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어렴풋이 이유는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함.

뉴비의 진입장벽 완화 목적 (결론은 실패했다지만)

아마 가장 큰 이유는 커맨드 스킬의 간소화일 거임.
아란에 뉴비가 올 때 가장 크게 느끼는 벽이 커맨드임.
물론 인식이 그렇단 거지 실제로 해보면 그리 어렵지도 않고 예전에 비하면 지금도 엄청 간소화되어 있는 건 맞음.
근데 결국 최고점을 뽑으려면 커맨드를 사용해야 조금이라도 데미지가 올라가니 커맨드 사용을 권장하게 되는
캐릭터이기도 함.
그렇기에 불필요한 커맨드를 줄이는 건 아주 좋은 방향의 패치인 건 맞음.
결국 새로운 사람이 오려면 변화가 있어야 하는 건 맞으니까. 문제는 그 방향이 잘못됐다는 거임.
커맨드를 없앨 거면 아예 없애던가, 아니면 커맨드를 유지하되 커맨드를 사용하지 않아도 큰 디메리트가 없거나
둘 중 하나로 가야 하는데.
극딜 주력기의 커맨드는 여전히 유지하면서, 저렙 구간 사냥의 커맨드만 없앴음.
결국 저렙 구간은 금방 넘어가고 오래 있는 구간은 고렙 구간일텐데 뉴비들에게는 전혀 의미 없는 패치임.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아란의 매력 포인트가 사라지면서 기존 유저한테는 불쾌함으로 다가옴.

그럼 근본적으로 이 문제가 왜 발생했냐?
운영진 중에 아란의 역사나 컨셉, 구조나 운용법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거임.
운영진에게 아란은 열심히 공격해서 콤보 쌓아서, 아드레날린 상태 들어가서 부스트 엔드 스킬을 날리는 직업.
딱 이정도의 인식인 것 같음.

이번 패치 보면 비효율적이거나 잘 안 쓰는 커맨드 스킬 전부 삭제한 걸로 보임.
그래서 저렙 구간의 공격형 커맨드 스킬이 전부 사라진 거라 생각함.
대부분이 파이널 블로우 배우기 전까지는 스윙으로 사냥해서 렙 올리니까
당연히 비효율적이라 안 쓰면 바꿔주고 그 과정에서 삭제될 수도 있는 건 당연한 일임.

개더링 캐쳐에 대해서
개더링 캐쳐는 끌당 스킬이면서 후딜을 캔슬할 수 있는 공격 스킬임.

근데 게더링 캐쳐는 개인적으론 가끔 쓰긴 하지만, 솔직히 없어도 크게 문제되는 스킬은 아니었다고 생각함.
물론 게더링 캐쳐 캔슬을 정말 잘 쓰시는 분들도 있는 거 알고는 있음.
근데 그게 없다고 아란의 정체성이 사라지거나 플레이 자체에 이상이 생기는 건 아니라
나는 개더링 캐쳐가 사라진 거에 대해서는 크게 상관없다고 생각함.
캔슬기가 없어져서 유틸이 안 좋아졌다?
그런 느낌으로 말하려면 옆집 은월의 후방이동 캔슬이나 카데나 사슬컨 정도는 되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함.
개더링 캐쳐가 후딜을 지워주는 건 맞지만 게더링 캐쳐 자체의 발동시간이 있기 때문에 그 차이가
드라마틱하게 크진 않음. 물론 있는게 약간 좋은 건 맞음. 하지만 없어도 크게 문제가 안 된다는 것뿐임.

그럼 파이널 블로우는 다르냐?
어차피 파이널 블로우도 비욘더가 강화형으로 바뀌면서 다른 주력기 생겼으니 없애도 개더링 캐쳐처럼
크게 문제가 없는 거 아니냐?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음.

근데 이게 개더링 캐쳐랑 다른 이유는 아란의 정체성이나 컨셉과 연관이 커서 그런 거임.

뉴비 분들은 이게 잘 이해가 안 될 수도 있음.
파이널 블로우? 그거 그냥 비욘더 배우기 전에나 쓰는 스킬 아니예요? 하시는 것도 당연한 이야기임.
애초에 파이널 블로우는 강제 연계가 사라진 이후에는 정말 비욘더 하위호환이 되어버렸음.
짧게 설명을 해주면 파이널 블로우가 옛날 옛적에는 지금의 펜릴크래쉬 포지션이었다고 생각하면 편함.
극딜기를 제외한 주력기 중에 가장 강한 스킬이자 사냥에서 사용하는 스킬이었음.
그래서 가장 많이 보는 기술이기에 거기서 오는 상징성이 이때까지 여전히 이어진 거였음.

