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용산의 옛 집이 그립습니다”

1945년 美에 재산 몰수당하고
조선서 쫓겨난 일본인 71만명
그들도 역사에 휩쓸린 피해자
이렇게 생각하면 친일파인가

지난 2010년 취재 과정에서 만난 A씨는 “1945년 8월 종전 후 부모님과 함께 살던 2층 집과 세간을 그냥 남겨두고 일본으로 건너갔다”고 했다. 10대 초반까지 살던 ‘정든’ 용산을 떠나 ‘낯선’ 일본 땅에서 새 삶을 시작하느라 꽤 고생했다고 한다. A씨도 역사의 격랑에 휩쓸린 피해자라고 느꼈다.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식민지 수도에서 태어난 그가 어릴 때 살던 곳을 그리워하는 감정을 잘못이라고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