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심시간의 불청객

"하아…"

아침부터 머리가 지끈거렸다.


어제 술주정 부린 미친놈 덕분에 한겨울에 생고생을 했더니 몸이 천근만근이다.

"팀장님, 점심 드시러 안 가세요?"

", . 곧 갈게요."

대충 얼버무리고 노트북을 닫으려는데, 그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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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가 열리더니 익숙한 얼굴이 눈앞에 나타났다.


추리닝에 패딩을 대충 걸치고선 손에 테이크아웃 커피까지 들고 있는 놈.

"…, 너 뭐야?"

"? 점심시간이라길래 왔지."


태연하게 말하며 다가오는 친구놈.
나는 눈썹을 찌푸렸다.

"너 출근 안했어?"

", 연차 썼어."

"?"

"숙취가 심해서. 그리고…"


그가 내 자리 앞에 서서 테이블에 커피를 내려놓는다.
케리어에 담긴 커피의 찰랑거리는 소리가 오늘따라 유난히 거슬린다.


"어제 술주정한거 미안해서."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래, 미쳤다는 건 이제 인정하는 거야?"

"…어제 일은잊어주면 안 돼?"

"못 잊지. 너 어제 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아!!!’ 이랬어."

내가 일부러 낮게 읊조리자, 친구놈의귀끝이 순식간에 붉어졌다.


", 그거 취해서 그런 거잖아!"

"그런 거 치고는얼굴 왜 빨개지냐?"

"진짜 죽여버린다."

"어디 한 번죽여보시든가."

장난스럽게 말을 던지자 친구놈이 혀를 차며 커피를 내밀었다.


"아 됐고, 커피나 마셔. 아아 샷 두 번 추가 맞지?"

"내 취향은또 어떻게 알았대?"

"지나가는 똥개도니 취향은 알겠다.”

친구놈은 그렇게 말하며 당당하게 웃었다.


그 표정이 어쩐지 묘하게 다정했다.


뭐지, 이 분위기?

술도 안 마셨는데,
하필 대낮인데,
묘하게 어제보다 더 가까운 느낌이 들었다.


"…일단 밥부터먹자. 점심시간 다 간다."

나는 괜히 고개를 돌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친구놈과 나란히 걸어 나갔다.


뭔가 오늘따라 이 미친놈이 끈적한 기분이다.