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충들을 위해 일단 씅질이 아니라 성질이라고 말하고 시작할께.

요즘 옵치를 하면서 씅질을 낸 적이 없다.
게임을 시작하면 적팀도 우리팀도 모두 같은 포지션에서 만난다.
탱도 힐도 딜도 다 내가 생각하는 그 포지션에 있다.
심지어 적 트레도 내가 생각하는 곳에서 튀어 나온다.
내가 할일은 1인분을 하는 것에 조금 더 추가하는 것 뿐.
실수를 하면 자동으로 미안한 마음이 들어 사과하고
지면 아쉽다고 하며, 이기면 버스받았다며 팀원에게 공을 돌린다.
그래.. 요즘 나는 내 티어에서 놀고 있다.
그래서 게임도 한두판만 하고 리플레이를 본다.

그럼 난 왜 지금까지 이 게임을 하며 씅질이란 씅질은 다 낸걸까?
최근 몇번 티어 초기화를 진행했다.
그때마다 일부러 배치를 떨어뜨려서 결국 골드까지 티어를 깍아 내렸다.
연승으로 쉽게 원래 티어로 복귀할 수 있을거란 자신감 때문이었지.
실제로 20연승 10연승하며 파죽지세로 티어를 올렸다.
그런데...
갑자기 적으로 핵쟁이를 미친듯이 붙여준다.
갑자기 무지막지한 통나무를 2개 3개씩 붙여준다.
내 연승은 갑자기 막히기 시작하고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 코스티솔 수치가 치솟는다.

게시판에는 매칭 알고리즘에 대해서 매일같이 강변을 토해내고
게임을 이기던지 지던지 상관없이 채팅으론 통나무 쉑들에게 잘잘못을 따졌다.
모두 지 잘났다 하고, 지 말이 맞다 하는데 물에 빠져 익사할때의 답답함이 이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아는게 많을수록 불만이 많아진다는게 이런게 아닐까?

바람을 통제할 수 없다면, 돛을 조정하면 된다.
딜러짓은 이미 잘한다. 그러면,
힐러가 힐을 안한다면 힐이 필요없는 딜러를
탱커가 탱짓을 안한다면 탱짓을 흉내내는 딜러를
채팅도 필요없다. 어짜피 이들은 곡해해서 듣는다.

마음이 평온하다.
그래 이거다.
옵치는 마음공부다.

애들아 넋두리 봐줘서 고맙다.
즐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