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애니메이션 좋아하는 아재입니다. 지난 분기에 이어 이번 분기에도 애니메이션 감상평을 짧게 올려보고자 합니다. PV로 본 첫 인상은 좋았던 작품이 참 많았는데, 방영이 진행될수록 실망했던 작품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앞서 3화 정도까지만 보고 이번 분기에 대한 작품 평가를 한 적이 있는데, 크게 반전을 줬던 애니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한 두 작품을 제외하면 사전 기대치가 거의 그대로 들어맞은 느낌이랄까요.

평점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연출이나 촬영 구도가 좋은 작품에 점수를 많이 주는 편입니다. 또한, 원작과 애니는 별개의 작품이라 생각하기에 그런 부분에서도 점수가 갈릴 수 있다는 점 양해 바랍니다.

참고로 지난 분기 감상평 링크는 아래에 있습니다.

※ 평점에 대해서는 지난 분기 너무 박하다는 평가가 있어 수정했습니다. 4~5점은 추천작, 3점은 취향에 맞으면 재미있는 작품, 2점부터는 호불호가 갈리거나 퀄리티에 문제가 있는 작품들입니다.


▶ 19금 애니 맛 좀 볼래? 2024년 1분기 애니메이션 감상평


완주한 작품 평가
◆ 걸즈 밴드 크라이



장르 : 음악, 청춘 드라마

평점 : ★★★★★

한 줄 평 : 3D 애니의 새로운 작법!

간단 리뷰 : 애니 방영 몇 달전부터 유튜브 알고리즘에 Piercing the dawn of time를 비롯하여 토게나시 토게아리 관련 노래들이 이미 돌아다녔기에 첫 인상은 '아니? 얘네들이 데뷔한다고?'의 느낌이었습니다. 노래는 괜찮았는데, 단순히 홍보용 애니로 나오는게 아닌가 싶었는데 기우였습니다.

3D 애니메이션에 대한 진입 장벽이 있긴 하지만, 캐릭터의 감정 묘사나 움직임이 자연스러운 편이기 때문에 큰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진 것 같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음악이나 캐릭터 비주얼이 괜찮았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꽤 낮아진 케이스가 아닐까 싶네요.

3D 작화에서 볼 수 있는 특유의 자유로운 카메라 앵글과 화면이 움직일때의 생동감도 좋았고, 스토리적인 부분에서도 멤버들 모두 음악에 대해 진지한 태도를 보여줘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각 멤버들이 과거 아픔을 겪고 이를 극복해나간다는 시놉시스는 앞서 밤의 해파리는 헤엄칠 수 없어와 상당히 겹치는데, 쓸데없는 화수 낭비 없이 13화 안에 깔끔하게 완결을 냈습니다.

단점은 주인공인 이세리 니나의 막나가는 성격에 대한 호불호가 좀 있습니다. 후반부에는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향해 울곧게 나가는 모습으로 포장되지만 아직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초반에는 정말 또라이(...) 같았습니다. 초반 이러한 부분만 극복해낸다면 이후로는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에서 연출되는 라이브 신의 퀄리티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번 분기에 유독 음악과 관련된 애니들이 많았는데, 그중에서 가장 우수한 퀄리티를 보여준 수작입니다.

근데 엔딩에서 나오는 단발 스바루 작중에서 묘사해줄줄 알았는데, 역시 모델링 바꾸는거라 쉽지 않았는지 끝까지 안나오더라고요. 등장인물들이 입고 다니는 옷 코디도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 윈드 브레이커



장르 : 배틀, 학원물, 액션, 격투

평점 : ★★★★★

한 줄 평 : 유치한 설정을 잊게 만드는 박력 넘치는 액션 연출

간단 리뷰 : 한국에서는 별달리 화제가 안된 작품인데,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묻히기에는 너무 아까운 작품이라 생각해서 추천합니다. 일단 제작사가 CloverWorks로 믿고 볼 수 있는 퀄리티의 작화와 연출을 보여줍니다.

단점은 남정네들만 나오는 쌈박질 애니라는 점에서 진입 장벽이 좀 있을테고, 추가로 깡패(한구레)들이 서로 영역을 가지고 있고, 마을을 지킨다는 자경단 설정이 좀 유치한면이 있다는 점입니다. 단순하게 이세계 학원물이라 생각하고 그냥 이런 설정이 배경으로 있구나하고 넘어가면 괜찮습니다.

