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어무이가 뜬금 없이 사진 한장을 보내 오셨다.

어릴 때 어무이가 찍어줬던 사진.



우리 어무이는 그나마 어릴 때 사진이 한개도 없으시다.

나 아니면 누나랑 찍었던 몇 장의 빛바랜 사진들을 빼면,

어무이의 독사진이 없다.



내가 서너살 즈음이었나,

아부지랑 크게 싸우시고는 

누나랑 나를 데리고 집을 나오셨다던데

그 때, 아부지가 집에 있는 어무이 물건을 다 태우셨다고 한다.



시집 올 때 가져오셨던

고등학교 앨범이나 사진 같은 것들 전부 다.



그래서 어무이가 어릴 때, 한참 예쁘셨을 나이의 사진이 한개도 없다.



오늘 하루 종일 시간 나면 이 사진을 바라봤다.

어쩌면 누나와 사촌누나 눈에 비친, 아니면 차에 비친 한참 때의 어무이 모습이 

혹시라도 보일까 하고

그 때의 모습은 어떠셨을까,

무슨 옷을 입고 계셨을까.



나~ 중에 기술이 발전하면

사진 속 눈이나 다른 어딘가에 비친 모습을 확대해서

반대편의 모습을 바라보는 기술이 나오지 않을까? 하고 상상이나 해봤다.








지금은 셀카도 잘 찍으시고
사진도 많이 찍으신다.


다만, 


우리 어릴 때 찍었던 사진을 보내시면서
문득, 어릴 때 자신의 모습이 보고 싶으시지 않으셨을까
괜스레 생각을 해 보았다.


모두 편안함 밤 되십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