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압주의 요약있음

0. 사건의 발단
 때는 9월 15일 추석 연휴. 출근을 한 나는 저녁이 되어서야 부랴부랴 로아 숙제를 빼러 들어옴.
겸사겸사 디코도 접속했고.

 고정팟 디코에는 온갖 사람을 초대해 뒀는데, 가끔 나랑 같이 오버워치를 하던 대학교 동기 J도 해당 디스코드에 들어와 있음. 어쩐 일인지 갑자기 들어와선 '원통아! 나 지금 로아깔고있어'라는 폭탄 발언을 던짐

 같이 숙제를 하던 깐부(데헌유저)는 '왜 그런 선택을...'이라며 말려보려했지만.............

이미 설치중인 친구를 막을 수는 없었음.

그런데 로아가 용량이 워낙 크다보니 설치가 꽤 오래걸림ㅋㅋ 나는 숙제 다 하고 중간에 자러갔는데 친구가


새벽 2시에 이러고 카톡을 남김ㅋㅋㅋㅋ 결국 설치만 하고 잠들었음



1. 모험의 시작
 친구는 RPG가 아예 처음임. 보통 대학생때 PC방을 가도 FPS나 AOS를 다 같이 했지 로아나 메이플을 같이 하진 않았다보니..
RPG는 개인적인 관심이 없다면 쉽게 손을 댈 분야가 아니긴 한 것 같음.

그래서 아무것도 모른다며 연락이 옴


나랑 같은 서버에 있으면 편할 것 같아서 우리 서버로 만들라고하고



아무래도 디스코드 방송 보면서 알려주는게 편할 것 같아 디코로 부름
난 오늘도 출근을 했기 때문에 지쳐서 침대에 누워있다가 뉴비가 입문한다는 소식에 벌떡 일어나 컴퓨터 앞에 와서 앉음...




커마랑 이런건 크게 관심없어해서 그냥 스타일북 켜서 마음에 드는거 고르라함(스타일북에 예쁜 커마 많아요)
와 진짜 예쁘다 하며 하나 고르고 닉네임은 망설임 없이 본인의 실명으로;; 시작



2. 근데 왜 건?슬임...
 고정팟에는 건슬 본캐분이 세분이나 계심. 내 친구 모코코가 건슬로 아크라시아 여정을 시작했다고 하니, 건슬을 본캐로 육성중인 모두의 반응이

'아이고... 왜 건슬을.....'

사정이 있음. 들어보셈.

ㅋㅋㅋㅋㅋㅋㅋ 친구가 탱커아니면 서폿을 하고싶다했는데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로 로아는 서폿을 본캐로 시작하면 이후 배럭 육성에 어려움이 있다고 봤고(폿으로 레이드 숙련이 되면 딜러로는 처음부터 다 다시 깎아야 하는 경우를 많이 봄), 워로드의 경우 뉴비가 하기에 신경 쓸 점이 많다고 느껴서(카운터, 무력, 파괴, 도발, 각성기 등) 둘 다 크게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음. 뭐 본인이 재밌으면 그만이라 생각하지만 너의 취향이 어떤지 모르겠어서 추천하기 어렵다고 말함.

그랬더니 '그럼 영상을 보고 결정할래!'라고해서 전캐릭 영상을 보던중 건슬을 보고 '어! 이거! 이거 재밌어보여!!! 얘로할래!!!'라고 소리침


그래서 친구가 첫눈에 반해버린 건슬로 결정.



3. 로아 뉴비, 아니 RPG뉴비는 상상 그 이상이다
 앞서 말했듯 내 친구는 로아가 첫 RPG게임이다. 어떻게 하는건지, 무슨 게임인지도 모르고 그냥 내가 3년째 하고있으니 재밌겠다 싶어서 연휴를 틈타 설치한 것.


(RPG가 처음인 건슬 뉴비를 구경하러 몰려온 건슬 본캐들)


다른 게임을 즐겨 하는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FPS는 평타가 곧 공격임. 그냥 에임에 상대를 조준하고 맞추면 딜이 들어가는 시스템.
반면 로아는? 대부분의 경우 평타는 거의 노딜에 가깝고 스킬을 굴려야 대미지가 들어감.


세번이나 말하고 있지만 이 뉴비는 RPG가 처음임


튜토리얼정도는 보는게 좋을 것 같아서 '여기서 시키는대로 해봐~'라고 했더니

'또 시작됐다. 이 녀석들 다 뒤졌음ㅋㅋ'
라고 말하며


오로지 평타만 써서 모든 몹들을 잡음

진짜 평타만 써서...
안알려준거아님 ZX누르는것도 알려주고 qwerasdf로 딜하는거라고 계속 말했음

근데 평타만침

계속.