장점은 정성들인 액션 작화와 연출력입니다. 캐릭터마다 고유의 무술 혹은 싸움 방법이 있는데, 이를 실제로 옆에서 보는듯한 모션과 앵글로 연출해냈습니다. 액션 작화 하나하나가 예술이었습니다. 초반에 배경 설명하고 캐릭터 설명하는 파트만 지나가면 줄줄이 싸우는 장면만 나오는데, 이때부터는 사실 스토리 없이 그냥 액션 작화만 봐도 배부릅니다.

성우진도 나카무라 유이치를 필두로 유명한 성우들이 줄줄이 나오기에 이쪽에 관심있는 시청자들이라면 귀가 행복할 퀄리티입니다. 도쿄 리벤저스처럼 특이한 설정은 없고, 그냥 배틀물 만화라 생각하고 생각없이 보기에도 나쁘지 않습니다. 일단 작화와 연출력이 좋아서 이번 분기 놓치기에 아까운 애니 1순위로 두고 싶습니다. 2기 확정인 애니입니다.


◆ 괴수 8호



장르 : 괴수, SF, 액션, 어반 판타지

평점 : ★★★★☆

한 줄 평 : 배경 작화가 우수하며, 무언가 터져나갈때의 쾌감과 박력이 제대로 표현되었다

간단 리뷰 : 일단 밝혀두지만 이번 분기에 보고 특정 장면에서 카타르시스를 느꼈던 작품이 두 개 있는데, 하나는 울려라 유포니엄이고, 또다른 작품은 괴수 8호였습니다.

아직도 4화에서 키코루 표정 볼때마다 짜릿하네요. 원작에 대해서는 비판점이 많은 작품으로 알고 있는데, 애니메이션만 보면 캐릭터 디자인이 조금 아쉽다는 점 외에는 잘 만들어진 애니라고 생각합니다.

캐릭터 디자인은 얼굴을 너무 아래위로 늘려놓은 인상과 그리고 너무 평평해보이는 이목구비 묘사인데, 보다보면 적응되어서 괜찮아집니다.

액션 작화는 분기에서도 상위권에 들만한 작화고, 배경 묘사도 잘되어 있어서 뭔가 터져나갈때마다 쾌감이 장난 아닙니다. 약간 원펀맨을 비튼 느낌인데, 주인공이 필사적으로 정체를 숨기려한다는 점에서 원펀맨과는 다소 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원작 만화에서는 향후 전개가 다소 고구마 전개라 비판이 많은데, 일단 애니 분량에서는 그런것이 없습니다. 이번 분기 추천할 액션 애니메이션이라 생각합니다.


◆ 전대대실격



장르 : 전대물, 액션, 안티히어로, 피카레스크

평점 : ★★★★☆

한 줄 평 : 5등분의 신부 작가 후속작인게 충격

간단 리뷰 : 설정이 꽤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악의 조직과 히어로 전대간의 대립이 있는 세계관인데, 정작 악의 조직은 초장에 박살나서 말단 조직원밖에 남지 않아 전투력을 상실한 상태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정의의 편이어야 할 히어로 전대가 오히려 필요하지 않은 권력을 거머쥐고 이미 힘을 잃은 악의 조직과 매주 짜고 치는 대결을 펼쳐 거대한 쇼처럼 포장하는 등 악의 조직처럼 묘사됩니다.

주인공은 악의 조직의 말단으로 이렇게 착취당하는 삶에 염증을 느껴 본래의 악의 조직을 뛰쳐나가 일생일대의 숙적 드래곤 키퍼를 처단하기 위해 히어로 조직에 잠입하게 된다는 스토리입니다.

기존에 히어로물의 클리세를 비트는 작품은 꽤 많았지만, 이 작품만의 매력은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선역과 악역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상당히 입체적인 면모를 띄고 있다는 것입니다.

마음에 들지 않은 인물도 어느 포인트에서는 공감이 가는 등 예측하기 힘든 장면들이 꽤 많았습니다. 반대로 착해보이는 인물인데, 오히려 어둠이 깊은 모습도 묘사되고요. 그래서 더욱 리얼한 전대물 느낌이 났던 것 같네요.

