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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월드컵 리뷰

- 밴픽 시스템
메타와 밸런스 패치 문제는 오버워치에서만 나오는 문제는 아니다. 꾸준히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게임들은 모두 안고 있는 문제가 밸런스와 메타였다.
오버워치의 상황이 조금 상황이 특수했다고 생각한다. 패치 주기와 신규 컨텐츠의 공백이 지나치게 길었다. 게임은 천천히 죽어갔고, 이스포츠 역시 궤를 같이했다.
물론 개발진과 방송/이스포츠 인력들도 손을 놓고 있지만은 않았다. 꾸준히 다양한 것들을 시도했지만, 효과적인 것이 없었을 뿐이다.

개인적으로는 인게임과 대회 시스템의 통일성이 필요하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았었나 싶다. 대회에는 있는데 게임에는 없는 것에 대한 과감한 시도에 너무 겁을 내왔던 게 아닌가 싶다.

아무렴, 대회에서 먼저 시도해보고 긍정적이라면 게임에 넣어버리는 것도 가능했을텐데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라는 물음처럼 '대회가 먼저냐, 게임의 변화가 먼저냐?' 라는 고민에 시간이 많이 갔다.

물론 섣불리 금지라는 카드를 추가하기에 부족했던 캐릭터의 숫자도 상황의 신속한 해결에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당시 블리자드의 내부 사정 문제도 그렇고 세상 만사가 다 뜻대로 되지는 않기에 '이랬다면..' 하는 세계관을 흥미롭게 생각해볼 뿐이다.

이야기가 조금 돌았는데, 영웅의 개체 수가 늘어난 현 시점에서 밴픽 시스템의 도입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OWCS와 인게임까지 확장되었으면 한다.

사우디 월드컵 자체로 넣어버린 독특한 규정이었고, 해결해야할 부분도 보였지만 흥미로웠다. 특히 이번 대회는 코칭 스태프가 많이 돋보였다. 

전/후반 라운드가 지날 때마다 오픈 부스에 코칭 스태프가 들어와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모습에서부터 그 어느 오버워치 대회보다도 '코치와 감독의 존재'가 많이 부각되고, 비춰졌다. 

그간 우리는 이런 것들이 많이 부족했던 종목이었다.

일부 코치님들이 들으시면 노하실 수 있는 포인트라고도 생각하는데, 개인적으로 밴 룰 이전까지 오버워치에서의 전략(소위 판짜기와 설계)은 지극히 한정적이었고, 심플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고민할 게 많이 없기도 했다고 느꼈다. 정말 최상위권의 우승 컨텐더 팀의 감독/코치님들 외에는 건들지 않던 영역이 전략이고, 어차피 맵에 따라 조합은 미러전이 될 확률이 제일 높은데다 모두 같은 조합을 모든 세트 내내 기용하는 경우도 있었으니 판짜기라고 해봐야 전장의 유불리에 따라 버릴 맵 버리고 이길 맵 잡는 정도다. 

오버워치 리그 초창기와 66 자유픽 시절에는 영웅 픽의 다양성과 유한하지 않은 조합의 한계로 인게임 전략의 다양화가 있었지만 게임이 나오고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특수한 픽을 골랐다던가, 메타에 어울리지 않는 맵을 골랐다던가, 본인들이 유리한 맵을 골랐다던가' 정도가 눈에 보이는 전략의 한계였다.
 
고츠니 돌진이니 다이브니 포킹이니, 특정 팀이 본인들만 꺼냈을 때에는 전략이지만, 고착화가 되고 연구가 이어지고 완성 단계에 접어들면 그때부터는 전술이 된다.

일부 선구자들 외에 대다수는 그들의 전략을 카피해 전술화 시켰고, 이게 최적화 단계에 이어지면서 소위 강팀과 약팀의 "조합 이해도 차이." 로 이어졌던 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대다수의 팀들은 전략보다 전술에 집중했었을 것이다. 어떤 조합을 어떻게 구현하고, 완성도를 높이는 가가 메인이 될 수 밖에 없었다.

1등의 조합이 현재 눈에 보이는 베스트고, 그걸 잘 쓰는 방법을 연구해서 완성도를 높인다. 그게 오버워치 씬 대다수 팀의 메인 플랜이었다.

