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임이 쓸만해진 시점이 딱 터닝 포인트인 것 같다.
쏘고 맞춘다는 그 원초적인 재미가 에임이 좋지 않을 때는 뭔가 느껴질랑 말랑 했었는데
에임이 좋아진 후부터는 거의 질리지 않고 항상 달콤한 맛을 주는 것 같아.
그래서 이 에임을 활용 할 수 없는 장르는 굳이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느낌?

결국 지금에 와선 내가 하는 겜은 모조리 다 조준점이 있는 게임이더라.
RPG던 FPS던 TPS던 루트슈터던 뭐던 간에 이 조준점이 일단 있어야 하고
조준점이 없더라도 마우스 포인터로 뭔가를 정확하게 조준하는 능력이 부각되는 일부 탑뷰나 쿼터뷰 게임도 흥미가 가끔 가는 정도.



이 아래로는 굳이 안 봐도 되는 여담이야.



내 게임 라이프를 되돌아보면 정말 많은 장르를 다양하게 즐겼거든?
플랫포머, 퍼즐, 어드벤처, 시뮬레이션을 즐기다가
어느 순간부터 마지막 왕국, 바람의 나라 등을 시작으로 머드/morpg/mmorpg 에 푹 빠져버렸고
그 와중에도 간간히 레이싱이나 액션, 슈팅, 어드벤처 장르 등을 수시로 즐겼지만
역시 여전히 디아블로, 아키에이지 같은 rpg 장르가 가장 선호하는 장르로 오래 자리잡았고
또 다시 정신 차려보니 카오스, 롤, 히오스, 도타 같은 moba(aos) 장르에 미쳐서 하다가
쿼터뷰가 맛이 좋다 싶어서 로스트아크에도 한 동안 푹 빠져있다가
결국 마지막엔 각종 총 게임에 정착하게 됐다.
여전히 여러 장르를 즐기지만 어지간히 재밌지 않으면 흥미가 생기지 않는 지경에 온 거지.

사실 돌이켜보면 총 게임도 게임 라이프 초창기 시절부터 해오긴 했어.
둠, 울펜슈타인, 퀘이크, 카스 1.5, 서든, 스포, 아바, 콜옵, 건즈 등 뭐 앵간히 할만한 건 다 했지.
근데 깊게 파진 않았고 잘 하려는 욕심도 적었던 기억.
그러다 오버워치가 나와서 했는데 가벼운 맘으로 했고 굉장히 재밌지도 않아서 열심히 하진 않았어.
근데 킬캠을 보다 보니 생각보다 말도 안 되게 잘 쏘는 사람이 많았던 거야.
부끄러운 생각이지만 어떤 겜을 해도 다 기본적으로 실력이 괜찮은 편이었다고 체감하던 때라 FPS도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당시 내 에임은 플릭이면 몰라 트래킹은 처참한 수준이었거든?
근데 자석처럼 붙어있는 사람들이 간헐적으로 등장하니까 와 저게 사람 손으로 가능한 것이었나 싶어서 관심을 갖고 정보도 찾아보고 생각도 해보고 연습도 해보고 그렇게 변하더라.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쓸만한 에임을 갖게 됐고 그 후 별로 재미가 없던 오버워치가 갑자기 뜬금 없이 재밌어지기 시작하는거야.

이제 생각해보면 난 오버워치 그 자체를 좋아했다기 보단 쏘고 맞추는 그 원초적인 재미가 좋아서 오버워치에 머물게 됐던 것 같다.
지금은 FPS의 여러 기본기를 굉장히 중요시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처음엔 에임 밖에 눈에 들어오지 않던 게이머였고 그게 총 게임에 재미를 붙이는 가장 큰 요소였던 건 분명한 것 같다.

쏘고 맞춘다.
정말 단순하지만 이게 주는 재미는 언제 봐도 정말 놀라워.
심지어 타격감이 좋으면 그 재미가 훨씬 증폭되기도 하고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