연출은 전대물의 오마쥬가 많습니다만, 액션 작화는 많이 아쉬운 편입니다. 초반에는 작화나 연출에 힘을 줬지만, 후반 가면 꽤 힘이 빠지는 모습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중 내내 긴장감이 유지되고, 설정이나 등장 인물들의 입체적인 모습 등 흥미로운 장면이 많기 때문에 이번 분기에서 재미있게 본 작품 중 하나입니다. 2기 제작이 확정되었습니다.


◆ 바텐더 신의 글라스



장르 : 주류, 드라마

평점 : ★★★☆☆

한 줄 평 : 결국 신의 글라스는 훌륭한 서비스에서 나온다

간단 리뷰 : 애니를 보기 전에는 바텐더라는 직업 자체의 테크닉이나 과정 혹은 재미로 볼 수 있는 칵테일 비법 등에 대한 일종의 요리 애니라 예상했지만, 의외로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서비스직에 대한 마인드를 강조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칵테일에 대해 별다른 지식이 없어도 볼 수 있으며, 작중에 칵테일 자체가 중요한 장치적 역할을 하지는 않습니다. 작중 언급되는 신의 글라스도 결국 사사쿠라 류가 바텐더로서 도달점에 있는 과정을 뜻하며, 오히려 아무리 평범한 칵테일이라도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 강조되는 모습입니다.

물론 산토리에서 공식 협찬도 받은만큼 백바에 대한 디테일이나 칵테일 묘사에 들이는 작화는 우수합니다. 정말 잔잔한 느낌으로 흘러가고, 화려한 액션 동화 같은 것도 없기 때문에 자극적인 것을 좋아하는 시청자들이라면 조금 지루할 수 있습니다. 일반인들과 함께 무난하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장점일지도 모릅니다.


◆ 괴이와 소녀와 행방불명



장르 : 미스테리

평점 : ★★★☆☆

한 줄 평 : 특이한 캐릭터 디자인과 연출, 주인공이 이번 분기의 거유 담당

간단 리뷰 : 캐릭터 디자인이 굉장히 인상적인 애니메이션입니다. 초반에는 다크 판타지스러운 강렬함을 보여주지만, 의외로 일상물스러운 화수도 포함되어 있고, 전체적으로는 조금 기복이 있는 애니였습니다.

일단 바케모노가타리 시리즈처럼 괴이가 얽힌 미스테리스러운 작품을 좋아한다면 취향에 맞을 것 같습니다. 연출까지도 꽤 비슷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여주인공이 그냥 거유가 아닌 폭유 레벨이고, 이를 강조하는듯한 연출이랄까 꽤 섹스어필적인 연출이 많이 나오니 이 부분에는 주의하여 시청합시다. 초반에 우나메 선생이 바닥 핥는 장면에서 침 고인 형상보고 제작자 놈들이 보통 신사가 아니구나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참고로 전 좋았습니다.


◆ 종말 트레인은 어디를 가는가



장르 : 로드 무비, 포스트 아포칼립스, 청춘

평점 : ★★★☆☆

한 줄 평 : 대체 어떻게 먹어야 할 지 난감한 요리인데, 막상 입에 넣으면 술술 들어간다

간단 리뷰 : 이 작품은 굉장히 특이한 포지션에 위치한 작품입니다. 최근에 게임쪽에 스텔라 블레이드처럼 예쁜 여캐릭터가 나와서 가슴과 엉덩이만 흔들어도 기본은 보장한다는 것처럼, 이 애니메이션 역시 작화나 연출만 보면 그렇게까지 놀라워할 부분은 없는데, 소위 빅 데이터에 의거한 캐릭터와 연출만으로 애니가 굴러가게 만들었습니다.

감독의 전작은 정글은 언제나 맑음 뒤 흐림, 시로바코와 걸즈&판처이며, 자신이 좋아하는 요소 + 온갖 작품에서 인기 있었던 장면을 끌어와서 전부 때려박은듯한 인상입니다. 진입 장벽은 분명히 있으나, 보다보면 술술 넘어가는 오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농담이 아니라 애니를 보다보면 이게 지금 대체 뭐지 싶은데 어째서인지 다음화를 찾게 되더라고요.

