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인간과 포켓몬의 관계/인간적(스러운)사고법
2005년 7월 14일 게임프리크 나카츠이 스그루 작성


옛날. 포켓몬과 인간의 경계가 애매했던 시절.

어느 한 곳에 마을이 있었다.
어느날, 그 마을의 소녀가 산에 장작을 모으러 나갔다.
산속에서는 마른 나무를 찾기 쉬웠기에, 소녀는 더더욱 깊은 곳으로 나아갔다.

정신을 차려보니 해는 저물고, 소녀는 길을 잃고 말았다.
주변에는 블레이범의 똥이 굴러다녔고, 소녀는 불안해졌다.
그러자 숲 건너편에서 한 남자가 나타났다.
남자의 얼굴은, 마을에 사는 남자의 누구와도 닮지 않았으나, 매우 잘생겼었다.
남자는 말했다.

"너는 길을 잃은거지? 난 산을 내려가는 길을 알고있지만, 네 다리로는 한밤중이 되어버릴거야. 내일 아침 데려다줄테니, 오늘은 내가 지내는 곳에서 쉬지 않을래?"

소녀는 어쩔수없이 남자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남자는 소녀의 손을 당기며 걷기 시작했다.

해가 질때쯤 커다란 동굴에 도착했다.

"여기가 내 집이야. 배고프지? 기다리고 있어"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 동굴 밖으로 나갔다.
남자가 나가고 잠시 후, 산 멀리가 붉게 빛나며, 나무가 흔들리는 소리가 났다.
머지않아 남자는 붉은 나무열매를 한가득 안은 채 돌아왔다. 남자는 말했다.

"이걸 먹고나면 오늘은 자자. 나보다 먼저 일어나도, 내 얼굴을 보진 말아줘"

다음날 아침 일어나자 남자는 아직 자고 있었다.
소녀는 남자와의 약속을 지키고 누운채로 기다리고 있었으나, 곧 다시 잠에 들고 말았다.

남자의 목소리에 소녀는 눈을 떴다. 밖을 보니 해가 이미 저물고 있었다.

"오늘은 초록색 열매를 먹자. 기다리고 있어."

그렇게 말하고, 동굴 밖으로 나갔다.
남자가 나가고 잠시후, 산 멀리가 붉게 빛나고, 나무가 흔들리는 소리가 났다.
해가 완전히 저물때 쯤 남자는 가득한 나무열매를 안고서 돌아왔다.
남자는 말했다.

"이걸 먹고나면 오늘은 자자. 나보다 먼저 일어나도, 내 얼굴을 보진 말아줘."

소녀는 가족이 걱정하고 있으니 빨리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자, 남자는 크게 하품을 하고는 소녀의 머리를 쳤다.
그러자 소녀는, 가족과 집에 대한 것을 완전히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러고는 둘이서 열매를 먹고, 잠에 들었다.

다음날도 둘은 해가 질때 즈음에 깨어나, 남자는 나무열매를 따오고 둘이서 먹은후, 다시 잠들었다.
그러한 생활이 지속되고, 곧 소녀는 남자가 블레이범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겨울이 다가올 즈음, 블레이범은 동굴 안쪽을 파기 시작했다. 그리고 소녀에게 말했다.
"장작이 될 나무를 모아오렴. 가능한 한 높은 나무의, 위쪽 가지를 꺾어오렴"

소녀는 블레이범의 말대로 하려고 했으나, 높은 나무는 무서워 낮은 나무에밖에 올라가지 못했다.
가지를 몇개 모아 돌아가자, 블레이범이 말했다.
"안돼, 더 높은 나무의 가지가 아니면 인간에게 들켜버려"

눈이 내리기 시작하자, 둘은 깊어진 굴의 안쪽에서 자면서 지냈다.
먹을것은 많았다. 가끔 일어나 식사를 하고는, 다시 잠들었다.
어느날 눈을 뜨자 소녀는 한명의 아이를 안고 있었다.
며칠인가의 낮과 밤이 지나고, 소녀가 눈을 뜨자, 블레이범은 말했다.

"네 아버지가 널 찾고있어. 하지만 넌 내 아내니까 돌려줄수는 없지. 그와 싸워야만해"

소녀는 말했다.
"그만해주세요. 아버지를 죽이지 말아주세요. 가족을 죽임당하면 어떻게 당신하고 살아가겠어요. 당신은 좋은 사람이예요. 그러니까 밖에 나가지 말고 여기서 자요"

"알겠다. 여기서 자도록 하지"

남자는 끄덕였다.

다음날 밤, 블레이범은 소녀를 깨우고 말했다.

"네 아버지가 이 주변에 있어. 밖을 보고와라"

소녀가 밖에 나가자 주변은 눈보라가 치고있었다. 소녀는 낮은 나무에 올라가 그 가지를 꺾었다.

동굴에 돌아오자, 블레이범은 노래하고 있었다. 들어본적 없는 노래였다.

"넌 나뭇가지를 꺾어왔군. 곧 네 아버지가 이곳에 찾아올 것이다. 지금부터 나는 네 아버지에게 나쁜 짓을 하러 간다. 만일 내가 죽는다면, 내 눈과 목소리와 마음을 받아라. 그리고 내가 죽은곳에 불을 피우고, 그걸 태워줬으면 한다. 그리고 다 탈때까지 이 노래를 불러줬으면 한다"

소녀는 말했다.

"그만해주세요. 아버지를 죽인다니. 그만하세요. 당신이 죽어주세요"
"잘 있어라. 두번다시 만날일은 없을거다"

그렇게 말하고, 블레이범은 밖으로 나갔다.

잠시후, 커다란 소리가 나고 소녀는 밖을 보았다.
그러자 소녀의 아버지가 블레이범을 죽이고 있었다.
소녀는 밖에 나가서 아버지에게 말했다.

"아버지는 아들을 죽였어요. 저는 지금까지 그와 같이 살아왔어요. 그는 제 남편이예요. 남편의, 블레이범의 눈과 마음과 목소리를 제게 주세요"

소녀는 블레이범이 죽은 장소에 불을 피우고, 눈과 마음과 목소리를 불에 지폈다.
그리고 다 탈 때까지, 블레이범이 가르쳐준 노래를 불렀다.

소녀의 아버지는, 마을에서 떨어진 곳에 작은 집을 짓고 소녀와 아이를 살게 했다.
이윽고 봄이 찾아왔다.
마을의 젊은이들은, 소녀와 그 아이를 자주 놀리며 학대했다.
그것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고, 어느날 블레이범의 모피를 씌우려고 했다.
소녀는 집에 돌아가 부모에게 따졌다.
"저희를 놀리지 않도록 마을사람들에게 말해주세요. 저 가죽을 입으면, 분명 저희는 블레이범이 되어버릴거예요.
이미 지금도 절반은 블레이범이라고요"

부모가 말을 해도, 마을 사람들은 듣지 않았다.
오히려 더 재미있어하며 소녀와 아이에게 블레이범의 모피를 씌웠다.
그러자 소녀는 큰소리로 울부짖었다. 그리고, 두명은 숲 안쪽으로 사라져버렸다.
둘은 두번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그런일이 있고나서 사람들은 깨달았다.

블레이범은 절반은 인간인 것이다.





이걸 공식스토리로 만들려한게 시발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