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전공 수업을 2개정도 같이 듣는 친구가 있단 말야
이 친구랑 학기초에 조별과제를 같이 하게 되어서
그냥 저냥 데면데면하게 알기도 하고
화요일은 딱 점심시간 수업이고 점심 먹을때 쯤이라
이 친구랑 자주 밥을 먹음


근데 학기초에는 별로 의식을 못했는데
여름 되면서부터 이 친구한테 쿰쿰한 냄새가 나는거야
자취한다고 하기도 했고 남자애니까 빨래를 잘못 말렸나 싶어서 
그냥 말 안하고 말았는데


점점 심해지더라고, 딱 머리만 감는 느낌인거야
옷에서 나는 냄새인가 싶은것도, 점점 몸에서 나는 냄새라고 알게 되고
양치 하는거 본 적 없고, 윗옷 같은것도 어제 지나가면서 본 바지 그대로 입고 온 거 같은거임


근데 또 이 친구한테 직접적으로 "야 너한테 냄새 나" 라고 말은 못하겠고
그럭저럭 그냥 넘겼단말야.
고등학교 친구고 그러면 "야 너 냄새 존나나 좀 쳐 씻어라" 이랬을텐데
사실 대학교 들어와서는 그런게 잘 안 되는거 뭔지 알거라 생각함


내가 냄새에 좀 민감한데
그런것 때문에 일부러 나 바디 미스트 뿌릴 때
너도 뿌릴래? 하면서 가끔 뿌려주면서 어찌저찌 참고 있었는데


오늘 같이 밥 먹을 때 보니까
얘한테서 먼가 비누향 같은게 나는거야
씻고 온 거 같은 그런 냄새



그래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너 오늘따라 되게 좋은 냄새 난다" 이렇게 말했는데
밥 먹던 숟가락을 잠깐 멈추더니 아무말 안하고 나를 한 5초 쳐다보는거야



"그래?" 이렇게 말하길래
"어 오늘은 되게 산뜻한 향기 난다" 이렇게 말했는데
얘가 그 다음에 말이 없는거야



지금 친구랑 헤어지고 나는 내 수업 들으러 갔는데
방금 친구한테 카톡이 오더라
"평소에 그러면 무슨 냄새가 났길래 그래?"
이런식으로 카톡이 왔는데



나는 이 카톡 보자마자 뭔가 진짜 아 이거 좆댔다 하는 생각이 번뜩 드는거야
평소에는 냄새가 존나 났다 → 오늘은 근데 냄새가 좋다
이렇게 받아들인거지



일단 모르는척 하고 "뭐가?" 라고 답장 보내니까 
친구한테 대뜸 그냥 전화가 오는거야
나 얘랑 전화 한 적 단 한번도 없거든?
근데 진짜 전화가 오길래 와 진짜 좃댔다 진짜 좃댓다 아 진짜 왜 그랬지
근데 내가 이렇게 까지 잘못한건가 싶기도 하고, 막 별별생각이 다 드는거야



전화 딱 받고 내가 여보세요 했지
그러니까 친구가 한숨을 푹 쉬더니



이번에 메이플 코인샵 티르노그 심화설계 하면 받는 
차원태엽으로 뭐 살지 고민이라더라

모몽은 사봤자 등록 거의 다 해서 상자발사대고
부캐 템은 거의 맞춰서 유잠 에디잠은 필요 없는데
250 유니온용으로 극성비 사는게 효율이 맞을지 고민된다는게 전화 내용이었음



진짜 머리가 띵 하고 울리는거있지
나는 평소에 얘한테 냄새나는거 그런거 티 안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더라고, 대충 눈치는 채고 있었던거 같은데



그냥 "오늘 따라 좋은 냄새 난다" 한 것 뿐이었는데
친구는 "그럼 평소에는 무슨 냄새가 났냐" 이런식으로 받아들이고



왜 이렇게까지 내가 친구한테 전화 받고 신경써야 하는지
내가 그렇게 잘못된 말을 한 건지 억울하기도 한데,
생각해보면 지금 글 쓴 것도 내 기준이다 보니
실제로 내가 티를 좀 냈었나?, 그래도 말을 그렇게 하면 안 됐었나 싶어서
여러분 의견이 궁금함 여러분들이라면 친구한테 뭐라고 말해줄거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