단점은 너무 동화풍의 설정이나 연출, 후반부 조금 아쉬운 작화, 그리고 치밀하지 않은 스토리를 싫어한다면 불호에 가까울 것입니다. 애니를 많이 봤다면 중간중간 오마쥬 된 부분을 찾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있지만, 핍진성 있는 설정이나 개연성을 중요시하는 편이라면 취향에 맞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 밤의 해파리는 헤엄칠 수 없어



장르 : 음악, 청춘 드라마

평점 : ★★★☆☆

한 줄 평 : 최근의 서브 컬쳐를 관통하는 소재를 과감하게 채택

간단 리뷰 : 유튜브 시대로 대표되는 신 미디어에 맞춰 그곳에서 활약하는 아티스트들의 이야기를 다루려고 시도한 점에서는 고평가를 내리고 싶습니다. 버튜버나 우타히메, 일러스트레이터 등 평소에 이쪽 업계에 관심이 많았다면 꽤 관심이 생길법한 소재들을 주인공들 하나하나에 듬뿍 담아서 출발했죠.

굉장히 축약하자면 과거에 아픔이 있던 주인공들이 다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자아 성찰에 나서고, 결과적으로 함께 힘을 합쳐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는 해피엔딩입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각자의 역할에서 정말로 극복하고 싶었던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찰이 심도깊게 이루어지지 않아 뭔가 어중간한 느낌으로 결론이 난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오리지널 애니의 한계로 볼 수 있는데, 쓸데없이 소비되는 화수가 몇 화 있었기에 그 부분을 적절히 잘라냈다면 좀 더 이상에 남는 애니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중간에 코하루라는 바이크 면허장의 여성 캐릭터는 대체 작중에서 무슨 역할을 하는 것인지 전 알기 어려웠습니다. 차라리 아직 카노의 어머니 얼굴을 모르는 다른 두 멤버가 우연히 마주치게 되어 인연을 맺는다는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좀 더 극적인 전개가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말이죠.

기본적으로 작화면에서는 동화공방에서 만든만큼 굉장히 안정적이며, 연출도 우수합니다. 감탄이 나오게 만드는 몇몇 장면에서는 감독의 내공이 느껴졌습니다. 캐릭터를 귀엽게 연출하거나 흥미로운 인간관계를 구축하는 점에서는 좋았지만, 결국 12화라는 한정된 화수에서 이를 다 소화해내지 못하고 몇몇 부분은 맥거핀으로 남게 되었다는 점에서 아쉽습니다. 웹계 뮤지션 시장이 지금 어떤 분위기인지 엿볼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좋았습니다.


◆ 아스트로 노트



장르 : 러브 코메디, 드라마

평점 : ★★★☆☆

한 줄 평 : 매우 우수한 작화와 배경 미술, 과한 복고 감성

간단 리뷰 : 작화면에서는 분기 탑을 달릴정도로 좋습니다. 다만 그 작화가 올드 감성이 너무 충만하다는 것이 문제지만요. 옛날 아라카와 언더 더 브릿지처럼 온갖 인외(?)의 인물들이 함께 뒤엉켜 우당탕탕하는 러브 코메디&미스터리 인간 군상극입니다. 인물 관계도로 보자면 옛날 메종일각과 가장 비슷하고요.

메인은 주인공과 여주인공의 연애사지만 주변 인물들에 대한 묘사도 상당히 할애하고 있습니다. 작중 나오는 음악은 물론 연출 스타일까지 영락없이 90년대 애니를 떠올리게 하는데요. 쇼와나 헤이세이 시대 추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괜찮게 볼 수 있습니다.

단점은 작화는 현대적으로 살려놨지만, 감성을 너무 옛것에 맞춰놔서인지 옛날 사람인 저도 보기가 좀 버거울 때가 있더라고요. 작화가 워낙 좋아서 완주는 했지만, 솔직히 쇼와 시대 감성이 어느 정도 있어야 소화가 가능한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스토리적인 측면에서 너무 옴니버스식 전개가 이어지고, 인물들간의 갈등이 확확 생겼다가 풀리는 등 긴장감이 딱히 들지 않는 전개가 연달아 나오기에 그 부분에서는 아쉬웠습니다. 어떻게 보면 옛날 주간 연재식 러브 코메디의 시놉시스를 그대로 따라가는듯한 내용이었네요.