그러나 밴이 들어오면서, 다른 영역이 생겼다. 경기의 흐름을 보고 바꿀 요소가 생겼다. 전 세트 상황 때문에 a를 금지시켰고, 인게임에 들어갔는데 '엥? a였으면 쉽게 뚫었을텐데..' 가 되어버리는 상황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중복 밴이 이루어질 수 없는 것도 크다. 언젠가 열릴 수 있기에 어느 모드의 어느 타이밍과 맵에서 금지를 시키느냐에 따라 굳히기가 될 수도 있고, 더 큰 스노우볼이 될 수도 있다.

조합적 플랜 A의 전술적인 이해도와 완성도가 높아진 상태에서 토대를 쌓을 수 있게 되고, 상대의 장점을 약화시키거나, 단점을 강화하거나, 우리의 장점을 강화하거나, 단점을 줄이는 방법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는 변수의 추가는 너무 매력적이다. 

모든 선택은 결과를 만들고, 결과로 또 다른 결과에 대한 책임을 갖는다니 지켜보면서 매우 흥미로웠다. 기존의 오버워치도 재밌었지만.

다만 이렇게 되면 밴 룰이 적용된다는 전제 하에 선수의 가치와 평가 기준이 변화할 것이다.

기존의 오버워치는 말 그대로 전략보다도 전술이 중요한 게임이었기에 전술 이해도가 높은, 선수 개인의 숙련도가 높은 상황을 추구했기에 영웅 숙련도가 굉장히 중요했다.

이번에도 최상위권 경쟁에서는 영웅 숙련도가 게임을 좌우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이제 대체불가 S급 장인보다 A+ 급 제너럴리스트가 조금 더 가치가 올라가는 상황이 나올 수 있다.

정말 대체 불가급으로 아나를 쓰는 A선수가 있다고 하자. 근데 그 선수의 다른 영웅 숙련도는 B+ 급이라고 쳤을 때 우리가 우승을 도전하는 팀이고 상대편이 아나와 함께할 수 있는 조합만 밴해도 경쟁은 부담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이겨내는 선수들과 상황과 팀은 분명 존재하겠지만 말이다.

지금도 최대한 플렉서블한, 영웅 폭이 유연한 선수들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맞지만 더 가속화 될 것이다.

그래서 도입 여부는 굉장히 큰 분기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 메타
그동안 오버워치를 개인적으로는 유지력 강탈 게임이라고 생각했다. 힐러가 살아남은 쪽이 유리하고, 먼저 마무리되면 자원이 말라서 죽고 그러니 특히나 뛰는 형태의 조합의 경우에 본인들의 스킬을 먼저 태우고 들어가는 입장에서 한타가 늘어지면 불리하고, 그 과정에서 힐러가 터지면 답이 없을 거라 단정적으로 보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딜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5:3이 되는 그림에서, 먼저 딜러 둘을 잡으면 유지력은 있지만 화력이 떨어져서 불리하고, 힐러 둘을 잡은 거라면 화력은 되지만 유지력이 부족해
말라 죽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고, 해석했다. 

근데 이게 아니더라.

영웅들 체급이 조금씩 바뀌었더라. 그리고 궁 벨류가 상대적이라서 구도가 다양했다.

특히 메인힐이 조금 애매해진 것 같다. 궁의 벨류가 굉장히 높고, 궁 위주로 게임을 굴려가는데 실패했을 때 조합적 체급이 밀려서 얻어 맞는 경우가 많았다.

정말 강팀이 아니라면 구현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숙련도를 떠나서 리스크 리턴이 옛날같지 않았다.

힐러가 점점 서포터에 가까워지는 것 같다. 힐도 힐이지만 교전 변수를 낼 수 있는 선수들과 힐러가 더 좋아보였다.
일리아리 >> 루시우/브리만 보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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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EWC는 딱히 어느 한 메타가 절대적이었다는 느낌은 없었고, 기존에 뻔했던 구도와 양상보다 변수가 많아진 오버워치 구도가 많아서 재미있었습니다.

이제 곧 OWCS 스테이지2가 오네요.
개인적인 아쉬움들 여럿 잘 정리해서 스테이지2에 뵐 수 있도록 할게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항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