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일은 온천탕 속으로 들어갔다. 물은 살짝 뜨거웠지만 이내 적응되었다. 따뜻한 기운이 몸을 감싸 안았다. 마치 누군가에게 안긴 것처럼 포근한 기분이었다. 고된 전투와 임무, 제른 다르모어와 사도 혹은 고대신 등의 모든 걱정이 하얗게 사라져갔다. 미하일을 중심으로 잔잔한 파문이 퍼져나갔다. 미하일은 그대로 눈을 감고, 탕 바닥에 눕듯이 몸을 천천히 내렸다. 등과 어깨, 턱, 귀 그리고 정수리까지 미하일은 온몸을 탕 속으로 밀어 넣었다. 숨을 참고 있었으나 괴롭지 않았다. 그 상태로 온천의 따뜻함을 만끽하고 있었다. 뜨거운 온천의 열기가 마치 바로 옆에 불이 있는 듯했다.
“물 온도는 어때?”
천천히 머리를 꺼내던 미하일의 옆에서 누군가 말을 걸었다. 몽롱한 상태의 미하일은 손으로 얼굴 주변의 물기를 걷어내고 소리가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붉은색. 그곳엔 머리만 빼꼼 꺼내어둔 오즈가 있었다.

미하일은 왁! 소리를 내며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섰다. 그러곤 무언가를 말하고 싶어 하는 듯했으나, 당황해서 말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했다. 그러자 오즈는 서서히 그에게 다가갔다. 오즈의 상체가 물 밖으로 나오며 몸이 훤히 보였으나 그녀는 상관없다는 듯이 그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떨리는 미하일의 손을 잡고 말했다.
“옛날에도 자주 같이 씻고 그랬잖아~. 왜 그래 하일아.”

미하일은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
“그건 다 어릴 때 일이잖아. 이젠 우리는 성인이고…”
미하일의 시선이 오즈의 몸으로 향했다. 깨끗한 피부로 이루어진 부드러운 곡선. 제대로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탄력 있는 몸과 분홍색 팔꿈치 그리고 분홍색…
“내가 부담스러워서 그래?”
미하일의 시선을 눈치챈 오즈가 몸을 더 들이밀며 귓가에 속삭였다. 서로의 피부가 닿았다. 미하일은 그녀를 더욱 밀어내며 말했다.
“이러지 마, 오즈. 나는 여제님을…”
“여제님을 좋아하지?”
오즈가 웃으며 말했다. 자신의 마음을 들키자 미하일의 표정이 굳었다. 머리와 등에 있던 물이 말라서였을까. 온천의 열기가 모락모락 올라오고 있었지만 어쩐지 서늘한 기분마저 들었다. 언제부터 어떻게 알았을까, 오즈 말곤 다른 사람이 아는 것은 아닌지, 그동안 여제님의 속옷을 훔친 범인이 본인임을 들키는 것은 아닌지 하는 걱정이 미하일의 머릿속에 가득했다.

“걱정 마, 네 방 서랍에 있는 거. 그거는 나 밖에 모르거든.”
오즈는 다시 손을 잡고, 깍지 꼈다. 미하일은 힘 없이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녀의 눈을 보았다. 연두색 눈동자가 자신의 몸을 훑는 것이 느껴졌다.
“어차피 아직 둘이 사귀는 것도 아니잖아? 그러니…”
당당하게 자리 잡은 쇄골, 단단하게 나온 가슴 근육, 볼록한 팔 근육, 힘을 주지 않아도 드러난 힘줄, 선명하게 보이는 복근. 역경과 고난을 헤쳐온 미하일의 단련된 몸이었다. 여제를 위해 피와 땀으로 빚어낸 아름다운 작품과도 같았다. 오즈는 그런 미하일이 아까웠다. 오즈는 침을 꼴깍 삼키며 말했다.
“한 번만 맛보자고.”