뉴비를 비웃고싶지 않았던 고인물들은 내 개인DM으로 오열하며 웃음


알고싶지 않았지만 평타만 써도 튜토리얼 잡몹은 어찌저찌 다 잡더라




컷신 스킵 된다고 알려줬는데 뉴비는 로아 그래픽이 쩐다며 모든 튜토리얼의 컷신을 다 감상함ㅋㅋ(대화는 풀스킵때림)
중간에 기어올라가는 장면에서 모피어스가 안잡아준다고 '미친놈아 좀 잡아줘 인정머리없네'라고 투덜거림


여튼 평타 하나로 튜토리얼 스토리를 끝낸 뉴비



4. 사실은 나도 잘 몰라

 뉴비를 주워 키우는데 있어 큰 난관에 봉착함. 그건 바로


나는 건슬을 키워본적이 없다는 거임(배럭 데헌만 하나 키움)
다행히도 건슬본캐유저가 주변에 많아 물어물어 세팅을 맞춰줌.

슈모익도 받고 이벤트 쿠폰도 다 주워다 먹이고.... 기본 세팅을 다 해주고 '이제 다 됐다!'라고 말했더니



친구가

'그래서 이제 나 뭐하면 돼?'라고 질문함


 나는 순간 뇌정지가 옴... 나는 3년 전에 이 게임을 시작했고 그때와 지금이 너무 많이 다르고 슈모익으로 올라온 뉴비가 게임에 익숙해지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아예 모름. 튜토리얼이 예전보단 친절해졌지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음(안타깝게도)

내가 이전에 키웠던 뉴비들은 슈모익 이런게 없을때라 뭐 대충 어디 던전에 던져두면 알아서 잘 자라있었단 말임.


레벨만 오른 이 뉴비를 대체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해봤음



5. 뉴비 가디언을 잡다
 고민하던 나는 일단 이 뉴비한테 '스킬쓰는법'을 알려줘야겠다 생각했음. 벨가가 시민권이긴 하지만 평타만 쓰는 뉴비에게 너무 어렵고, 칼엘은 말할것도 없고... 하누도 스택유지로 인한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았음.
딜사이클 익숙해지자고 허수부터 치는건 재미가 없을것 같아 내가 고른건


데칼이었음

이유는
1. 일단 맵이 씹호감맵이고(좁다!)
2. 카운터 패턴이 자주나오며(어디 한 번 쳐봐라 뉴비)
3. 피하는 것 이외에 어려운 기믹이 없어서 고름(그래도 다 맞고 다 누움)


 배틀아이템과 신호탄 국룰을 설명하고 출발했고, 우선은 방송을 게속 보며 스킬 쿨 남기지 말고 쓰라고 말함.
스탠스 변환을 어려워하는 것 같아 사시로 골랐는데도 핸드건을 들고 얼타는 모습이 귀엽고 조금 답답했음ㅋㅋ

잡던 중 우연히 타겟다운을 눌렀는데 쏘는맛이 있었는지 그 이후로는 딜넣는 흉내는 좀 냈음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친구는 슈모익+점핑권으로 1540은 되었지만 RPG가 아예 처음이다보니 나는 못잡을거라 생각했음


그런데 우리 기특한 뉴비가 해냄! 무려 15분 15초가 걸려서 데칼을 잡아냄
심지어 카운터도 한번 침

잡을 줄 몰랐던 내가 개크게 놀라면서 '어?야 잡았다! 니가 잡았어'라고 했더니
진짜 자기가 잡은게 맞냐며 몇번이고 되물어봄
캐릭터를 모르다보니 같이 간 내가 서폿인줄 몰라서 잡아준거라 생각했나봄



밑줄 잔혈이 딜 1등이고 POTG같은거라 설명했더니 되게 좋아함ㅋㅋ
다음판은 카운터 치는걸 목표로 하고 돌아보기로함




뉴비의 두번째 기록
무려 4분 단축했다
하지만 카운터는 단 한번도 치지 못했고 장판과 패턴에 대한 이해도는 쪼~금 늘어난 것 같았음 데칼패턴도 잘 피하고 장판도 스페로 피하려고 노력하는게 보였음

무엇보다 덜 넘어지니까 딜을 조금 더 넣게 됨ㅋㅋ



그게 기특해서 마구마구 칭찬했더니 뉴비는 행복해함ㅋㅋ
잘했냐면서 본인이 생각해도 방금 개잘한거같다며 한껏 뿌듯해있는 중


튜토리얼 진행+가토 2수만 했는데 2시간 반이 훌쩍 지나있었음... 나도 좀 졸리고 친구는 이후에 다른 게임 약속이 있어서 오늘은 여기서 시마이!

 스익이나 내실 익스같은걸 조금 시켜볼지, 공략을 보게 한 다음에 레이드를 데려갈지는 조금 고민해봐야 할 것 같음. 아무쪼록 RPG에 잘 적응했으면 좋겠다~ 이런 시기에 뉴비 유입이라.. 귀하네요




요약

1. 대학동기가 로아 시작함
2. 데칼 15분걸려서 잡음
3. 그래서 이제 뭐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