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인지는 모르겠지만(사실 앎) 최근 인팅 오리진 관련 글들이 꽤 많이 올라왔죠?

그런데 히어로와 구조가 상당히 비슷한 형제직업들이 있습니다. 소마와 미하일이요.
소마는 한때 히어로와 4차 주력기 브랜디시를 공유한 적이 있었고 지금도 미하일에 남아있는 찬스어택과 소울레이지는 세 직업이 오랜 형제같다는 느낌을 줍니다.

마침 세 직업 모두 주력기 대체형식의 5차극딜, 일격형 오리진을 가져 두 스킬을 같이 사용하면 필연적으로 대체된 주력기의 사용횟수가 줄어드는 상황입니다.

사실 제가 생각하는 5차-6차간 구조에 문제가 있는 직업은 소마뿐입니다. 히어로, 미하일과 다르게 5차 적용중 6차 사용시 시너지가 전무하기 때문에 총딜량 vs 쿨밀림+극딜길어짐의 양자택일이 강요되니까요. 

게다가 소마, 미하일은 시그너스 공통으로 초시축이라는 구조박살난 예열형 버프를 가지고 있어 어거지로 초시축-엘리시온 중간에 오리진을 쓰는 방식으로 타협했을 뿐이지 소마에게 50초가 주어졌을 때 최대의 딜량을 내는 방법은 선오리진+엘리시온입니다.

각설하고, 이렇게 구조가 유사하며 소마는 실제 문제가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소마, 미하일에서 5차극딜버프-오리진 간의 충돌에 대한 논란이 적은데 이 차이를 만드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몇 글자 생각을 적어봅니다.

1. 가동률의 차이

소마: 아스트랄 블리츠-엘리시온(7/40)
미하일: 듀란달-소오소라(6/35)
히어로: 스피릿 칼리버-인팅(7/20)
*번외 데슬: 나이트메어-어웨이크닝(4/65)

오리진 컷신동안 손해보는 버프시간의 비율이 히어로의 경우 상당히 높죠.
번외로 소개한 데슬의 나메-어웨 간 충돌에 대한 논란이 거의 없는 것은 가동률 영향이 클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2. 개연성(컨셉)의 차이

소마의 엘리시온(이하 스틱스), 미하일의 소오소라(이하 버터칼), 히어로의 인팅은 n% 데미지의 주력기가 N%의 주력기로 대체되는 구조적으로 동일한 스킬입니다.
하지만 이펙트 상으로는 스틱스, 버터칼이 아예 새로운 이펙트인 반면 인팅은 레블+공간의상처(김치싸대기)의 형태인데 바로 이 부분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검사 컨셉의 히어로가 검기를 날리는 기술, 공간을 가르는 기술(데폴), 하늘에서 무기를 쏟아내는 기술이 있는 것처럼 공간에 상처를 남기는 기술이 따로 있다는 것이 전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현재 이펙트를 유지한 상태에서 오리진이 인팅을 발생시킨다면 정말 어색할 겁니다.
화면 전체 스케일의 오리진 컷신을 보는 동안 백그라운드에서 쥐똥만한 균열이 파닥거리고 있을 것을 생각해보면 너무 짜치지 않습니까?

제가 몇몇 글과 댓글에서 인팅의 발생위치, 갯수, 이펙트에 대해 언급한 것이 바로 이 이유 때문이구요.
소마와 미하일이 오리진을 쓰는 동안 백그라운드에서 버터칼, 스틱스가 휘둘러지고 있는 것이 컨셉상 더 자연스럽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많지 않을 겁니다. 적어도 제 생각에는 자연스럽지 않습니다.

다만 컷신 시간동안 스틱스, 버터칼을 사용할 기회를 잃는 만큼 오리진 퍼뎀이 이를 충분히 보상할 수 있는 수준으로 책정되면 딱히 문제삼을만한 구조는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는거죠.

히어로의 경우 앞서 언급했듯 인팅의 이펙트가 주력기+추가타 형식을 띠고 있기 때문에 인팅의 컨셉을 주력기 대체(공간의 상처를 만드는 기술)로 인식한 사람과 추가타 발생(모든 검술이 공간을 찢는 능력)으로 인식한 사람이 생길 것이고 후자의 경우 오리진에 인팅이 발동하지 않는 것에 심리적으로 박탈감을 느낄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데이터의 관점에서(시간, 데미지, 리스크 등 이전 글에 쓴 그 내용) 실질적인 차이가 없다고 하더라도 심리적인 측면에서의 구조개선이라고 생각한다면 이해하지 못할 요소는 아닙니다. 충분히 이해하구요.

저는 기본적으로 컨셉이야 알 바 없이 쿨 안밀리고 극딜시간 짧고 딜만 강하면 되는 실전충이지만, 개연성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인팅 컨셉이 모든 검술스킬의 추가타 발생으로 바뀐다? 저에게는 아무 상관 없습니다. 같은 시간동안 같은 딜량을 같은 리스크로 넣는다면 저한테는 그냥 똑같은 스킬이에요.

대신, 오리진에 터지는 인팅은 오리진의 범위와 이펙트에 맞게, 인사이징이나 오블, 레업라(원하시는 분이 있다면)에 터지는 인팅은 그걸 발동시킨 스킬과 어울리도록 이펙트를 새로 찍는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야 컨셉변경을 납득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길고 무익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