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층이 없어진 이유에 매우 많은 이유가 있겠죠. 로그도 어느정도는 기여했을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로그 때문에 배척당한 사람도 있을테고 그 과정에서 상처를 입고 사라지신 분들도 있을테니까 없진 않겠죠.
근데 이 모든 것이 로그 때문이다!라고 하기엔 논리적 비약이 심하신 거 같긴 합니다. 

밑에 글쓰신 분의 글을 봤을 때 본인의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뉴비가 레이드에서 로그로 인해 공격을 당했고 그로 인해 접으셨다고 하셨는데, 상처를 입으셨을 그 분에게는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런데 사실 제 경험으로 봤을 때는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실력에 비해 고난이도 컨텐츠로 점프를 했을 때 보통 뉴비들은 제 퍼포먼스를 못내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상처를 입더라구요. 저는 이런 상황에서는 점프당한 뉴비나 그 주변인의 잘못이 아니라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강제로 점프시킨 고인물의 문제라 생각합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을 말씀드리자면, 대학에서 친하게 지낸 후배들 몇 명을 와우에 꼬드긴 적이 있었습니다. 부캐 하나 파서 같이 레벨링도 했었고 쐐기 2단부터 차근차근 같이 해주기도 했습니다. 그러고 레이드를 끌고갔죠. 마침 길드 레이드가 있어서 몇 번 끌고 갔었습니다. 당연히 레이드에서 거의 모든 시간을 뉴비친구들은 누워있었죠. 길드 레이드라서 딱히 큰 문제는 없었었지만, 본인들은 정말 재미없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그런 말도 들었었구요.
저는 당연히 로그를 가르쳐줬습니다. 이런 저런 정보를 찾아보는 사이트들도 찾아줬고 같이 딜싸이클을 연구해주기도 했습니다. 템테이블이나 파밍도 같이 해줬구요. 그런데 그 뉴비 친구들이 와우라는 게임에 질린 결정적인 이유는 로그도 까보고 정보도 찾아보는 등의 공부량이 많아서가 아닙니다. 그냥 레이드 가서 계속 누워있었던 그 경험이 발목을 잡았던 겁니다. 본인이 또 레이드를 가더라도 비슷한 경험을 할 것이라 생각한거죠. 실제로 레이드 갔다오고 나서 시들해졌다가 그대로 접었습니다.

저는 뉴비가 아예 들어오지 않거나 들어오더라도 정착을 하지 못하고 접는 가장 큰 이유는 고인물의 욕심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뉴비들은 뉴비들대로의 템포가 있습니다. 그 템포를 지켜봐주다가 도움이 필요할 때만 도와주면 알아서 적응하고 재미를 붙입니다. 그런데 고인물들은 억지로 그 시간을 단축시켜주려 합니다. 이미 다 겪었던 상황들이고 본인들이 보기엔 답답해보여서 그럴겁니다. 그런데 그 과도한 도움이 뉴비의 적응과정을 심각하게 망친다 생각합니다.
식물을 기를 때 필요한 것은 '적당한 양'의 물과 영양제입니다. 혹시 아래 글쓴이 분이 끌어들인 뉴비를 성장시키기 위해 '과도한 양'의 관심과 참견을 하신게 아닌가 한 번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