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마스터 처음 하면서 리마스터라는 워딩을 사용했던 이유가 뭐였나 하면
내가 기억하기로는 “기존 유저들의 경험을 크게 해치지 않는“ 선에서 ”구식 이펙트의 최신화“와 동시에 ”현 메타에 맞지 않는 낡은 구조에 대한 수정“

이 3개가 기존 리메이크와 다른 부분이고, 리마스터의 가장 중요한 사항이었다고 기억함.
실제로 모험가 리마스터로 직업이 아예 뜯어고쳐진 케이스는 바이퍼 말고는 없음.

모전을 예로 들면
히어로>콤보 시스템 사실상 삭제(소모 기능이 사라지면서 상시 버프로 탈바꿈)
팔라딘>속성 차지 완전 삭제. 성기사로서의 컨셉 강화(5차 이후 컨셉에 집중한 케이스)
다크나이트>보스 주력기 쿨타임 삭제, 생존기에 붙어있던 데미지 버프를 분배해서 상시화

이정도로 가면서 컨셉적인 변화도 거의 없었고, 플레이 경험도 리마 전과 리마 후에서 핵심적인 부분은 유지되었음. 5차스킬의 대부분이 리마스터 없이 넘어온것도 한몫을 했다고 보여짐.

이후 시그너스 기사단 리마스터까지도 이 대전제는 지켜졌음. 물론 모험가 리마스터보다 변경점이 적었던 캐릭이 많았어서 그냥 이펙트만 뜯어고쳤다는 의견도 나오긴 했고 기존 직업 컨셉 중에서도 이상한 부분에 핀트가 꽂혀서 완전히 동물술사가 되어버린 플위나 우주로 가버린 소마같은 케이스도 나오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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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엔젤릭버스터 리마스터때 부터 이 대전제가 흔들리기 시작함.
우선 5차스킬을 리마스터 대상에 포함하기 시작했음.
여기서 연계되어서 발생한 문제가 주기변경을 필두로해서 직업 플레이 경험이 크게 변하기 시작했다는거임.

물론 엔젤릭버스터 리마스터에서 해당 문제는 크게 대두되지 못했음.
엔젤릭버스터들의 최우선 개선 요구 사항중 하나가 스택형 극딜기의 문제점 해결이었고, 해당 부분이 리마스터 이후 완벽하게 해결되었기에 내부 의견도 통합되지 못했고, 동시에 오류수정을 통한 큰 폭의 상향 덕분에 다른 직업 유저들마저 문제점을 인지하지 못함.
결국 이렇게 120초 스킬 3개에 설치형 준극딜기 하나를 가지고 있던 엔젤릭버스터는 60초 버프들을 필두로 60초 극딜을 박는 캐릭터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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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화월영으로 가면서 위의 세 대전제는 사실상 완전히 폐지되었다고 생각 될 정도로 리마스터가 이루어짐.
우선 리마 이전 은월과 아란 유저들의 불만사항은 아래와 같았던것으로 기억함.

은월
-호신강림 사용 후 강화된 귀참을 30초간 꾹 누르는, 사실상 키다운 극딜을 해야하는데, 이 구조는 이상하다

아란
-1리레 2헌터즈는 기형적 구조에 가깝다.

이 외에는 은월 유저든 아란 유저든 직업 자체에 크게 불만이 없었던것으로 기억함.
아란이야 블래스터 출시 직전에 리메이크 전적이 있는만큼 이펙트적으로도 크게 나쁘지 않았던데다가, 6차 전직 후의 마스터리 코어와 오리진 스킬이 이펙트로 보나 성능적으로 보나 굉장히 시원했기에 리마 직전에는 호평이 더 많았던걸로 기억하고

은월은 원래부터 반투명한 정령 이펙트가 취향에 잘 맞는 사람이 많았기에 호평받는 이펙트를 가진 직업이었음. 구조적으로도 겨울 마코로 소혼장막 VI 추가, 호신강림 극딜 중 소혼장막 설치기능 추가로 완성되었다는 평가를 꽤 받으면서 호신강림 키다운을 제외하면 딱히 불만사항이 없었을거임.

