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어떠한 조직에도 소속된 적이 없는 검은 머리, 파란 눈의 이방인,

정체를 물어도 늘 "아무것도 기억나질 않네요"라고만 답했다.

기억의 상실, 낯선 환경에 대한 부적응으로, 그는 늘 군중으로부터 소외되었고

모두가 그를 ‘기억을 잃은 자’ 라고 불렀다.

이 세상에 대한 최초의 기억을 떠올릴 수 없었다.

기억을 잃은 채 방주 탈출 비상구에서 깨어났고 처음 목격한 건

몸 전체에 ‘용린’이 돋은 소녀와 소녀의 목숨을 노리는 날 선 화살촉이었다.

찰나의 순간 본능적인 반응과 행동으로 소녀를 구했고,

그 조차 자신의 이런 반응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마 그 때부터였겠지

그와 아비아 사이에 위기의 순간을 함께 한 이들만의 단단한 유대가 생긴 것은

"그녀를 찾아… 전쟁을 끝내야 해"

낯설지만 익숙한 목소리가 그의 머릿속을 울린다 .

울림은 전생의 속사귐 마냥 마음속 짙게 낀 곤혹의 안개를 뚫고 영혼의 가장 깊은 곳에 닿는다.

"난… 이름도 기억도 없기에… 더욱 멈출 수가 없어."——기억을 잃은 자

미지의 운명을 짊어진,

구세계로부터 온 불멸의 영혼.




찰나의 순간 전장을 가르는 단 한 발의 화살

함께 싸우는 전우를 보호하는 것, 절대 소홀할 수 없는 그의 신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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