그래도 마지막에 말도 안되는 SF 메카물로의 변신이나 우주전(...) 등 옛 작품의 오마쥬 등을 연출하는 노력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 괴짜의 샐러드 볼



장르 : 코메디, 일상

평점 : ★★★☆☆

한 줄 평 : 성인을 위한 일상 개그물

간단 리뷰 :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귀여운데 다루고 있는 소재는 꽤 딥하다는 것이 인상적인 애니였습니다. 저는 PV에서 나오는 사라의 괴이쩍은 포즈에 낚여서 보게 되었는데, 의외로 연출도 심심하지 않고 웃길 때는 터트려주는 웰메이드 개그물이었습니다.

내용 자체는 심각하게 흘러가는 것이 없는데, 다루는 소재가 꽤 수위가 높다는 것이 인상적이기도 했고요. 모자이크를 했다지만 성교 장면(...)이 불쑥 튀어나온다거나, 캬바쿠라 영업 모습을 묘사한다거나, 사이비 교단을 다룬다거나 여튼 좀 정신이 없습니다.

사라가 마술을 다루는 이세계의 황녀라는 설정이 있긴 하지만, 생각보다 일본 문화에 스며드는 속도가 빠르더라고요. 그냥 현대 일본에 잘 적응하여 살아가는 괴짜들이 많이 나오는 일상물에 가깝습니다. 비일상이 섞인 일상물을 다룬 코메디 만화는 기존에도 수요가 많았기 때문에 이런 작품을 즐겨본다면 추천할만한 작품입니다.


◆ 언네임드 메모리



장르 : 판타지

평점 : ★★☆☆☆

한 줄 평 : 요새 트렌드는 부부물이다!

간단 리뷰 : 요 몇 년 전부터 덕질하는 세대의 연령대가 올랐음을 공략하는 듯, 유사 결혼 생활을 대리 체험할 수 있는듯한 작품의 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덕질하던 덕후들이 나이를 먹었기 때문에 이제 생활적인 안정감을 찾는데에서 나오는 현상이 아닐까 싶은데요.

이 작품도 그러한 부부물입니다. 1화부터 '내 아이를 낳아줘!'를 실제로 시전하는 등 뭐 실제로 만나자마자 바로 결혼까지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에 준하는 관계고, 중간중간 떡밥을 던지면서 전개되지만 항상 둘의 꽁냥꽁냥이 나오는것이 포인트입니다.

작품의 퀄리티는 기대한 것보다는 괜찮고, 무난하게 볼만했습니다. 작화가 안정적인 느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너져내릴 퀄리티도 아니기에 무난하게 볼 수 있는 판타지물을 찾는다면 추천입니다. 참고로 액션 작화쪽은 큰 기대하지 맙시다.


◆ 성우 라디오의 속사정



장르 : 드라마, 백합

평점 : ★★☆☆☆

한 줄 평 : 굳이 두 주인공이 성우라는 설정, 필요할까?

간단 리뷰 : 일단 캐릭터 작화는 예쁩니다. 그리고 캐릭터 설정도 흥미로운 편입니다. 하지만 작품은 별로였습니다. 초반에는 꽤 긴장감 있는 설정으로 두 캐릭터의 케미와 비밀스러운 학교 생활에서 벌어지는 각종 에피소드, 그리고 이를 통한 성장물로 기대되는 작품이었는데, 정작 그 방향으로 가지 않더라고요.

그렇다면 성우 활동에 대한 뭔가 프로페셔널적인 내용이나 업계인들만 아는 그런 에피소드를 공략하면 좋을텐데, 그것도 아닙니다. 그냥 성우를 아이돌로 생각하는 덕후가 이런 자극적인 내용도 넣으면 좋겠지하고 배경 설정으로 소모한것에 가깝다는 이미지의 애니였습니다. 보다보면 알겠지만 두 주인공의 직업이 성우일 필요조차 느끼질 못했습니다.

7화인가 상점가에서 무슨 레드 카펫 밟는것처럼 걸어가면서 안티팬과 팬이 집단 난투극하는건 좀 많이 웃겼습니다. 그전에도 학교에 갑자기 라이브 방송 킨 안티팬이 찾아오는 등 연출이 너무 황당해서 이세계물인줄 알았습니다.

일단 위에서 강조했듯이 성우라는 소재에 포커싱이 맞춰진 애니는 아니었습니다. 백합쪽을 놓고 본다면 오히려 그쪽이 맞는 것 같네요. 개인적인 소감으로는 재미있게 만들 캐릭터와 소재는 갖춰두고 연출과 각본이 나쁜 시너지를 일으킨 작품이라 평가하고 싶습니다.