그러나 이 두 직업의 모습은 리마스터로 완전히 뒤바뀜

우선 아란은 기존 주축이 되던 컨셉인 얼음/폴암/마하/늑대 중 얼음을 제외한 대부분을 잃음.
폴암을 휘두르는 이펙트는 이제 새로이 추가된 라스트 스탠딩을 써야 180초에 3타격정도 볼 수 있게 되었고, 평타인 스윙은 원래도 딜사이클에 안들어갔음. 게다가 오리진 극딜때의 훌륭하고 거대한 폴암 스윙은 완전히 사라져버림.
마하(정령)은 이제 비홀더 VI의 추가타를 제외하면 찾아볼 수 없게 바뀌었음. 인스톨 마하, 마하의 영역과 같이 마하(무기)를 사용한 이펙트는 전혀 찾아 볼 수 없게 됨.
늑대는 가장 처참한데, 5차스킬의 스킬 툴팁을 제외하면 늑대는 정말 단 하나의 흔적도 남지 않음.
마하(정령), 폴암, 늑대 3개가 모여있던 비욘더는... 다들 알다시피 ”사신수“ 당해버림.

콤보 아드레날린이라는 아란의 주요 시스템도 크게 훼손됨. 우선 기존에도 아드레날린은 헌터즈 발사대의 역할이 크긴 했으나, 아란의 모든 스킬들의 타수 증가, 퍼뎀 %p로 증가, 각 스킬 별로 특수 효과 추가 등, 아란의 기본 스팩들을 강화해주는 핵심 극딜 버프였음.
그러나 리마스터 이후에는 위의 모든 효과들이 사라지고, 사용 중 유사 서펜트스크류를 탑재하는것으로 바뀜.

물론 부스트 엔드 스킬이 하나 추가되긴 했으나, 기존에 존재하지도 않던 스킬을 갑자기 추가한거라 좋은말이 나올수가 없었음.
거기에 180초 주기로 아드레날린 부스트 사용 중에 강화 아드레날린 부스트, 초각성에 돌입 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되었는데, 이것 또한 기존에 없던 구조임. 이 스킬 사용 중 날릴 수 있는 전용 스킬도 추가되었지만,

제너레이터 스킬(즉시 변신기)이 사라진것에 대한 불만도 쏟아져나옴. 물론 제너레이터는 존재하면 무조건 딜링에 사용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에 삭제 한 것은 이해 할 수 있지만, 신규 오리진극딜기인 엔드게임에 제너레이터 기능이 붙어버린 바람에 이상한 구조가 실전성이 있었던 적도 있었음.

거기에 이새끼들은 콤보 수급량 마저 조져놨는데, 짧쿨 스킬의 콤보 수급 수치를 크게 늘려준 대가로 시작 콤보 수치를 500에서 200 밑으로 조져버림. 짧쿨 스킬에 콤보 수치가 너무 크게 붙은 나머지 한번 빗나갈때마다 콤보 수급 부담도 크게 증가한것도 문제. 결국 계산 결과 브마가 벌어다주는 콤보 수치가 늘었음에도 리마 후가 리마 전보다 비욘더로 초당 수급해야하는 콤보량이 더 많다는 사실까지 밝혀지며  쇼케이스에서의 “콤보 수급을 쉽게 만들었다“ 라는 발언도 팩트가 아니라는게 밝혀짐.

아무튼 이러한 이유로 리마스터 이후의 아란은
“기존 유저들의 경험을 크게 해치지 않는“ 선은 진작에 넘어버린 구조 변경,
”구식 이펙트의 최신화“와는 맞지 않는, 기존 컨셉은 무시한채 얼음 투성이가 되어버린 이펙트,
”현 메타에 맞지 않는 낡은 구조에 대한 수정“과도 맞지 않는, 180초 주기 직업이던 아란의 스킬 구성을 바꾸면서 까지 구조를 변경
의 삼연타를 맞으며 기존 유저들에게 제대로 엿을먹임.