그래서 강원기 전 디렉터가 있을 때는 이걸 쓰게 만들려고 하는 움직임이 보였음.
-> 대표적으로 파이널 블로우를 연계할 경우 비욘더의 데미지를 올려주는 패치가 있었음.
물론 그럼에도 불편한 건 팩트라서 점점 안 쓰는 사람이 늘어난 건 맞음.
하지만 의의가 중요함. 안 써도 되는 스킬이지만 정체성이기에 쓰게 만들려고 유도했다는 게 중요한 거임.

근데 이번 리마스터하면서 파이널 블로우를 없애버림.
솔직히 아란 좀 오래한 분들이라면 파이널 블로우를 안 쓰더라도 파이널 블로우를 없앤다고 하면 이해 못함.
많은 사람들이 다음 6차 코어가 파이널 블로우라고 할 정도로 다들 파이널 블로우가 정체성이라고 생각했음.
왜냐면 직업이 출시된 이후로 생긴 그 스킬의 상징성이 있으니까. 그리고 그 상징성이 곧 아란의 정체성이었으니까.

뉴비 분들 기준에 맞춰서 생각하면 지금 비욘더나 펜릴 크래쉬를 대체 스킬 없이 삭제하는 거라 보시면 됨.

지금 이런 말 하면 결과론이긴 해도 강원기 전 디렉터가 지금까지 있었으면
아란 리마스터는 지금보다는, 혹은 컨셉상으로는 좀 더 잘 됐을 가능성이 높음.
왜냐하면 강원기 전 디렉터는 아란 캐릭터 개발에 참가한 개발자 중에 한 명임.
물론 첫 출시 이후로 부터 많이 바꼈으니 잘 모를 수도 있지만, 적어도 가장 최초의 구심점이 되는
초기 컨셉이나 정체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인지가 되어 있었을 거임


최종 의견 정리
매번 느끼는 문제점이지만 정말 비주류 직업, 혹은 인구수가 적은 직업에 대한 운영진의 이해도가 아예 없음.
단순히 구조나 스킬을 말하는 것뿐만 아니라 직업의 역사나 직업의 특색 자체를 모르는 것처럼 보임.

게임에 애정이 없고 실제로 플레이 하지 않는다는 말이 예전부터 많이 나왔지만 이번 리마스터에서 정말 크게 느낌.
물론 예전부터 플레이 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 수 있는 건 당연하지만, 회사라는 집단에서
특정 상품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나 기준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건 큰 문제가 맞음.

쉽게 과자 공장을 예시로 들면, 과자 두께가 1mm가 기준이라고 하면 오차 범위가 있더라도
1mm에는 근접하게 나오고 너무 오차가 크면 불량품이라 생각하고 빼서 버릴 거임.
애초에 그 기준을 잡은 것도 그 과자가 1mm일 때 가장 맛있고 예뻐보여서 잡은 거임. 분명 이유가 있음.
상품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고 가치가 가장 높을 것 같은 걸로 기준을 잡으니까.

근데 이번 리마스터는 직업군에 그 기준이 없는 것 같음.
회사에 기존 인력들 나가고 그런 인식이나 기준이 모르는 사람 밖에 안 남아서
이제 새로운 기준을 본인들이 세우려고 하는 것 같은데 그 기준이 사람들이 가진 인식과
너무 괴리감이 커서 발생하는 문제인 것 같음.
그러면 본인들이 모르면 모른다고 하고, 질문이나 소통을 하면 될텐데 기싸움하는 건지 그것도 안 함.
물론 기업 입장에서는 해달라는대로 해준다는 인식이 생겨서 다른 직업군들이 차별이라고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하는 거라는 것도 알고는 있음.

그래도 있을지 없을지 확신은 못하지만 없다면  직업군 바이블 같은 거라도 하나 만들었으면 좋겠음.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그릴 때 여러 사람이 작업하면 그림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캐릭터의 앞 옆 뒤 상하좌우 등에서 보이는 모습, 희노애락의 모습, 옷 입는 스타일 등을그려놓는
캐릭터 바이블이라는 게 있음.
그걸 적어도 컨셉만이라도 좋으니 메이플스토리 내부적으로 정리하고 맞춰놓으면 좋겠음.
그래야 뭔가 기획을 하더라도 그 기획이 해당 캐릭터에 맞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고 잘못된 패치가
줄어들 수 있다고 생각함.
적어도 컨셉이라도 제대로 잡혀있어야 캐릭터가 더 생동감 있고 매력적이게 보일 거라 생각하고
이번 리마스터 같은 대참사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