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온라인이란 게임을 하는 지인이 날 꼬득이더라.

잼다고. 같이 하자고.

딱히 할만한 게임도 없는지라 알았다고 하고 지인 있는 섭에 캐릭 만들고 시작


아니나 다를까.. 얼마나 오토들이 득시글한 지 당최 몹을 못잡겠더만.

와우돌이라 퀘스트 안하고 넘어가는 건 못참는 체질.. 악착같이 퀘몹들 하나씩

잡아대는데 친구가 오더니 여기서 고생하지 말고 쫄로 키우래

그래서 파티 맺고 그냥 쫄쫄 쫓아다녔더니 겸치가 쑥쑥


자 반대의 경우를 보자.

내가 아직 와우를 하고 있고 그 지인을 꼬득여 우리 섭에서 시작했다고 치자.

오그리마 앞마당에서 돼지 잡고 전갈 잡으며 퀘를 꺠고 업을 하겠지.


요새야 친추보너스니 뭐니 저랩을 후다닥 지나가지만 그런 게 없던 시절에

만일 그 지인이 나 빨리 퀘 꺠조. 나 현질해서 경매장에서 최고 좋은 아이템으로

맞춰 광랩할까? 라고 하면 난 NO! 라고 말할 거다.


딱히 강하게 키우라는 의미보다는 저랩때는 저랩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으니

그걸 놓치지 말란 거지.

저랩구간은 단지 고랩이나 만랩을 만들기 위해 거쳐야 하는 지루한 노가다가

아니라 저랩때 아니면 느낄 수 없는 재미가 있다는 걸 알아주길 바래서야


그러니 그를 돕는 방법은 파티를 해서 몹을 학살해 겸치를 팍팍 안겨주는 게 아니라

이 레벨엔 어딜 가서 무슨 퀘는 꼭 해라.. 혹은 인벤으로도 위치를 찾기 어려운 걸

도와주는 정도지 일일히 직접 기저귀 갈아주지는 않는다는 거.


예를 들어 귀족의 애가 퀘스트를 하나 하나 퀘스트 로그를 읽어가며 깨고 난 후

마지막에 실바나스 누님이 부르는 처연한 노래를 듣는 감동을 느끼라는 거지.

얼라 나이트엘프라면 영원한 사랑 퀘스트는 정말 필수.


어짜피 게임하는 목적이 재미 아닌가?

하루라도 빨리 만랩 달고 만랩 컨탠츠를 즐겨야 재미인가?

하루빨리 강해져서 PVP로 이겨야 게임하는 맛이 나나?


국내 게임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아마 그렇게 생각하나보더라.

그들에게 퀘스트는 그저 경험치랑 아이템 주는 보너스일 뿐이고 노란색 느낌표 띄운

NPC 찾아가서 내용은 보지도 않고 보상이랑 퀘몹 위치만 확인하고 냅다 달려가서

몹 후드라패는 정도밖에 안되지.


하기사 말만 MMORPG지 RPG적 세계관이라곤 개발새발인 판에 로그랍시고 읽어바야

초딩이 쓴 작문 수준도 못되는 후잡스런 내용이니 그렇게 길들여지는게 당연한 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그렇게 길들여진 사람에게 천천히 퀘스트 내용도 읽어보고.. 왜 붉은십자군에서

일반 NPC인 아버지가 정예몹을 때려잡는지도 느껴보고.. 하라 그러면 다들 @_@? 할 수밖에

훈련이 안되어있으니까.


와우의 진입장벽이라...

처음하는 사람이 와우에서 진입장벽을 느낀다면 그건 거의 99% 기존 게임하던 방식대로

와우를 접근하기 때문일 터


만랩 달기 쉬운 게임이니 빨리 만랩 찍고 최종 레이드를 뛸 만한 장비를 하루라도 먼저 맞추자

그게 목표니 가장 렙업 빠른 방법을 찾고 부족한 템으로 들이대고 캐릭 이해도 안끝난 상태에서

레이드를 뛰려고 아둥바둥인 거지.


내가 만일 와우를 처음하는 생초짜 신규유저라면 친추보너스니 뭐니 다 사양하겠다.

글세.. 좀체 파티원이 모이지 않는 저랩 인던 클리어는 부탁하겠지만 

낚시도 해보고 음식도 올리고.. 채광하러도 댕기고.. 제작도 해보고

그게 효율이 좋네 안좋네를 떠나 게임사가 즐겨보라고 만들어준 컨탠츠라면 악착같이

다 즐기며 업을 할테다.


어짜피 이러나 저러나 한달 나가는 계정비는 마찬가지

그걸 한달 먼저 만랩달고 데스윙인지 하는 애를 잡으러 들이대는 것만 게임을 즐기는

방법은 아니다.

어짜피 그렇게 하나 나처럼 하나 게임을 하는 궁극의 목적인 재미의 크기는 다르지

않으니까.


그러니 결론은 서둘지 마라는 거

서둘지 않으면 진입장벽은 자연히 없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