오즈의 눈빛에선 장난기가 느껴졌으나, 목소리는 떨림 없이 진지했다. 미하일은 팔을 교차시키며 자신의 어깨를 잡고 가슴을 가렸다. 오즈는 힘을 거의 주지 않고 그의 팔을 잡아당겼다. 미하일의 팔이 스르륵 내려갔다. 서랍 속의 그것을 생각하자니 힘을 낼 수가 없었다. 검은 마법사의 앞에 처음 섰을 때처럼, 혹은 그보다도 더. 마치 힘없던 어린 시절, 수련 중 숲에서 늑대를 마주했을 때와 같이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오즈는 그런 미하일의 품 속으로 얼굴을 들이밀었다. 그녀의 콧김이 느껴졌다. 거친 숨결이었다. 온천의 열기 때문이었을까? 그녀의 얼굴빛이 머리카락 보다 더 붉게 물들어있었다. 그녀의 따뜻한 입술이 미하일의 가슴과 맞닿았다. 부드러웠다. 미하일의 입에서 짧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미하일은 재빨리 오른손으로 입을 막아보았지만, 오즈는 이미 웃으며 그를 보고 있었다.

“네가 이렇게 숙맥처럼 굴면…”
오즈는 말을 하며 혓바닥으로 그의 쇄골을 핥았다. 손으로 입을 단단히 막았으나 터지듯 올라온 신음이 새어 나오는 것을 막을 순 없었다. 오즈는 점점 더 몸을 밀착해가며 말을 이어갔다.
“여제님을 만족시킬 수 있겠어?”

오즈의 오른손이 그의 허벅지를 타고 천천히 올라오고 있었다. 손이 그곳에 가까워질수록 오즈는 점점 더 얼굴을 들이밀었다. 손은 골반까지 올라왔고, 얼굴은 주먹 하나가 간신히 들어갈 정도로 가까워졌다. 오즈의 전진이 멈추고 미하일을 바라보았다. 거대한 기계 병기와 흉수도 홀로 쓰러트린 미하일이, 왜소한 그녀의 몸에 눌려 벌벌 떨고 있었다. 오즈는 왼손으로 미하일의 머리를 감싸며 말했다.
“우리 하일이, 연습과 훈련밖에 모르는 하일이. 편하게 생각하자. 이건 훈련이야. 하일아. 여제님을 만족시키기 위한 훈련. 응? 여제님을 실망시킬 생각이야 하일아?”

오즈의 왼손에 점점 힘이 들어갔다. 입술이 닿기 전 미하일은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눈을 내리깔며 살짝 떴다.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 시선을 그녀에게로 옮겼다. 오즈는 그런 미하일을 빤히 쳐다보며 거친 숨을 내쉬었다. 간지럽고 차가운 바람이 느껴졌다. 오즈가 서랍.이라고 속삭였다. 미하일은 그녀를 노려보았다. 오즈 또한 지지 않고 더욱 얼굴을 들이밀었다. 미하일은 몸을 살짝 숙이며 탕 속으로 몸을 밀어 넣었다. 어깨까지 전부 넣어 얼굴만 나온 채로 작게 읊조렸다.
“마음대로 해.”

대답을 들은 오즈는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물방울이 살짝 튀고, 온기가 느껴졌다.
“잘 선택했어 하일아.”
웃음기 가득한 오즈의 목소리를 듣고,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미하일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물 밖으로 나온 그녀의 몸에 달려있는 37Cm 괴수. 마치 전설 속 불사조와 같은 늠름한 자태로 서있는 그녀의 스태프가 보였다. 그녀가 자신의 스태프를 어루만지며 말했다.





“뒤로 돌아 하일아.”














이게 뭐라고 30분이나 썼지
원래는 에우렐의 벚꽃과도 같은 아름다운 색의 미하일의...
이런 것도 쓰려했는데, 그거 행위까지 너무 자세하게 묘사하면 인벤 정지 먹을까봐 여기서 컷함.

원래는 신수만큼 거대한 시그너스의 그것. 이런식으로 가려다가
찾아보니까 오즈랑 미하일이 소꿉친구인  세계관이 있다네??
그래서 이쪽으로 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