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부분만 찝어보자면 F2P, 그룹, 매칭알고리즘 등등을 꼽을 수 있을듯. 

그런데 F2P는 빠대가 망가지는 원인(특히 핵)으로 꼽을 수는 있어도 경쟁까지 미치는 영향력까지는 크지 않은것같고 사실 옵치 말고 거의 모든 경쟁FPS는 F2P기도 하고. 

그룹도 옵1때도 다 있던거고 옵2 오면서는 넓은그룹을 따로 빼면서 조건이 오히려 좁혀짐. 매칭 알고리즘은 딱히 바꿀 이유가 없다고 봄. 퀄리티를 줄여서 매칭시간을 줄이려고 했다면 딜러 20분 걸리던 그시절에 했겠지 지금이 아니라. 지금은 매칭시간 불만은 거의 아무도 없고 일방적인 매칭에 대한 불만만 폭주하는 상황이라 저렇게 할 이유가 1도 없음. 오히려 반대로 매칭잡히는 점수범위를 더 타이트하게 좁혔다고 본거같음.

그럼 이유가 뭘까. 내가 볼땐 그냥 게임 자체가 일방적으로 흘러가기 좋은 환경이 된것같고 그 원인은 "실력"이라는 요소를 점점 억제해나가면서 생긴것같음. 오버워치2 오면서 가장 큰 변화가 "저점버프 고점너프"임. 처음에 탱커버프 자체가 체력, 아머, 패시브 따위의 "존재 자체로 밸류가 높아지는" 대표적인 저점버프였고 이후 일방적인 매칭에 대한 불만이 폭주하니까 양팀 "실력차이"를 더 줄이기 위해 매칭잡히는 점수대도 좁혀보고 했는데도 안되니까 9시즌에 아예 대대적으로 딜힐러들까지 포함한 모든 케릭에 저점버프/고점너프를 시행함. 하지만 일방적인 매칭에 대한 불만은 변함이 없음.

그럼 실력차가 게임에 미치는 영향력이 줄어드는데 왜 일방적인 매칭은 계속되는걸까. 내가 볼땐 저 "실력요소", 더 정확히 말하면 "낮은 저점"이 일방적인 게임을 방지하는 일종의 버퍼역할을 하고있었다고 봄. 오버워치는 실력으로 대변되는 수직적인 축 뿐만 아니라 다양한 케릭, 조합, 팀플레이 따위의 "수평적인" 스펙트럼도 매우 넓은 게임임. 원래 옵1때는 저런 요소들은 개인 실력이라는 핵심요소에 억눌려서 2차적인 평가요소에 불과했음. 일단 개인 실력으로 티어가 갈리고 서로간의 실력이 비슷한 경우, 저런 2차적인 요소들에 의해 승패가 갈리는 그런 느낌이었지.

그런데 실력 요소를 찍어누르면서 그동안 억눌려있던 저런 2차적인 요인들이 전면으로 튀어나오게 됨. 그런데, 저것들은 다분히 카드게임같은 요소들이라 그냥 가위를 냈으면 보를 낸 팀은 져야하고 그런 경향이 크지. 그리고 그동안 그게 그렇게 말처럼 쉽게 되지 않도록 막고 있던게 "낮은 저점"이라는 부분이었다고 봄. 단순히 조합을 잘 맞추고 해봤자 완벽하게 수행하는것 자체가 극도로 어려워서 상대가 가위를 내고 내가 보를 냈더라도 인게임 플레이에 따라 충분히 해볼만한 게임으로 끌고갈 수 있게 되는 그런 부분들이지.

그런데 오버워치는 저점을 크게 끌어올리면서 저런 여지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봄. 물론 슈터 게임인만큼 완전히 틀어막히진 않았으나, 옵1때에 비하면 훨씬 큰 차이를 느낄수밖에 없게 되지.

더 큰 문제는 저것들은 내가 아닌 "팀"에 달린 요소라는 부분임. 그리고 팀은 솔큐 기준 즉석만남 5인방이지. 솔큐에게는 그야말로 운빨요소가 폭발적으로 강해지는것이고, 아까 위에서 그룹큐 조건이 옵1보다 강화됐다고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 자체가 그룹큐가 가진 이점을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변했기때문에 그룹큐에 대한 성토가 커지는것도 당연한 수순임.

아직 끝이 아님. 저 팀운빨 요소가 강해진다는건 50% 승률로 수렴시키는 중력의 영향력도 강해진다는 의미지. 이는 최상위 최하위는 텅텅 비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간 허리티어로 수렴한다는 의미임. 실제로 지금 그런 상황이지. 이렇게 되면 같은 점수대인데도 실력차이가 훨씬 크게 날 수 있다는 의미고, MMR이 실력을 대변한다는 "신뢰도" 자체도 많이 떨어지게 됨. 그런데 우리네 매칭이 좋은 매칭을 잡아주기 위해 참고할만한 자료는 MMR밖에 없지. MMR 자체의 신뢰도가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는 아무리 MMR 자체를 좁혀서 매칭을 잡아줘봤자 더 크게 실력차이가 벌어지는 상황이 충분히 나올 수 있지.

마지막으로 게임플레이 자체에도 악영향이라고 봄. 저점버프 고점너프는 캐리가 아닌 "역캐리"위주로 승패가 결정나게 만드는 경향이 강함. 5:5 오면서 1명 줄어서 개인의 영향력이 강해졌는데, 이게 캐리가 아니라 역캐리의 영향력이었음. 좋은점을 보기보다 안좋은점부터 찾게 만드는 별로 좋지 않은 형태의 게임임. 마치 와우에서 한두명이 바닥밟아서 20명 공격대가 전멸하는 형태의 게임을 만들어가고 있는것임. 제프나 아론이나 둘다 와우 출신이라 와우를 많이 참고해서 게임을 만드는건 아는데, 제프에 비해 아론은 특히나 더 급진적으로 와우스타일로 만들어가고 있는 느낌이고 그 순기능도 물론 찾아보면 있겠지만 부작용도 더 어마어마한 스케일로 나오는것같음.



요약 : 옵치 개발자들은 일방적인 게임의 가장 큰 요소가 "실력차"라 생각하고 이걸 줄일 생각만 하고있는데, 내가 볼땐 저 실력차 요소를 줄이면서 튀어나온 여러가지 팀 의존적인 요소들이 팀운빨 일방적인 게임의 원인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