은월은 기존에 독특한 아트 스타일을 가진 직업이었음. 리마 이전 은월을 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다 알겠지만, 반투명하면서도 뚜렷한 느낌을 주는 아트스타일 덕분에 확실히 호가 많은 이펙트를 가지고 있었음. 또한 10초 쿨타임의 소혼장막을 평딜에 섞으며 딜을 하는 진소진을 필두로, 120초 마다 크게 강화된 소혼장막을 사용하는, 말그대로 소혼장막이 평딜이자 극딜기였던 그런 직업이었음. 그 과정에서 스토리 컨셉에 맞게 랑이 모습을 한 수호정령이 함께 싸워주는 스킬을 보유한것은 덤.

이 컨셉들도 리마스터를 하면서 크게 변경됨. 우선 은월의 핵심 스킬이던 소혼장막은 이름만 유지한채 설치기가 되었고, 이로 인해 극딜기 자리에 기존 60초 주기이던 경우에 따라 막타만 넣고 빠지던 준극딜기 파쇄연권과 설치기에서 즉발기로 바뀐 귀문진이 오게 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은월의 핵심 극딜 주기가 120초에서 60초로 전환됨. 이 과정에서 핵심 시너지 스킬인 분혼격참도 60초마다 사용해야하게 바뀌었는데, 파티원 저항은 120초로 그대로라 180초 주기 파티에 들어가게 되는 경우 극딜/준극딜/준극딜 형식으로 운용할때 두번째 준극딜에 분혼을 사용하지 못하는 문제까지 발생함.

게다가 여우령이 핵심 스킬이 되면서 구조 자체가 과할정도로 엔젤릭버스터와 비슷해졌고, 미려했던 이펙트들도 기존보다 애매해졌다는 평가가 많음.

물론 평타 강화형 극딜기이던 오리진이 한방딜로 바뀌는 등 괜찮은 패치들도 꽤 있었지만, 결론적으로 기존 플레이 경험이 크게 훼손되었다는점은 아란과 마찬가지였음.

결국 은월 유저들도
“기존 유저들의 경험을 크게 해치지 않는“ 선은 마찬가지로 넘은 주기 변경과 스킬의 변화,
”구식 이펙트의 최신화“와는 맞지 않는, 개성이었던 직업만의 아트스타일의 변경
”현 메타에 맞지 않는 낡은 구조에 대한 수정“과도 맞지 않는, 현 메타와 맞지 않는 평딜 구조로의 변모 등
마찬가지로 기존 유저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패치를 받게 됨.

이 두 직업의 수난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는데, 크게 변한 구조 탓에 헥사 강화의 효율도 큰 폭으로 변하였고, 이것은 헥사 강화를 아직 끝내지 않았던 유저들의 딜 하락으로 이어짐. 당시 아란 은월 유저들의 딜량이 n% 떨어졌다< 는 이런 상황속에서 쓰여진 글이었던것으로 기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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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딜량이 증가한 은월은 메벤에서 리마스터의 수혜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내가 보기에는 기존 유저에대한 배려 없이 원래 직업 스타일을 완전히 훼손당하고도,
개화월영 이후 패치노트, 라이브 등 그 어떤곳에서도 단 한줄, 한마디의 설명조차 받지 못한 은월 아란 둘 다 피해를 본거라고 생각함.

앞으로 계속해서 직업 개편을 이런식으로 할거라면, 리마스터 보다는 리메이크라는 단어를 쓰는게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음.
처음 진행된 모험가 리마스터때의 기존 플레이 경험 유지 라는 최우선 전제를 지키지 못한다면 리마스터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직업 개편은 유저 기만에 가깝지 않나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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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요약)
1. 리마스터는 엔버 이후로 기존 구조를 대부분 엎어버리는 리메이크에 가까워졌다.
2. 이러한 리마스터는 기존 유저들의 플레이 경험을 무시하는 기만에 가깝다.
3. 따라서 리마스터 기조를 바꿀 생각이 없다면, 리마스터가 아닌 리메이크라는 워딩을 써야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