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요, 교수님. 그건 왜 물어보세요?"


"아니, 차 뒷쪽에 '아이가 타고 있어요' 문구가 불어 있어서 하는 말이지."


"아.. 그건 교수님 때문에 따로 불여 둔 겁니다."


"뭐? 아니 그럼, 내가 어린애라는 말인가? 내가 자네한테 뭐 어리광
이라도 부린다는 말이야?"


"...불여둘 수 밖에요."


"...교수님이 옆에 앉을 때마다 그렇게 애가 타는데."


"..."



"...자넨 정말 못 말리는 학생이로군."



교수님은 급히 창가 쪽으로 고개를 돌렸지만,
여름철에 싱그럽게 익은 과실처럼
붉게 달아오른 귓볼을 숨기지는 못했다.


그날, 내 차에는 연록이 깊은 한명의 교수가 아닌
한 때 사랑으로 간질하게 타오르던
수줍은 80학번 신입생이 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