◆ 속삭이듯 사랑을 노래하다



장르 : 음악, 청춘 드라마

평점 : ★☆☆☆☆

한 줄 평 : 이 애니메이션은 이즈미 시호님의 출연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간단 리뷰 : 첫 1화에 대한 인상은 아기자기하면서도 캐릭터가 귀여워서 좋았지만, 이후로 급격히 무너져내리는 작화 및 평탄한 내용 전개로 그냥 라디오 듣는 기분으로 보는 애니로 전락했습니다. 이즈미 시호가 극에 전면적으로 등장하게 된 이후부터는 꽤 긴장감 있는 전개가 이어져 흥미를 유발하지만, 무너져내린 작화를 살려내진 못했습니다.

일단 주인공 커플은 고구마처럼 질질 끌지 않고, 빠른 시점부터 커플이 되기 때문에 오히려 이즈미 시호를 비롯한 주변 인물 관계가 극의 주요 갈등으로 쓰입니다.

단점은 제가 어지간하면 작화 조금 무너진것으로는 불평을 안하는 편인데, 이 작품은 너무 심했습니다. 한 두 번 무너져내린것이 아니라 중반부터 멀쩡한 작화를 찾아 보기 힘들 레벨로 무너지기 때문에 작화를 중시하는 시청자에게는 절대 비추천입니다. 아니 사실 작화를 중시하지 않더라도 보는 것이 괴로운 애니는 간만일 정도였습니다. 원작팬이면 블루레이 발매를 기다리거나 그냥 보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하지만 이런 시청자라도 작중곡으로 등장하는 로렐라이의 メリトクラシー는 꼭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이 노래 하나는 건질만합니다. 이외에도 작중 삽입곡들의 퀄리티는 전반적으로 양호합니다.





후속작인 작품
◆ 울려라! 유포니엄 3기 최종장



장르 : 음악, 청춘 드라마

평점 : ★★★★★

한 줄 평 : 부장으로서의 쿠미코와 개인으로서의 쿠미코 그 혼란의 폭풍

간단 리뷰 : 쿄애니 화재의 참사 이후 이 작품을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원작과 달라진 부분에 대한 비판은 있지만, 애니 자체로만 보면 앞으로도 머리속에 길게 남을 연출이었기 때문에 전 좋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 8화의 쿠미코의 표정 묘사와 연출은 두고두고 기억날 것 같습니다. 작중 쿠미코의 입장에서 몰입해서 보다보면 납득이 가는 각색이었던것 같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에고마저 극복해내는 쿠미코가 대단해보였습니다. 마지막 연설에서는 저도 같이 따라 울 정도로 감동받았습니다.

쿠미코보다는 오히려 마유쪽의 묘사가 조금 불친절했던 것이 흠이었던것 같습니다. 원작도 그랬던것 같은데, 너무 쿠미코의 내적 갈등을 유발하게 만들기 위한 장치로서만 소비되는 캐릭터라는 인상이 강합니다.

후속편이 나올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대로 완결을 노리는 것이라면 이쪽으로 각색하는 것이 맞을 것 같기도 하고요. 개인적으로는 작화나 연출 음악 모두 흠잡을 데 없는 쿄애니 역작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 귀멸의 칼날 - 합동 훈련편



장르 : 액션, 시대극 판타지

평점 : ★★★★☆

한 줄 평 : 귀멸의 칼날은 귀멸의 칼날입니다.

간단 리뷰 : 그냥 귀칼이라는 브랜드만으로도 충분한 애니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지막화의 무잔과 주들의 격렬한 전투신이 굉장했습니다. 이외에는 최종 전투 전의 쉬어가는 에피소드 느낌이었네요.


◆ 유루캠△ SEASON3



장르 : 캠핑, 힐링

평점 : ★★★★☆

한 줄 평 : 전 다음 일본 여행지 시즈오카로 결정했습니다.

간단 리뷰 : 유루캠도 유루캠이었습니다. 초반에 캐릭터 디자인이 좀 바뀐건지 치아키 나왔을 때 누구인가 헷갈렸습니다. 초반에 로드 무비처럼 느껴지는 시마 린과 아야노 듀오도 좋았고, 나머지 캠핑부원들도 여전했습니다.

전 일어나서 커피 한 잔에 새벽 공기 마시면서 한 편씩 감상했습니다. 음악이 굉장히 좋은데요, 확실히 수요층이 누구인지 알고 제작한 애니메이션입니다.


