가 어느새 들리지 않았다고 한다. 


김중훈씨는 “어머니가 처마 끝 기둥을 잡고 버티고 계셨다”면서 어머니가 지쳐서 ‘살려달라’는 소리는 못 지르고 있었다고 전했다.

어머니를 구하러 다가가자 어머니는 “너 죽는다. 너 죽는다. 오지 마라”고 했다. 

지붕을 타고 넘어가서 다시 물속으로 들어간 그는 기억을 더듬어 물속에 잠긴 담벼락을 짚고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렇게 어머니를 구하려고 애를 쓰던 중 떠내려온 소파에 어머니를 일단 올려놓은 뒤 다시 아까 이웃 주민을 대피시킨 지붕 위로 어머니를 올렸다.

김중훈씨는 “옆집 아주머니가 지붕에서 자꾸 미끄러져서 ‘조금만 버티세요. 조금만 버티세요’라고 하던 중 

보트를 타고 온 119구조대에 구조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어머니를 구한 뒤 10분 만에 어머니가 목을 내밀고 있던 그 높이까지 물이 다 차올랐다”면서 “10분만 더 지체됐더라면 다 돌아가셨을 뻔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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