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11년.. 내 본캐는 듀얼블레이드였음. 초딩때 여기저기 다크사이트 쓰고 모험하는걸 좋아했던 나는 어느날 아무것도 모르고 지구방위본부로 내려가서 일주일정도 절망하고 있었음

여러번 탈출 시도도 해봤지만 자꾸 몬스터한테 죽고 나중엔 물약도 거의 다 떨어져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음..

3차전직도 못한 허접한 캐릭터였지만 내 나름대로 많은 애정도 주고 노력해서 키운 캐릭터였음

캐릭터를 버려야하나 엄청 고민하던 찰나에 캐시템으로 화려하게 꾸민 고수처럼 보이는 사람이 다가와서 나한테 물었음. 혹시 갇혀서 못나가고 있는거냐고

나는 나갈 수 있는 유일무이한 기회가 찾아왔다고 생각했고 내 사정을 열심히 설명했음.

내가 말하는걸 웃으며 듣더니 자기도 루디브리엄으로 올라가려던 참이라며 자기가 도와줄테니 같이 가자고 했음. 이때 진짜 너무 감사했음

탑이 높다보니 하루만에 다 오르진 못했음. 이틀에 걸쳐 올라갔는데 반정도 올라가고 다음날 다시 만나서 같이 오르기로 함

그렇게 다음날 학교가 끝나고 메이플에 들어가보니 그 사람이 먼저 접속해서 기다리고 있었음.. 혼자 갈 수 있었는데도 나 데려가줄려고 탑에서 기다리고 있었음... 감동받았음

오르는 내내 몬스터 잡아주고 내가 올라가다 떨어져서 오래 걸려도 탄식 한 번 안하고 친절하게 기다려줬음

그렇게 무사히 루디브리엄으로 탈출했음. 그 이후에도 종종 대화하고 그랬는데 어느순간부터 접으셨는지 내 친구창에 남은 채로 불빛은 켜지지 않았음..

지금은 캐릭터를 삭제하신건지 닉네임이 풀렸길래 내가 먹어둠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13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영원히요. 덕분에 지금까지 즐겁게 메이플을 하고 있습니다. 팔색조의난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