◆ 무직전생 Ⅱ



장르 : 이세계 판타지

평점 : ★★☆☆☆

한 줄 평 : 이제는 그냥 관성적으로 보고 있는 애니

간단 리뷰 : 1기에서의 인상적인 연출이 뇌리에 남아 계속 보고는 있는데, 뭔가 좀 지치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이제는 주인공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들의 심리마저도 쉽사리 공감가지 않는 작품이 되고 있습니다.

작중 인물들이 펼치는 연극을 보는 기분마저 들고요. 원작을 전혀 모르는 입장에서 분명 작중 아버지가 죽는 충격적인 장면이 나오는데, 어째서인지 별다른 충격을 받지 않았다는데서 이 작품의 한계가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액션 작화나 연출은 여전히 좋기 때문에 계속 볼 것 같긴합니다.



시청중인 작품
하이스피드 에투알(HIGHSPEED Étoile) : 이쪽도 3D 작화 때문에 진입장벽이 있긴한데, 보다보면 의외로 볼만한 작품입니다. 시간이 없어서 6화까지만 보고 완주는 못했는데, 완주할 의향은 있습니다.

원더풀 프리큐어! : 프리큐어 시리즈 사상 최초로 동물이 주인공인 작품입니다. 프리큐어 중에서 퀄리티 상급에 속할 정도로 잘 나왔습니다. 기존 작품의 팬들은 물론 동물 귀여워하는 분들도 볼만합니다. 전 시간이 없어서 7화까지만 보다 미뤄뒀습니다.

라이징 임팩트 : 일곱 개의 대죄로 유명한 스즈키 나카바 작가의 또다른 연재작입니다. 판타지 골프 만화로 보다보면 칠대죄의 향기를 진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박력 넘치는 연출이 인상적이기에 골프를 좋아하거나 칠대죄 작가 작품이 취향에 맞다면 추천할만한 작품입니다. 전 아직 보는 중입니다.

코드기아스 : 탈환의 로제 : 아는 분들은 알겠지만, 현재 3막까지 공개되었고, 디즈니 플러스에서 6월 21일부터 하나씩 풀리고 있습니다. 전 2막까지 봤는데 만족스럽습니다. 코드기아스 영원히 함께해!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 3기 : 역시 이정도로 오래되면 얼른얼른 손이 가지는 않더라고요. 이미 전전 분기에 메구밍편에서도 그냥 생각나면 한 편씩 꺼내보는 느낌으로 달렸습니다. 솔직히 새로 기대될만한 요소는 없고 익숙한 맛 그대로입니다.

사신 도련님과 검은 메이드 : 3D 애니에 거부감이 없다면 항상 추천하고 싶은 순정, 럽코 애니입니다.


하차한 작품
망각 배터리 : 주인공의 일본식 섹드립 개그에 대한 항마력이 저에게는 부족했습니다.

신은 유희에 굶주려 있다 : 게임을 다루는 작품치고 게임의 퀄리티가 별로더라고요. 트릭이 심오한 것도 아니고, 주인공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묘사되지도 않았습니다.

린카이 : 사실 보다보면 작화나 스토리는 그렇게까지 나쁘진 않은 점도 있는데, 연출이 다 말아먹은 느낌입니다. 현실과 애니메이션적인 묘사의 차이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작품 같습니다.

원룸, 햇볕 보통, 천사 딸림. : 너무 클리세적인 왕도 러브 코메디인데, 작화나 연출이 올드해서 하차했습니다. 내용 자체는 취향에 맞으면 괜찮아 보였습니다.

Dragon Raja : 과수원 하고 계시는 그분 작품 아닙니다. 중국 웹소설이 원작인데, 처음에 오프닝 작화는 기깔나길래 혹시나 하고 봤는데, 정말 중국 감성 200%인 내용과 전개 때문에 하차했습니다.

뱀파이어 남자 기숙사 : 햇볕 천사와 마찬가지로 정말 00년대를 떠올리게 만드는 연출과 작화 때문에 하차했습니다. 2화까지만 봤는데도 연출이 정말 버틸 수가 없었습니다.

블루 아카이브 : 프리코네나 우마무스메, 뱅브레이번 애니가 초고퀄이었고, 사이게임즈가 정말 대단한 회사였구나를 새삼 깨닫게 만들어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